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맛있는 빵 도감 맛있는 요리 시리즈
박지은 옮김, 이노우에 요시후미 감수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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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과사전이나 도감류의 책은 보통 소장하는 편이다. 그래서 집에 각종 도감시리즈가 많은데, 마침 빵순이인 나를 유혹하는 빵도감이라는 제목을 단 책이 보여서 냉큼 사버렸다. 

 비슷한 느낌의 [치즈도감]이나 [초콜릿어사전]처럼 이 책 역시 일본인이 감수한 책이라서 그런지, 일본인이 바라보는 빵에 대한 시각이 주로 담겨있다. 그런 불편함(우리나라와의 괴리감)을 감수한다면 나름 빵에 대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제법 많은 종류의 빵을 소개하고 있고, 그런 빵의 배합이나 특징을 도감식으로 표현해서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여러 나라의 빵 중에서도 특히 독일빵이 가장 맛있어보였는데, 원체 호밀이 들어간 투박한 빵을 좋아하다보니 독일 빵 중 '로겐미슈브로트'(호밀의 함량이 높은 빵)나 '로겐브로트'(호밀이 90%~100%인 빵) 부분에서는 침을 질질 흘리면서 읽었다. 

 빵 도감답게 빵 이외에도 빵과 어울리는 음식, 간단한 제빵법, 빵과 관련된 도구 등 빵과 관련된 여러가지 읽을거리를 같이 담고 있다. 빵을 좋아하는 빵순이다 보니 이런 내용들 전부가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음식 관련 도감류는 언제나 맛있어보이고, 신기하고, 흥미진진한 것 같다. 

제일 맛있어 보였던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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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4
제인 오스틴 지음, 원영선.전신화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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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과 편견'을 통해 처음 제인 오스틴의 책을 읽고난 후부터 제인 오스틴의 책은 꼭 다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그 이후에 '엠마'를 읽게 되었고, '이성과 감성'을 읽었다. '이성과 감성'이 그다지 재미가 없었기에 한동안 제인 오스틴의 책은 읽지 않고 있었는데, 중고서점에 상태가 좋은 '설득'이 우연히 있기에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읽게 되었다.
 제인 오스틴의 책들은 여러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분별력있는 남녀 주인공이 서로의 성격차이 때문에 오해하게 되었다가 결국에는 결합하게 된다는 점이다. 

 '오만과 편견'은 높은 신분과 많은 재산때문에 기본적으로 오만함을 가지고 있는 다아시와 첫인상으로 다아시에 대한 편견을 가진 엘리자베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엠마'는 분별력있고 배려심을 가진 나이틀리와 지위와 재산의 풍족함으로 인해 활발하지만 다소 경솔한 면이 있는 엠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두 커플은 서로의 성격으로 인해서 오해하고 갈등을 겪지만 결국엔 이어지게 된다. 
 

'설득' 역시 이런 제인 오스틴 책의 특징들을 가지는데, 영리하고 분별력있지만 수동적인 성격의 앤과 강인하고 직설적인 엔트워스 대령의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런 점과 더불어 또 다른 특징은 제인 오스틴이 그녀의 등장인물들을 표현하면서 18세기 영국사회인의 모습들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녀의 책들에는 하나같이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신사라고 할 수 있는 현명한 사람들도 있으며, 허영심과 욕심으로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재미있는 점은 이런 성격들의 밑바탕에는 그들의 신분과 재산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여주인공 앤의 경우 원래는 높은 신분의 엘리엇 가의 딸이지만 가문의 경제적 몰락과 둘째딸이라는 애매한 위치때문에 현명하지만 주위의 환경에 적극적으로 맞서지 못하는 수동적인 성격을 가지게 된다. 이에 비해서 '엠마'의 엠마의 경우 하트필트의 안주인이며 안정적인 경제적 때문에 하고 싶은것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으며 이 때문에 밝고 그늘이 없는 성격을 지녔다. 
 

이런 특징에서 보았을 때 제인 오스틴은 18세기 영국사회에서 신분과 재산이 개인의 환경뿐만 아니라 성격까지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 
 나는 이런 결정론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점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18세기 영국사회의 단면을 그녀의 책들에서 볼 수 있어서 즐겁다. 흔히 소설(허구)은 현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고 하지 않던가. 그렇다면 '설득'의 모습은 18세기 영국의 한 모습일 것이며, 앤과 엔트워스 대령과 같은 사랑을 하는 연인들도 있었을 것이다. 
 

