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구혜영 옮김 / 창해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라는 말이 저절로 터져나오는 책 <방과 후>.

 

소설 한 문장 한 문장 그냥 버리는 문장이 없고,

뒤에 있을 일에 대해 암시하는 문장이 정말 많아

읽는 동안 재미적인 요소를 더 하여,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직접 추리에 참여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스토리를 진행하면 할 수록 끊임없는 반전의 놀라움.

 

여고의 수학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마에시마 선생님.

마에시마를 1인칭 시점으로 하여, 각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뚜렷이 나타나 있고,

부자연스러운점 하나 없이 정말 깔끔하게 그려나가는 모습을 보고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선생님, 여고생들은 어떤 경우에 사람을 미워할까요?"

나는 순간 이 사람이 농담을 하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느 때와 달리

그의 겸허한 자세에서 이것이 진지한 질문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나는 조금 망설이면서 대답했다.

"갑자기 어려운 질문을 하시네요. 그건 도저히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오타니도 표정을 조금 누그러뜨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요. 사실 성인들 같으면 그렇게 복잡한 문제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세상에 별의별 사건이 다 생기지만 신문 사건사고란에

나오는 기사들은 거의 성, 돈, 욕심. 이 세 가지 때문에 발생하는 겁니다.

그런데 여고생 같은 경우는 이유가 좀 다를 것 같아서요."

"그렇겠지요"

나는 즉석에서 대답했다.

"오히려 그런 것들은 학생들과 제일 거리가 먼 사항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 뭐가 가장 중요하겠습니까?"

"글쎄요.... 저도 딱히 이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애들한테 제일 중요한 건 아름다운 것, 순수한 것, 거짓이 없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우정일 수도 있고 사랑일 수도 있죠.

자기 몸이나 얼굴일 수도 있고... 좀더 추상적으로 말하자면

추억이나 꿈을 소중하게 여기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런 것들을 부수려고 하는 사람,

빼앗으려고 하는 사람을 가장 증오한다는 뜻도 되겠지요."

 

P.358~359

 

이 문장은 오타니 형사와 마에시마 선생님의 대화내용인데,

훗날의 범인의 살해동기를 암시해 주는 문장이다.

이처럼 책 곳곳에 후에 있을 사건 사고에 대해서 암시하는 문장이 많이 나와

읽는 재미가 정말 쏠쏠하다.

 

이 책의 주된 내용은 게이와 에미의 살인과 그에대한 추리라 그런지

그와 별개의 내용으로 마에시마 선생님의 아내 유미코가 다른 남자와 불륜관계에

있었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웠고, 마지막에 불륜남이 마에시마 선생을

죽인것도 정말 놀라웠다.

 

주제에 벗어난 내용까지 하나하나 세세하게 기록한 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문장력을 배우고 싶고, 그의 상상력 또한 배우고 싶다.

 

그런데 역시 일본소설이라 그런지 해피엔딩이 아니라 새드앤딩...

이건 어쩔 수 없는 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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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고의 작은 거인들
김화영 지음 / 삼성 / 1994년 3월
평점 :
절판


 

과학고의 진학한 김은탁을 배경으로 신재하, 오성준, 윤미래, 허석재, 고승범

등 멋진 꿈을 가진 아이들의 이야기.

 

사실 나도 오래 전에 과학고에 대해 작은 꿈을 품었었다.

그러나 그 꿈은 며칠이 지나지 않아 금새 사라져버렸는데,

그 이유는 과학고, 외고 등 그런 특목고들은 나로서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이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도전해보지도 못하고 내 머리속에서 날아가버린 작은 꿈.

 

책을 읽다보니, 주인공 김은탁은 나랑 정말 닮은것 같았다.

과학의 매력에 빠져 마음속에 자신은 모든지라도

할 수 있을것만 같은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는 난관에 부딪쳐 허우적거리는 모습.

인내를 갖고 끝까지 도전해 보지 못하고,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게 되면

혼자 끝까지 붙잡고 풀어보는게 아니라 나보다 잘하는 친구라던가 선생님께

물어보는 내 모습.

 

물론 고3 담임선생님은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반드시 질문해라.

질문할때는 한순간의 부끄럼이 있지만,

질문하지 않으면 평생 부끄럼을 안고 살아가야한다."

라고 말씀하셨지만, 혼자 인내하여 풀어보는 것도 내 생각에는

정말 좋은 방법인 듯하다.

 

......사물을 한면에서만 보려고 해서는 안된다. 위에서 보면 다르고

뒤에서 보면 또 다른거니까. 어떤 사물을 바라보건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지. 너희들의 미래도 마찬가지야. 지금 보이는

것들만 보려고 해서는 정확하게 볼 수 없는 거야. 지금은 안 보이지만

저 뒷면에 있는 것들도 항상 염두에 두고 그 전체적인 상을 보려고

애써야 해. 나는 이 다음에 무엇이 될까?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알지 못하지.

