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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아이돌
김혜정 지음, BF. 그림 / 김영사 / 2024년 11월
평점 :
”이무기 설화와 케이팝이 만난 독창적 서사 속에서, 꿈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소년의 치열한 여정이 빛난다.“
오늘의 아이돌은 케이팝이라는 화려한 무대와 전설 속 이무기가 겹쳐진 독특한 무대를 펼쳐 보인다.
주인공 오늘이는 고난 끝에 손에 쥔 꿈의 티켓, ‘드래곤 시티’ 연습생으로 합격한다.
그러나 이 초일류 기획사는 단순한 아이돌 양성소가 아니다. 이곳은 이무기의 후예들 만이 들어올 수 있는, 비범함으로 가득한 곳이다.
인간으로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오늘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장 소설을 넘어선다.
오늘이는 케이팝의 빛나는 세계에서 좌절하고, 다시 일어난다.
비범한 능력을 가진 이무기족과 경쟁하면서도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초긍정과 따뜻한 오지랖, 어쩌면 이 평범함이야말로 가장 특별한 능력이 아닐까 싶다.
그가 미리족과 한 팀을 이루어 겪는 갈등과 화합의 과정은 꿈을 향한 모든 여정이 얼마나 고독하고도 따스한지 보여준다.
책 속의 제주 오날 설화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여의주를 내려놓아야 비로소 승천할 수 있던 이무기처럼, 오늘이와 미리족은 자신의 욕심을 비우고 팀으로서의 가치를 깨닫는다.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건 능력이나 운명이 아니라, 함께 걷는 법을 배우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저자의 문장은 단순하고도 단단하다. 꿈이란 끝없이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길임을 담담히 이야기한다.
그 길은 때로 고독하고, 때로는 누군가의 응원이 절실하다.
오늘이가 미리족 연습생들에게 그랬듯, 이 책은 독자에게도 그렇게 다가온다.
꿈을 이루려는 고단한 마음을 어루만지고, 멀게만 느껴지던 길 끝에서 자신을 발견하도록 격려한다.
“하고 싶었으니까요.”
작가가 10년간 100번의 공모전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도전했던 이유다. 그 이유가 이 책 전반을 지배한다.
실패와 성공이란 결국 지나가면 작은 디딤돌일 뿐, 중요한 건 꿈을 향해 걷는 자신을 믿는 일이다.
오늘이의 여정은 단순히 케이팝 판타지가 아니다. 이무기가 용이 되는 신화처럼, 성장하고 싶은 모든 이들을 위한 이야기다. 꿈을 품고 그 길을 걷는 이들에게 이 책은 속삭인다.
”너의 여의주는 무엇이냐고, 포기하지 말라고.“
분투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 한구석에 빛나는 여의주를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