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히말라야 씨
스티븐 얼터 지음, 허형은 옮김 / 책세상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히말라야를 걸으며 치유의 여정에 오르다.


​<친애하는 히말라야씨>의 저자 스티븐 얼터는 어느날 갑자기 밤에 낯선 침입자들이 자신의 집에 들어와 아내 아미타를 흉기로 찌르고, 그들의 행동을 저지하려는 자신을 무자비하게 때리고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다. 여러군데 자상이 심했지만 그의 기지로 그의 집과 가까운 이웃을 불러냈고, 그는 이내 정신을 놓아버렸다. 심한 자상이 여덞 곳이나 찔렸고 여기저기 상처를 입었지만 다행히 그와 아내 아미타는 목숨에 지장이 없었다. 병원에 있으면서 그는 다친 곳들은 서서히 상처가 아물고 있었지만 피습 이후에는 마음에 구멍이 점점 더 크게 생겨났다. 병원에서 있으면서 그는 범인을 찾기 위해 경찰에 신고 했지만 경찰 또한 범인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아미타와 스티븐 얼터는 퇴원해서 돌아왔지만 낯선 사람을 보면 무섭고, 어딘가 집을 피습해 왔던 낯선 남자라도 보이면 기절할 정도로 움츠러들기 시작했다. 몸은 나아가지만 마음은 점점 어두워지고 행동반경이 점점 좁아지는 것을 보면서 그는 그의 주위에서 항상 가까이에 있던 히말라야에 오르기로 결심한다. 산을 정복하고자 올라가는 것이 아닌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순례길에 오른 그는 울퉁불퉁한 산길을 오르고 또 오른다. 오직 불완전한 산길에서 그가 히말라야를 느낄 수 있는 건 오직 걷는 것 뿐이었기에.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일주일에 몇 번씩 산에 오르지만 산을 정말 싫어하는 나는 가까운 산을 두고도 오르지 않는다. 올라갔다가 내려올 길을 왜 올라가느냐고 반문을 할 때면 등산의 매력을 몰라서 그렇지 정상에 올라갔다 오면 얼마나 상쾌한지 모른다는 답이 들려온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 그 매력을 아직도 느끼지 못하기에 산을 등정하지 않지만 사람이 갈 수 없는 길을 산을 정복하기 위해 가는 산악인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의 여정이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영화 '히말라야'를 보다가 엄홍길 대장의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가 말하길 산을 정복하러 간다는 말을 잘못된 말이라고 했다. 그는 산이 허락하기에 오를 수 있었고, 허락을 하지 않는다면 16좌 등반에 성공 할 수 없다는 말을 들으면서 산을 오르는 것 또한 자연이 주는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티븐 얼터는 히말라야를 걸으면서 산의 등정일기가 아닌 치유의 여정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하게 그의 일화가 아닌 '치유'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그것이 히말라야를 오르는 것과 현재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과도 닿아있다. 글을 씀으로서 그는 끔찍한 트라우마를 조금씩 없애고 있고, 단순히 산을 올랐다고 모든 트라우마가 치유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히말라야를 오르면서 보았던 수 많은 풍경과 자연이 우는 울림, 숨 가쁘게 산길을 걸으면서 느낀 통찰의 시간들이 그의 마음을 조금씩 열게 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 뿐 아니라 순례자들이 걸었던 발걸음이나 지혜에 관한 책이나 명언에 대해 소개하기도 한다. 위험에 맞닿은 순간을 어떻게 지혜롭게 이겨내고 넘어갔는가에 대해. 더불어 인간이란 한 없이 작은 존재이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얼마나 강인해져야 하는지도 그는 설명하고 있다. 하나의 사건이 매개가 되어 필연적으로 히말라야에 오르게 되고, 산을 오르면서 느꼈던 많은 철학과 지혜, 걷는 것에 대한 의미, 돌이표처럼 돌아오는 삶의 깨달음은 다시 무언가를 하고 싶고, 인간으로서 본능적인 욕구가 다시 되살아나는 힘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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