하지만 머리속에서 그려볼 수는 있지 않을까? 보이지 않는 세계를 추측하고

상상해서 볼 수 있게 만드는 힘. 우리는 그것을 과학이라고 부르는거야.

나는 너희들이 과학적인 태도를 가지기를 바래. 우리가 21세기에

다른 나라들과 싸워서 이기려면 더욱 그래야지......

 

P.37~38

 

이것이 내가 과학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상상하는 것. 자신이 상상한대로

어떤 사물이라도 여러가지 과학적인 측면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

이 얼마나 매력적인 분야인가?

한가지의 주제라도 과학적 마인드를 갖고 바라보면 보이지 않던 것도 보이게 되는 것.

그것이 과학의 꿈이고 비젼이다.

 

그 꿈을 향해 달려가는, 그 비젼을 향해 달려가는

그런 소년이 되어야지.

 

꿈.을.향.해.멋.지.게.달.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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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인터넷을 통해, 언론매체를 통해 작가 김진명씨 라는 이름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지만, 나는 이 책이 처음이었다.

 

근무를 하다가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께서 보라고 빌려주신 책.

 

일단, 이 소설. 몰입력이 정말 강하다. 정말 급속도로 읽게 된다.

책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도박에 관한 전문용어들이 몇개 나오긴 하지만,

별로 중요치 않다.

 

카지노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읽는 건 이 책이 처음이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도박, 바카라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다.

 

주인공은 5명이다.

우대가, 혜기, 한혁, 은교, 서후.

 

은교는 도박에 빠진 사람들을 상담해주는 일을 하고 있었고,

동생의 일로 히말라야에 가게 된다. 그 곳에서 위험에 처한 은교를

서후가 구해주었고 인연을 맺게 된다.

 

또 다른 곳에서는 우대가가 도박사들을 길러내고 있었다.

 

바카라를 통해 벌어지는 이야기.

 

 

“인간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 바로 도박이다. 따라서 도박에는 완전한 조화가 필요하다. 카지노 게임을 도박처럼 해서는 결코 이길 수 없다.”
“도박을 도박처럼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카지노 게임은 공부처럼 해야 한다. 뜨거운 미역국을 한 사발 가득 떠서 밥상에 옮겨놓는 조심스러움과 몇 십 번이고 불어서 식혀 먹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크게 이기기 위해서는 때가 왔을 때 위험을 감수하고 베팅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에 더해 얼마간의 운이 따를 때 크게 이기는 거 아닙니까?”
“그것은 필패의 길이다. 열 번 중 아홉 번을 이기더라도 한 번 지면 모든 걸 잃을 수 있는 게 카지노 게임이다. 카지노 게임은 그날 얼마를 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땄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카지노 게임은 공부처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카지노 게임에 있어서 운이나 재수란 무엇입니까?”
최 교수의 대답은 단호했다.
“그런 것은 없다.”
“네? 도박에서 제일 중요한 게 운이 아닙니까?”
“그것은 하수들의 생각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는 공부라고 여긴다면 거기에 운이 끼어들 틈은 없다.”
“하지만…….”
“도박사는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한 판을 맞히고 못 맞히고는 우연이다. 그 숱한 우연의 바다를 헤엄치면서 자신만의 조화를 통해 필연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도박사의 몫이다.”

P.81~82

 

가장 간단한 도박이 가장 흥미진진하다는 진리를 말해주듯

바카라는 동전 던지기와도 같은 간단한 규칙으로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하지만 이런 쉬운 바카라야말로 비극을 부르는 무서운 게임이다.

아무리 많이 이긴 경험이 있다고 해도 한 번 무너지면 순식간에

자신의 모든 걸 잃을 수 있고, 그러한 순간이 되기까지 포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바카라이기 때문이다.

 

포커가 뭔지도 잘 모르는데, 스팸문자로 심심치 않게 보았던

바카라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벳? 뱅커 윈? 이런 전문용어들은 좀 어려웠지만, 이해할 수는 있었다.

 

도박에 빠진 사람들은 도박에서 헤어나오기 어렵다고 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끔씩 볼 수 있는 고스톱도 도박의 한 종류이다.

 

소설인데도 뭔가 이미지가 떠올랐다.

도박에 미쳐서 자기 자신까지도 파는 그런 모습들.

정말 안타까웠다.

그런 사람들이 얼른 구제 되어 새 삶을 꾸려 나갔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김진명씨가 우리에게 알려주고자 했던 말은 무엇일까?

