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내가 빠져 있는 저자는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이다. 너무 많이 언급해서 죄송할 지경이다. 하지만 그만큼 그는 탁월한 사상가라 생각한다. 그의 저서를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탈레브의 책을 보면 아마 2배는 똑똑해질 것이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절반의 세계를 보게 된다.(수사적 표현이다. 혹시나 오해하실까봐.) 추천 또 추천!

 

 

 이 페이퍼는 두서없이 <블랙스완>이란 책을 보고 순차적으로 더 읽고 싶은 책들, 좋았던 글들, 더 읽고 싶은 저자들을 정리한 페이퍼다. 개인적인 용도가 우선이고, 개중에 좋은 책들, 좋은 저자들, 좋은 글들도 있기 때문에 소개하고 싶다. 전후 맥락이 없어서 읽기 힘드실지도 모르겠다. 조금이나만 안내를 하겠다.

 

 

 아래 글은 증거없음을 없음의 증거로 착각하는 오류에 대한 내용들 다룬다. 이게 무슨 오류라면 예를들면 이런 식이다. "내가 바람폈다는 증거있어? 증거 없지? 증거 없으니깐 나는 바람을 피지 않았어!" 이렇게 보면 이 말이 당연히 오류라는 것을 알 수 있겠지만 우리는 대부분의 경우에서 이런 오류에 쉽게 빠진다. 아래는 의사들이 이런 오류에 빠진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과학이 오만을 떨던 1960년대에 의사들은 모유를 실험실에서 간단히 복제할 수 있는 원시적인 어떤 것으로 얕보았다. 그들은 모유 속에 당대의 과학적 이해를 벗어나는 유용한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을 깨닫지 못했다. 이것 역시 모유의 이점에 대한 증거 없음과 이점 없음의 증거를 혼동한 간단한 오류였다(분유를 먹이면 되지 굳이 왜 모유를 먹여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 플라톤주의의 또 다른 사례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순진한 추론의 오류 때문에 대가를 치렀다. 유아기에 모유를 먹지 않은 사람들은 특정 암의 발병률을 비롯해 여러 가지 질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모유에는 아직도 우리가 밝혀내지 못한 유용한 성분들이 더 들어 있을 것이다. 게다가 예컨대 유방암 발병률이 낮아지는 것과 같은, 모유 수유가 어머니에게 주는 이점도 무시되었다. -p119

 편도선의 경우도 비슷하다. 편도선을 절제하면 후두암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의사들은 이 '쓸모없는' 기관이 자신들이 알아차리지 못한 쓸모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과일과 야채에 함유된 식이섬유도 마찬가지다. 1960년대의 의사들은 이것을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했다. 그것의 유용성에 대한 어떤 눈앞의 증거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때문에 그들은 식이섬유 결핍 세대를 만들어 냈다. 오늘날 식이섬유는 혈액 속으로의 당 흡수를 늦추고, 장내의 전암 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초보적인 추론 오류 때문에 의학이 위험을 초래한 사례는 인류사에 수두룩하다.

 나는 의사들이 신념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단언적인 신념, 폐쇄적인 신념은 피해야 한다는 뜻이다. 메노도투스와 그의 학파가 이론화를 피한 회의론적 경험주의 의함의 기치 아래 주창한 바도 바로 이것이었다. 의학은 분명히 발전해 왔다. 그러나 그 지식의 많은 부분들은 그렇지 못했다. -p118

 

 

 의사들의 잘못된 신념으로 인한 사례는 이것 외에도 무수히 많다. 비타민c와 구루병이라던가, 손을 씻지 않고 시술을 해서 수많은 환자를 감염시킨 것이라던가. 아마도 현재의 의학 지식들 중 상당수가 미래에는 잘못되거나 오히려 환자에게 해를 끼친 것으로 드러날 것이다. 의사들의 이론만큼 우리가 중요시해야 할 것은 자연적인 것과 경험적인 것이다. 물론 그것들 역시 함부로 믿어서는 안될 것이다.

 

 

 

  아마도 포퍼는 현실 세계의 배우들에 의해 실제로 읽히고 논의되는 유일한 과학철학자일 것이다. -p122

 

 그래서 나도 포퍼의 책을 한 권 빌렸다. 도서관에 <열린사회와 그 적들>이 없었다. 충격이다. 빌려서 보아야 하나?

 

 

 

 

 

 

 

 

 

 

 

 

 

 

 칼 포퍼의 <우리는 20세기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를 오늘 조금 읽었다.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읽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미 탈레브나 존 그레이에 의해서 세례를 받아서 그런지 그의 글들이 상식처럼 느껴진다.

 

 

 

  키케로 이후 내가 영웅 중의 영웅으로 섬기는 에세이스트 미셸 드 몽테뉴와 경험주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이 역시 그들의 저작에서 '잘못된 신념' 을 비판하면서 이 문제를 지적했다. -p187

 

 

 

 

 

 

 

 

 

 

 

 

 

 

 

 아아, 몽테뉴의 명성을 어딜가나 들려온다. 길위의 철학자 에릭 호퍼도 몽테뉴를 추천했다. 어서 몽테뉴의 책을 읽어야겠다!

 

 

 

 

 

 

 

 

 

 

 

 

 

 

 

 

 음, 굉장히 두꺼운 소설이다. 발자크의 <잃어버린 환상>, 800페이지라니 패스다!

