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멍키 - 혼돈의 시대, 어떻게 기회를 낚아챌 것인가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 지음, 문수민 옮김 / 비즈페이퍼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경영서가 아니라 소설같이 읽히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이야기.


 언젠가 죽으리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깨달았을 때 아동기가 끝난다고들 한다. 스타트업에게도 그와 비슷한 성숙의 순간이 있다. 그런 순간은 회사가 엄청난 성공에 오른 뒤, 창업자가 자신들이 만든 피조물이 유아기를 벗어났음을 깨달을 때 찾아오곤 한다. -p.454


경영서는 어렵다 혹은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다 싶어 자주 접하지 않지만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의 <카오스 멍키>는 이전의 다른 책과 달리 흥미롭게 읽힌다. 무엇보다 기존의 IT업계나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벌리는 일들은 우리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일들이었다. 마치 우리가 태어났을 때부터 있었던 것들을 뒤집어 한번쯤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싶은 그러나 제약조건이 많아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치부되는 것들이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마치 요즘 마술을 부리듯 웹상에서 버튼만 누르면 이미 결제가 끝났다. 짐만 싸서 비행기를 타면 어느 누군가의 집을 나의 집마냥 살 수 있는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모든 여행자는 물론이고, 시간이나 돈에 묶여 여행을 할 수 없는 이들 또한 색다른 여행 풍경에 놀라울 정도로 여행의 판도를 바꿔왔다.


아직도 기기를 통해 글을 읽는 것보다 종이책을 더 좋아하고, 스마트폰에 들어가 웹으로 읽는 기사 보다는 신문의 잉크냄새를 맡으며 글자를 읽어나가는 것을 더 선호한다. 처음 통신기기가 발달되어 손쉽게 이메일을 주고 받았을 때도, 손편지 쓰는 것이 더 좋아 편지를 주고받았지만 이내 시간이 지나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손편지가 아닌 이메일을 쓰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그 것들을 오롯하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궤적은 처음에는 실리콘밸리의 이단아들었지만 우리가 현실적으로 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생각의 벽을 허문 이들이다. 경제의 판도를 벗어나 새로운 개념을 시작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무모하지만 신선하고, 명민하면서도 겁이 없는 이들의 도전은 우리의 삶을 많이 바꿔놓았다.


빠르게 바뀌어가는 판도 속에서 이제는 그들의 무모함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어 업계를 선도하고, 그들을 따라가기 위한 발걸음이 길게 늘어서 있다. 그들은 왜 그토록 무모한 도전을 하며 이단아처럼 우뚝서서 그것을 행했을까? 하는 물음이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의 <카오스 멍키>에 그려져 있다. 다른 분야의 책 보다 더 소설을 더 좋아하지만 이 책만큼은 그 어떤 소설 보다더 소설같은 실화가 담겨져 있다. 그의 글을 접하는 내내 그의 유머와 거칠 것 없는 행보의 발걸음이 너무도 격렬하게 그려져 있어 읽는 내내 시간가는 줄 몰랐다. 본문을 읽기 전에 많은 이들의 명언이나 어록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한번씩 그들의 글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따끔하게 다가온다. 


창업을 시작하는 이들도, 시작한 이들도 수많은 진리와 명언, 해야 하는 일과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머릿속에 그리면서도 그것을 실천하기가 어렵다. 분명 정답을 알고 있는데, 몸과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 것처럼, 그러나 실리콘밸리의 혁명은 알고있는 진리를 행동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아니라고 하는 것들을 넘어서며 하는 것이 그들이 성공한 일이고, 그것이 많은 경쟁자를 뛰어넘을 수 있음을 말하는 책이다. IT업계의 판도 변화가 많이 있었고, 페이스북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손가락과 눈길이 어디에 가고, 오는지 까지의 과정을 재치있게 적어가면서도 날렵한 행보로 걸어가는 이의 발걸음은 확실히 내가 알고 있는 것 이상이었다. 누군가를 주도한다는 것은 남들과 다른 스피드로 발걸음을 걷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혁신이고 많은 이들을 이끌어가는 리더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제1법칙은 페이스북처럼 속도가 빠르고 경쟁적인 직장에서도 통용된다. 즉 내가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도, 그런 척하면 된다. - p.455


시간을 메우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이다. 시간을 메우고, 후회나 자기만족이 꺼오들 틈새를 남기지 않는 것이야말로 행복인 것이다._랠프 월도 에머슨<경험>(p.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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