앤과 엔트워스 대령의 결합은 결국 이상적인 결합으로 그려지며 마무리되는데, 결국 이상적인 결합이란 무엇일까하는 생각이 든다. 작중 등장인물들의 '이상적인 결합'에 대한 인식은 "차이나지 않는 지위와 재산에다가 어느정도 분별력을 갖출 것"인데 그렇다면 이건 오늘날과 별로 다르지 않다. 제인 오스틴은 주인공 연인들을 통해서 이상적인 결합에서 분별력이 중요함을 강조하는것처럼 보이지만 주인공들의 재산과 지위를 살펴보면 결국 지위와 재산이 결합에 있어 중요하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 

 나이가 적지 않기에 나도 생각해본다. 이상적인 결합이란 무엇일까. 그녀의 의견에만 동조할 수 없는 도저히 어려운 문제다. 일단 중요한 건 내가 앤같이 분별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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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네버랜드 클래식 35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공경희 옮김, S. 반 아베 그림 / 시공주니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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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주위 친구들의 집에 비해서 심하게 불운하지도, 그렇다고 화목하지도 않았지만 꼬꼬마 시절에는 이 책만 읽으면 마치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을 피우며 따뜻한 집을 회상하듯 화목하고 따뜻한 가정이 그려지곤 했다. 그래서 엄마가 사준 작은 아씨들 책을 우울할때마다 틈나는대로 읽곤 했다.

 한창 공부에 쫓기던 청소년기를 보내고 직장 다니는 어른이 되어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지만 그 때의 따뜻함은 조금도 변하지 않아서 읽는 동안 정말 행복했다. 

 지인은 이 책이 지나치게 수동적인 여성상을 보여줘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의 말처럼 어쩌면 작은 아씨들은 지나치게 낭만적일지 모른다. 남북전쟁의 발발과 여성인권의 문제가 나타나는 시대에서 4자매와 이웃의 이야기는 그늘없는 낭만의 이야기로 보인다. 심지어 아버지인 마치씨가 전장에서 부상을 입고 암울한 상황이 전개되지만, 그 불행조차 가족의 사랑으로 이겨내는 모습은 너무나 비현실적인 모습일수도 있다. 

 그러나 '작은아씨들'의 좋은점은 바로 이 비현실적인 따뜻함이다. 이 책에는 제인 오스틴처럼 당시대 사람들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도, 다른 책에서 나타나는 시대상에 대한 고찰도 그다지 없다. 그렇지만 소설이 반드시 비판적 시각 또는 시대적인 고찰이 없어도 독자에게 느낌(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역할을 다 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김영랑의 시는 암울한 시대상에도 불구하고 끝없는 따뜻함이 있고 그것만으로도 읽는 누군가에게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으니 그 시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작은 아씨들' 역시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위로를 받았듯이 불행한 가정에 또는 힘든 현실에 지친 누군가는 이 따뜻함으로 감동을 받았기 때문에 그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며 사랑을 받은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의 전개('전' 부분에서 갈등이 최고조에 치닫으며 '결'에서 마무리되는 해피엔딩)라는 측면과 등장인물들의 개성에서 이 특유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지만 그것뿐만이 아니다. 작가의 묘사 역시 이 책을 아우르는 분위기에 큰 역할을 한다. 

 베스가 로렌스씨를 위해 짠 보라색 바탕의 팬지를 수놓은 슬리퍼, 자매들을 위해 어머니가 배개 머리맡에 놓아둔 여러색의 천로역정(조는 초록색이었다.), 에이미가 눈물을 흘린만큼 맛있는 라임과 자매들의 게으름으로 탄생한 시큼털털한 딸기크림까지, 작가의 묘사들을 읽고 있으면 머릿속에 음식이 그려지고, 장면의 색이 선명해진다. 유달리 다른 책에 비해 색과 음식에 대한 묘사가 많아서 자매들의 일상이 마치 눈 앞에 보이듯이 선명해진다. (얼마나 그럴듯하게 들리는지 작은아씨들에 나온 음식들로 쓰여진 레시피가 따로 있다.) 작가의 이러한 묘사가 '작은 아씨들'을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책으로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 여담으로 조와 로리가 이어지지 않은 것은 정말 아쉽다. 조의 이상과 꿈을 이해하고 받아줄수 있는건 로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아쉬운건지도 모르겠다. 


※ 네버랜드 클래식으로 고전소설(이라기보다 동화)을 모으고 있는데 꽤 괜찮다. 앞부분에 수록된 여러 자료들도 괜찮고 종이질도 좋아서 이 시리즈는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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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흡혈귀 2 - 눈물 골짜기의 비밀 파티 꼬마 흡혈귀 2
앙겔라 좀머-보덴부르크 지음, 파키나미 그림, 이은주 옮김 / 거북이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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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출간된적 있는 [꼬마 흡혈귀 시리즈]가 새 일러스트로 재출간되었다.