 

 

 

 

 

 

 

 

 

 

 

 

 

 

 

 

 프레데릭 바스티아는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한 19세기 프랑스의 인문주의자였다고 한다. 바스티아와 피에르 벨은 탈레브가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한다. 바스티아의 <국가는 거대한 허구다>와 피에르 벨의 <세계사 속 범죄의 재구성>이란 책이 있다.

 

 

 

 

 

 

 

 

 

 

 

 

 

 

 바스티아만큼 탈레브가 존경하는 사람은 랠프 네이더라고 한다. <열일곡개의 전통>과 <슈퍼리치만이 우리를 구할 수 있다>라는 책이 있다.

 

 

 

 

 

 

 

 

 

 

 

 

 

 

 

 탈레브가 이 책에서 수없이 언급한 사람 중 한 명은 대니얼 카너먼이다. <생각에 관한 생각>과 <생각의 해부>는 꼭 봐야겠다! <생각에 관한 생각>은 구입해서 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사실 미래가 우리 능력 한참 밖에 놓여 있음을 머리로만 알고 있지 않았던 사상가는 요기 베라뿐만이 아니었다. (중략). 자크 아다마르, 앙리 푸앵카레,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 칼 포퍼 등의 철학자들이 그들이다. -p237

 

 

 

 

 

 

 

 

 

 

 

 

 

 

 

 푸앵카레는 진정한 과학철학자였다고 한다. <과학과 가설>은 그의 역작이다. 푸앵카레는 뛰어난 수학자이자 사상가였다.

 

 

 아래 글은 반갑게도 탈레브가 침술에 대해 쓴 글이다. 한 번 꼭 일어보기실!

 

  박테리아가 어떤 것이고 왜 질병을 낳는지를 우리가 알기 전까지만 해도, 의사들은 시술 전에 손을 씻는 것이 이치에 닿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병원 내 사망의 상당 비율이 이 때문이라는 증거가 있는데도 말이다. 수술 전에 손을 씻을 것을 주장했던 19세기 중반의 의사 이그나즈 제멜바이스의 노력이 인정받은 것도 그가 사망하고 나서 수십 년 뒤의 일이었다. 마찬가지로 침술의 효과도 '이치에 닿지' 않는다고 폄하될 수 있다. 그렇지만 환자의 발가락에 바늘을 일정한 원칙에 따라 찔러 넣을 경우 (적절한 경험적 검증에 따르면) 분명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아직 우리가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효능이 침술에 있는 것이 틀림없으니 우리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침술을 인정해주면 되는 것이다. -p307  

 

 아직 침술에 대한 과학적인 매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수천 년 혹은 수만 년에 걸쳐져서 침술은 존재해왔고 환자를 치료해왔다. 그리고 과학적인 방법론으로 검증을 했을 때 유효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들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 물론 효과가 없다는 실험들도 존재한다. 어쨌든 탈레브의 글이 반가웠다.

 

 

 

  내가 두 번 이상 읽은 역사책들은 다음과 같은 저자들에 의해 씌어진 것이다(어떤 저술가를 좋아하는가는 두 번 이상 읽었는가로 알 수 있다) 플루타르코스, 리비우스, 수에토니우스, 니오도로스 시켈로스, 기번, 칼라일, 르낭, 미슐레 등이 그들이다. -p329 

 

 역사서를 읽고 싶을 때 이 목록을 참고해야겠다. 기번이 일순위다.

 

 

 

 

 

 

 

 

 

 

 

 

 

 

 

 

 

 

 

 

 

 

 

 

 

 

 

 

 아래는 저자가 책 내용을 중간에 요약한 글이다.

 

  지금까지 예견에 관하여 길게 서술한 것을 요약해 보기로 하자. 우선 우리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간단히 정리해 볼 수 있다. 1) 인식론적 오만과 그에 따르는 미래에 대한 맹목. 2) 플라톤식의 범주 관념. 사람들은 쉽게 환원주의에 빠지는 우를 범하는데, 특히 진정한 전문가가 없는 분야에서 대학에서 받은 학위라도 있을라치면 더욱 쉽게 그러한 경향을 보인다. 3) 추론에 사용하는 허점 투성이의 도구들. 이러한 도구들은 검은 백조로부터 자유로운 평범의 왕국에서나 통할 만한 것들이다. -p347

 

 

 

 

 

 

 

 

 

 

 

 

 

 

 

 아리 베르그송의 <물질과 기억>이다. 2가지 출판사가 있다.

 

 

 

 

 

 

 

 

 

 

 

 

 

 

 

 탈레브가 이 책에서 받들어 모시는 인물 중 한명이 바로 만델브로이다. 그는 프렉탈 이론으로 수학계를 비롯한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친 분이다. 탈레브는 그를 스승으로 생각한다.

 

 일단 <만델브로트가 들려주는 프랙탈 이야기>를 입문서로 읽고 <프랙털 이론과 금융시장>을 보아야 겠다.

 

 

 

 아래를 마지막으로 글을 마친다. 탈레브가 인용한 칼 포퍼의 글이다.

 

  철학 바깥에 있는 문제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철학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철학을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 때문에 철학 유파들이 후퇴하고 있다. ...진정한 철학은 언제나 철학 외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뿌리가 부패하면 철학도 죽는다. 비철학적 문제의 압력에 의하여 철학에 이끌리는 대신 철학을 '연구'하는 철학자들은 이 뿌리를 쉽게 망각한다. -p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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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8-01-10 1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블랙스완.. 확실히 충격이었죠. ㅋㅋ

고양이라디오 2018-01-12 16:43   좋아요 0 | URL
네~ㅎ 요새 탈레브에 푹 빠져있습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