도쿄의 부엌 - 맛있는 이야기가 익어가는
오다이라 가즈에 지음, 김단비 옮김 / 앨리스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남의 살림을 들여다보는 것이 나름 재미있는 것 같다. 배울 점도 있는가 하면 부끄럽고, 부럽기도 하다. 근데, 나는 직접 남의 집을 방문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불편하다. 그저 사진으로 들여다 보는 것을 좋아한다. 부엌 살림과 그 집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인테리어를 볼 때마다 내 집이 아닌데도 왠지 편안한 휴식처 같은 느낌을 들게 만들어준다. 눈으로 훑어보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이다.

이분은 103곳의 집을 방문했으며, 그 중에서 50곳만 추려서 책에 담았다고 한다.

- 부엌은 꾸밀려야 꾸밀 수 없는 진짜 일상을 보여준다. -
- 성품과 개성이 어떻게든 겉으로 드러나는 곳이 부엌이다. -

직업도 다르고, 가족 구성원도 다르고,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도 틀리고, 살림에 대한 생각도 틀리고, 요리를 좋아하지 않지만 주방 도구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요리를 즐겨하는 사람도 있고, 플라스틱 보다는 나무, 도자기를 좋아하는 분도 있고, 홍콩 가정식 요리나, 인도 요리를 좋아하는 분도 있고 등등 다 다른 개성과 생각을 가지고 부엌 살림을 꾸며 나가고 있다.

"주방도구를 좋아한다. 도구를 쓰고 싶어 요리를 한다."

"나무나 도자기는 자연 소재가 가진 질감의 아름다움, 세월과 함께 점점 깊은 맛을 더해간다."

"물건이 절 부르는 것 같아서 무심 결에 들고 와버려요"

"음식에 관심이 없어서 먹는 건 아무래도 괜찮아요. 편의점 음식도 상관없어요. 이상적인 집을 갖는 데만 모든 에너지를 쏟다보니 음식에 대한 흥미가 뒷전이 된 것 같아요."

"친구들이 저더러 '둥지 틀기의 달인'이래요. 그도 그럴 게 어느 나라 어느 아파트로 이사를 가도 제가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어요. 제 유일한 특기인지도 모르죠."

"집짓기의 핵심은 가족이 밝고 행복한 거예요. 가족과 어떤 관계를 만드느냐. 그 집에서 얼마나 웃으며 지내느냐. 사실은 무엇을 먹는지도 그리 중요하지 않아요. 오이를 베어 먹더라도 가족이 웃으면서 먹는다면 그게 가장 큰 행복이니까요."

"집이 좁으니 물건을 지나치게 소유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냉장고 안도 꽉꽉 채워놓으면 답답해요."

 

 

 

 

 

 

 

 

 

 

 

 

 

저마다 각자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부엌 살림을 유지하고 있다. 요리하기 편한대로 물건을 놓는가 하면, 엄마가 쓰던 대로 고스란히 유지를 하는 사람도 있고, 새롭게 다시 단장해서 쓰는 사람도 있다. 부엌이란 마음 편하고, 내가 요리하고 싶게 만드는 그런 곳인 것 같다. 흐뭇하게 살림을 들여다보고 각자의 생각도 들어보고 나름 재미있게 보았다.


- 부엌은 하루의 끝에 찍는 작은 마침표일 터! 깊은 밤 자신만의 지정석에서 마음을 가득 채우는 맛있는 냄새와 함께 하루가 저문다.-
- 집이란 건 어디까지나 껍데기다. 그리고 껍데기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는 사람의 노력이 더해졌을 때 비로소 협소주택의 쾌적함이 성립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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