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 희망과 회복력을 되찾기 위한 어느 불안증 환자의 지적 여정
스콧 스토셀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은 출판사 제공으로 서평단에 당첨되어 서평을 쓰게 됨을 미리 밝힙니다.>  

 

 

 서평단 신청에 성공해서 책을 받아보았다. 미루고 미루다 결국 서평 업로드를 하루 늦었다. 늦은 이유는 바로 '불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루 늦으면 차후의 서평단 모집에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불안, 늦으면 도서를 제공해준 출판사와 그리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이 부족했다. 스스로 마감시한을 서평 등록 마감일로 정해놓았고, 충분히 시간 안에 할 수 있을 거라 낙관했고, 자만했다. 그리고 결과는 서평 등록일을 깜빡 잊어버렸다. 운 좋게 하루가 지난 오늘 기억이 나서 부랴부랴 책을 마저 읽고 이렇게 리뷰를 쓰게 되었다.

 

 '불안'이란 무엇일까? 불안은 우울증과 함께 현재 만연하고 있는 정신과 질환 중 하나이다. 이 책은 그 실체를 다각도에서 분석하고 그 본질에 조금씩 접근해 나가는 저자의 자기 고백적 지적 여정이다. 저자는 비록 과학자나, 의학자, 심리학자는 아닌 일반인이지만, 30년 동안 불안과 동고동락하며 지내온 체험자이기 때문에 그의 불안에 대한 성찰과 지식은 전문가 못지않다. 이 책은 불안에 대한 방대한 지적 세계로의 초대인 것이다. 그리고 그 안내자는 바로 체험자인 저자 자신이다.

 

 저자는 불안에 대한 철학적 성찰에서부터, 의학적, 약리학적, 또는 정신 분석학적 등 방대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불안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점은 저자의 끊임없는 회의주의적 태도에 기인한 균형감각이다. 불안에 대한 각기 상반되는 관점과 견해들을 균형감 있게 모두 제시해주고 판단은 독자에게 맡긴다. 그는 지식의 안내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책을 읽으면서 <타인보다 민감한 사람>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함께 읽어봐도 좋을 듯 싶다. 불안을 결정하는 요소는 선천일까 후천일까? 불안하기 쉬운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나서일까? 아니면 어릴 적 어머니와의 잘못된 애착관계 형성으로 말미암은 환경적 영향의 결과물일까? 이 책은 양쪽을 균형 있게 다루고 소개한다. 그중 유전과 관계된 내용은 <타인보다 민감한 사람>의 내용과 연관된다. 바로 인간의 10~15%는 남들보다 더 민감하게 태어나고 그런 기질로 말미암아 남들보다 더 불안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불안은 철학적, 정신 분석학적 우리의 마음의 내적 문제일까? 아니면 생리학적인 뇌내 호르몬과 화합물의 작용에 불과할까? 내가 불안한 것은 뇌에 세로토닌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다. 때문에 세로토닌의 부족을 해결해주는 약을 먹으면 불안이 나아질 수 있다. 인간의 몸과 마음을 이원론적으로 바라보는 '데카르트의 관점'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몸과 마음은 하나이며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불안하면 세로토닌이 부족해지고 세로토닌이 부족해지면 불안해진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처럼,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몸과 마음은 하나이며 서로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한다. 이원론적인 관점을 버리고 순환론적, 일원론적 관점에서 질병을 접근해야 한다고 나는 그리고 동양의학은 생각한다.

 

 나 또한 남들보다 예민한 편이고, 약간의 발표불안(남들 앞에 발표할 때 떨리는 것)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저자의 공포증과 불안 앞에서는 두 손 들었다. 내가 저자보다 좀 더 정상적?이라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기서 정상적이라는 표현이 과연 옳은 표현일까? 불안과 우울은 현대에 와서 광범위하게 진단되는 정신과 질환이 되었다. 하지만 불안과 우울증 약이 시판되면서 진단 또한 급증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불안과 우울이 인간의 본질이며 정도의 차이는 아닐까? 그러나 그 정도가 일정 범위를 벗어나 생활에 장애를 초래하면 우리는 병이라 이름 붙이고 치료하고 싶어진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우리의 본능이다. 불안은 병일까? 인간의 본질적 특질일까? 어디서부터 병이라고 불러야 하며 그것은 누가 결정하는가? 사회적 시대적 문화적 맥락과 불안은 함께 정의되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불안에 관련된 모든 물음에 대한 해답의 나열이고, 불안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돕는 유쾌한 자기 고백서이다.

 

 저자와 함께 불안에 대해 고민하며 불안을 탐구하는 지적 여정을 떠나보시길 바란다. 특히나 자신이 불안을 내포하고 있는 분이라면 더욱 의미 있는 여정이 되지 않을까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리미 2015-10-12 2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어보고 싶어서 찜해놨어요^^
저는 주로 북플앱으로 글을 올리는데, 오늘은 간만에 컴퓨터로 접속했어요^^ 서재로 들어오니 분위기가 더 좋으네요^^

고양이라디오 2015-10-13 10:06   좋아요 0 | URL
책 생각보다는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어요ㅎ
전 핸드폰으로 글쓰기 귀찮아서 북플은 눈팅이나 댓글만 달고
주로 컴퓨터로 서재 이용해요ㅎ~

날씨 추운데 옷 따숩게 입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