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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여는 어린이 시 수업
김재희 지음, 뜬금 그림 / 청어람미디어 / 2025년 4월
평점 :
아이와 함께 동시집은 여러 권 읽어봤지만, 이렇게 시를 어떻게 읽고, 느끼고, 써보는지 알려주는 책은 처음이었다. <마음을 여는 어린이 시 수업>은 단순히 좋은 시를 소개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시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천천히 열어주는 책이다.
책을 건네자마자 아이가 “이 책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거미줄 이야기를 꺼내며 가로줄과 세로줄의 차이를 설명해줬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 ‘아, 이 책은 아이와 시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시 돋보기’로 시의 숨은 뜻을 살펴보고, ‘시 놀이터’에서 시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해보게 구성되어 있다.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읽고 생각하고, 표현하고, 써보는 흐름이 자연스럽다. 마지막에는 ‘도전! 나도 시인’이라는 창작 활동이 있어 아이 스스로 동시를 써보는 데도 부담이 없다.
윤동주, 정지용, 권태응 같은 국내 시인들의 동시뿐 아니라, 바쇼, 릴케, 에밀리 디킨슨 같은 해외 시인의 시도 함께 실려 있어서 시의 폭도 넓다. 짧지만 깊이 있는 시를 접하면서 아이가 스스로 시의 매력을 발견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아이가 시를 ‘공부’로 느끼지 않고 ‘놀이’처럼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은 시라는 짧고 자유로운 형식을 통해 표현하는 기쁨을 알려준다. 글쓰기의 시작을 부담 없이 도와주는 책, 부모로서도 마음 놓고 추천할 수 있다.
시가 멀게만 느껴지는 아이, 글쓰기 앞에서 주저하는 아이에게 이 책은 좋은 시작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