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기 위한 절차가 종종 몹시 ‘부자연스럽게‘ 보인다는 것은 장의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 P175

우리는 사람들이 영원히 처음처럼 남아 있기를 바란다.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지 수십 년 후에도 볼 빨간 케이트 윈슬렛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타이타닉‘의 하늘에서 만나면 그러할 것처럼 말이다. - P177

사람들은 말한다. 돼지에게 입술연지를 발라놓아도 돼지는 여전히 돼지라고. 시체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시신에 입술연지를 바르고서, 시신 분장 놀이를 하는 것이다. - P179

죽음은 ‘알려져야‘한다. 어려운 정신적, 육체적, 정서적 과정으로서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하고 존중받아야 하며, 있는 그대로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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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출신 철학자 에밀 시오랑은 자살이야말로 인간이 진실로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권리라고 말했다. 생은 모든 면에서 견딜 수 없는 것이 될 수 있고 "이 세상은 모든 것을 우리에게서 빼앗아갈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자신을 이 세상에서 지워버리는 것을 막을 힘은 아무에게도 없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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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백하건대 내 머리카락이 탁자 위에 널려 있는 걸 보았을 땐 아주 기분이 이상했어. 머리가 갑자기 짧아진 게 마치 팔이나 다리가 잘려 나간 기분이 들더라고. 여자가 그런 나를 보더니 머리카락 몇 올을 집어서 보관하라고 주더라고. 이건 엄마께 드릴 테니 이걸 보면서 지나간 영광을 기억해 주세요. - P452

힘들다고 게으름을 부리거나 일부러 잊으려 하지 말고 평소 때처럼 계쏙 일을 하거라. 일은 훌륭한 위로가 된단다. 희망을 가지고 바쁘게 생활하고,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아빠를 잃는 일은 없을 거라는 점을 명심하렴. - P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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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겪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경험이 책이나 글로 나와 있지만, 그럴 수 없는 단 하나의 소재가 있다면 ‘죽음의 순간‘, 말하자면 ‘죽음의 실체‘라는 것이었다. 세상에 필자들이 이렇게나 많지만 죽어본 필자는 없고, 고스트 라이어는 있지만 ‘고스트‘ 라이터는 없기 때문이다. 죽음 그 자체는 죽어보지 않은 자들의 상상의 영역에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다.

-추천의 말 - P13

아주 작은 찰나가 허락된다면 꼭 이것만큼은 떠올리고 싶다. 지금 나는 빌린 원자들을 우주에 반납하는 거라고. 그렇다. 죽음이란 건 내가 있을 자리에 내 몸이 없을 거라는 의미가 아니다. 내 몸이 천천히 우주로 이동 중이라는 의미이다. 이 생각만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주는 말이 없다. 이 생각을 할 때면 나는 죽음과 조금 더 오래 눈을 맞출 수 있을 것만 같다.

-추천의 말 김혼비 - P19

추론하건대 죽음에 대한 우리의 병적인 두려움은 죽음을 어둡고 나쁜 운명 같은 것으로 취급하는 데서 오는 것 같다. 해결책은 ‘전통적‘인 장례의 모든 비상식적인 것들을 없애버리는 것이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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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로 일하는 것이 너무도 좋았지만, 이 정도 일을 했으면 쉬워졋어야 할 일들이 여전히 어려운 일들로 남아 있다는 사실에 지쳤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 P51

숲에 들어간 사람들은 대부분 인간으로서는 도달할 수 없는 높이로 자란 큰 나무들을 올려다볼 것이다. 그러나 발아래를 내려다보는 사람은 드물다. 발자국 하나마다 수백 개의 씨앗이 살아서 기다리고 있는데도 말이다. - P59

병원에서 일하면서 배운 것은 이 세상에 두 종류의 사람만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픈 사람과 아프지 않은 사람. 아프지 않은 사람은 입을 다물고 도와야 한다. 25년이 지난 후에도 나는 그 시각이 잘못된 세계관이라고 부정하지 못하고 있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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