[꼬마 흡혈쉬 시리즈]는 전체적으로 평범한 소년인 안톤이 꼬마 흡혈귀 뤼디거를 만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데, 안톤이 흡혈귀 친구들에게 주로 당하는 흡혈귀 친구들을 부모에게 들킬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읽다보면 뻔뻔함으로 무장한 뤼디거도 웃기지만 동생 흡혈귀인 안나가 너무 귀엽다. (왜 흡혈귀 시리즈 애독자들이 안나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

어렸을 때 읽었으면 어린 마음에 더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뤼디거와 안톤의 모험을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너무 늦게 읽은 것 같아서 아쉽다. 그래도 [꼬마 흡혈귀 시리즈]는 재미있고 안나는 너무 사랑스럽다.

난 달빛이 비치는 밤이 참 좋아. (p.103)

예전에 품절된 [꼬마 흡혈귀 시리즈]는 지경사판과 은광사판의 두 버전으로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삽화 때문에 인기가 많았던 것 같지만 아쉽게도 나는 읽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전 시리즈를 읽은 독자들이 주로 불만을 가지는 삽화 부분에서 불만을 못느꼈다. 오히려 삽화가 여러곳에 다양하게 있어서 삽화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미 20권으로 독일에서 출간된 이 시리즈가 꾸준이 나왔으면 좋겠다. 열심히 모아서 나중에 조카들이랑 같이 봐야지.


난 달빛이 비치는 밤이 참 좋아.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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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의 모험 -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상 세계들로의 여행
로라 밀러 엮음, 박중서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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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가 산 책들의 구성을 보니 대부분 백과사전식 구성이거나 인포그래픽 구성의 책들이었다. 이런 구성의 책들은 읽기 쉬우며 해당 분야의 지식을 넓게 접할 수 있는 점에서 비전문가들이 읽기에 좋다. 그렇지만 그 분야에 대해서 깊게 다루지 않기 때문에 깊이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이런 구성의 책을 읽을 때에는 해당 분야의 안내 지침서의 느낌으로 읽는 것이 좋으며, 읽은 후에 그 분야를 깊이 다룬 책들을 별도로 찾아서 읽으면 금상첨화이다. 

 서론이 길어졌는데, 이번에 산 책 [문학으로의 모험~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상 세계들로의 여행]도 문학 분야에 대한 백과사전식 구성의 책이다. 문학분야의 책을 본격적으로 읽고 싶었는데 뭘 읽어야할지 어떤 분야를 읽어야할지 막막해져서 읽게 되었다. 

 [문학으로의 모험]은 총 98개의 문학작품에 대한 작가, 줄거리 및 감상과 의의 등이 수록되어있다. 해당 작품에 대한 작가와 시대상황등을 서술했을 뿐 아니라 삽화나 작가의 미수록 스케치 등도 함께 삽입해서 책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생각이 든다.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감상과 의의 부분에서도 공동 저자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해당 작품을 처음 접한 사람들이 고정관념을 가지지 않도록 노력한 점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지면에 한계가 있다보니 시대별로 대표적인 작품들이 수록되었는데, 수록된 작품 자체가 편향적이다. 주로 근대 및 현대의 작품들이 수록되었으며 그 마저도 서구권의 작품들이 주로 수록된 것은 매우 아쉽다. 

 또한 한국어로 번역된 제목도 아쉽다. 원제는 "LITERARY WONDERLANDS: A JOURNEY THROUGH THE GREATEST FICTIONAL WORLDS EVER CREATED"인데, 조그맣게 적힌 부제를 읽지 않는다면 [문학으로의 모험]을 문학의 전체장르를 다루는 백과사전으로 여기기 쉽다. (내가 그렇게 오해하여 "왜 이 책은 환상문학만 담았을까" 생각했었다.) 차라리 원 제목의 느낌을 살려서 "문학의 환상세계"정도로 했으면 이 책의 장르에 대해서 덜 오해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이런 단점들이 무색할 정도로 [문학으로의 모험]은 좋은 책이다. 뒷 부분에 실은 공저자들의 약력과 여러 자료들에 대한 판권들은 이 책이 환상문학의 안내서가 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가 보여준다.
 
 나는 '해리포터'와 같은 환상문학의 본질은 상상력과 재미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학으로의 모험]은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는 환상문학의 근원이 오히려 현실과 인간의 탐구에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문학으로의 모험]은 환상문학의 입문자도, 이미 충분히 즐겼던 독자들도 모두 좋은 책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수록작품 중에는 이미 읽은 작품들도 있고 아닌 작품들도 있었지만, 수록된 작품 모두가 읽고 싶을 정도로 설명이 잘 되어있다. 그 중에서도 반드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작품은 [평면나라: 여러 차원에 관한 소설]과 그 유명한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이다. 특히 [평면나라: 여러 차원에 관한 소설]은 그 평면세계의 기발함, 그리고 어떻게 그 세계를 구현했을지가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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