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번째 읽는다. 처음 읽는 것처럼 새롭다. 이 책을 읽고 예전에 쓴 리뷰를 찾아본다. 그리고 놀란다. 지금보다 예전에 글을 더 잘 썼던 거 같다. 더 깊고 풍부한 감상을 남겼던 거 같다. 그 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읽고 훨씬 더 많이 썼다. 거의 매일 읽고 썼다. 그리고 책에 더 깊은 감동과 재미를 느꼈다. 지금 생각하면 신기하다. 


 요즘 다시 하루키의 장편 소설들을 읽고 있다. <1Q84>에 이어 <기사단장 죽이기>를 읽었다. 무척이나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하루키의 처녀작이다. 그는 불현듯 무언가가 쓰고 싶어졌고 생애 처음으로 글을 썼다. 그것은 소설의 형태였고 그는 군조신인상을 탄다. 정말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의 나이 29살이었다. 젊은 하루키를 만났다. 기분탓인지 글에서도 그의 젊음이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살짝 덜익은 느낌이지만 하루키만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지금 읽어도 나쁘지 않다. 


 이 소설은 짧은 소설이다. 별다른 사건이 없다. 아마 나는 이 소설의 내용이나 줄거리를 또 금방 잊어버릴 것이다. 등장인물조차 잊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좋았다는 느낌은 이번에는 잊지 않을 것이다. 다음번에도 재밌게 읽을 것이다. 


 하루키 월드의 시작. 쥐 4부작의 시작이 되는 소설이다. 다음 소설인 <1973의 핀볼>을 읽어야겠다. 


 예전에 쓴 리뷰를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귀를 기울이자. 조용히 숨 죽이고 바람의 노랫소리를 들어보자. 어디선가 들려오는 그 노래는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지도 모르고, 혹은 상처를 감싸 어루만져 줄지도 모른다. 상실은 우리 정체성의 한 부분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9-09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의 시작이 이 책이었습니다. 어찌나 문장들이 새롭고 좋던지 ㅎㅎㅎ ~ 핀볼 등 제목만 들어도 그립네요. 저도 가끔 꺼내 아무 페이지나 읽어보곤 합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2-09-13 10:09   좋아요 1 | URL
네, 첫 작품인데도 생각보다 문장들이 좋더라고요ㅎ 읽을수록 맛이 살아나는 재밌는 하루키입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