흡입력은 정말 대단한데 비해 남는게 별로 없는 듯하다.

도박을 하면 인생이 망한다? 인생에서 돈은 중요한게 아니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건 예수그리스도.

그분만 알게되면 돈이 세상을 살아나갈때 정말 부질없는 것이라는 걸 알게되고

무엇보다 그런 인간의 욕심에 빠지지 않게 될텐데..

 

책을 덮는 순간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들었다.

도박때문에 인생을 버리고, 목숨을 끊는 많은 사람들.

그들이 예수 그리스도라는 한줄기의 빛을 발견했다면...?

그들의 인생을 확 달라졌을 것이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도박은 위험한 것이니 절대 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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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그린 -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
토머스 L. 프리드만 지음, 이영민 외 옮김, 왕윤종 감수 / 21세기북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현재 세상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예전에는 미처 상상도 못했던 스마트폰이라던가 스마트TV, 스마트에어컨

모든 제품들이 다 스마트화되어가고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서울에서 2시간 30분이면 파리에 도착할 수 있고,

춘천에서 서울까지 전철로 40분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세상은 점점 빠르고 똑똑하게 발전중이다.

 

그런데, <코드 그린 -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의 저자 토머스 프리드먼은

이야기한다. 그의 주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세계가 발전하면 할 수록 지구의 환경오염은 심해진다'

이렇다.

 

환경오염뿐만 아니라, 지구가 폭발할 정도로 인구가 너무 많고

가난한 사람들과 부자들간의 겝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민들과 부자의 겝이 사라진단건 결코 좋은게 아니었다.

좁은 시각으로만 바라본다면 분명 좋게 보일것이다.

그러나 겝이 사라지고 있다는건 가난한 사람들도 부자들이 누릴 수 있는 모든 걸 누리며

산다는 것인데, 그런것들을 누리는 수요가 증가하면 할수록

지구가 뜨거워지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세계 1위인 미국은 그만큼 대기로 배출하는 탄소량도 세계 1위라고 한다.

부유한 나라라고해서 결코 좋은게 아니다. 미국이 경제적으로 앞서고 있는 만큼

세계 환경문제에도 힘써야한다.

 

그린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모든 생활 자체를 환경을 생각해 행동해야 하고

친환경적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아마존에서 무차별적으로 베어져 나가는 나무들 때문에...

사람들이 작은 미래만 보고 행동하는 짧은 생각때문에...

 

지구가 아파한다.

 

이제 21세기를 걸어가고 있는 우리가 변화시켜야한다.

 

혁.명.을.일.으.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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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포플러 나무
안네 B. 락데 지음, 손화수 옮김 / 행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처음 두 손에 잡았을 때의 느낌이 고3 수험생시절

두꺼운 문제집을 앞에 놓고 언제 다 푸나 하고 한숨을 쉬었던

그때의 느낌이었다고 하면 너무 과장된 것일까?

아무튼 처음ㅇ네 그랬다.

 

그러나 그것은 한낱 기우에 불과했다.

첫장을 피면서부터 아니 읽기 시작하면서 쉽게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안네 비르케펠트 락데 라는 작가의 등장인물들에 대한 묘사나 따로인 듯하면서도

서로 끊김없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지니는 흡입력은 정말 뛰어났다.

 

처음과 끝부분은 삼형제가 할아버지라고 알았으나 아버지였던

탈라크와 그들의 엄마인 안나와의 사랑이야기였다.

물론 처음엔 알 수 없었고 끝까지 읽고서야 알 수 있었다.

참으로 놀라운 반전이었다. 평생을 아버지라고 여겼던 사람이

배다른 형제였다는 설정과 자신의 정부와 아들을 결혼 시킨 아버지

탈라크나 아내와 아들이 있는 남자를, 그것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자를

사랑한 그들의 어머니인 안나나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랑이란 소재는 참 여러가지로 표현되는 것 같다.

 

때론 아름답고 때론 잔인하고.

 

중간부분은 토르, 마르기도, 에를렌, 그리고 토르의 딸인 토룬.

이 네사람의 이야기가 마치 서로 다른 이야기인듯 전개되면서도

아주 밀접하고 부드럽게 연결되면서 전개된다.

그들의 다른 생활방식과 내면의 세계가 세밀하게 묘사되면서

서로 가까워 질 수 없는.

그러나 가족이라는 끈으로 묶여있는 그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가족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동서양을 떠나서 가족이란 물론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서로에게 가장 가깝고 편안한 상대이면서

또 때로는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도 있는 존재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과연 내 가족에게 어떤 의미이며 어떤 존재일까?

 

하는 생각이 꽤 오랜시간동안 내 머리속을 휘젓고 다니며

잠시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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