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위한 인간
에리히 프롬 지음, 강주헌 옮김 / 나무생각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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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본주의적인 가치를 생각 할 수 있는 산책.

 에리히 프롬의 책은 제목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의 책을 읽으면 사랑의 모든 기술을 배울 것만 같고, 인간에 대한 실체를 모두 알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를 위한 인간>은 <자유로부터의 도피>의 후속작이다. 이전에 펴낸  책과 중첩된 부분이 많지만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언급되지 않는 주제들을 다뤘다. 그의 저작을 한 번도 읽어보지 않았지만 철학적인 의미를 두고 있는 책이라 한껏 몸에 힘이 들어간 채로 책을 펼쳤다. 혹여 너무 어려워 한 챕터도 못 읽어내면 어쩌지, 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예상 외로 그의 글을 자분자분하게 읽으며 생각을 넓힐 수 있는 부분이 좋았다.


심리학, 윤리학, 인본주의, 윤리적 상대주의를 비롯해 많은 학문과 사상들에 대한 이야기를 오래 전에 손놓고 있다보니 그의 이야기가 쾌속선을 타고 빠르게 질주하지 못했지만 최근 인간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관찰한다. 이전의 시대는 글이나 영화, 드라마를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을 하며 그 시대를 경험하곤 하지만 물질이 풍요롭지 않는 시대였음에도 욕망을 사유화 하기 보다는 양심적으로 그 시대를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서양의 문물과 더불의 경계가 없는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쾌락을 넘어 자본에 종속되어 인본주의적 윤리의 전통을 깨 버린다. 사회에서 사람을 중심으로 보기 보다는 물질적으로 얼마나 갖고 있는 것이 인간의 행복의 수단이고, 성취라고 생각한다.


천편일률적인 경제의 발전이 갖고오는 행복의 잣대는 시간이 흘러 양심과 자기애를 저먼치 버려 버리고, 오직 남 보다 더 많은 것을 거머쥐며 남들보다 우위에 나서기를 소망한다. 그럼에도 인간은 윤리를 뛰어넘고, 인본주의적 가치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은 채 그저 모든 것을 소유 하려는 욕심만 갖고 사는 것 같다. 요즘 티비만 틀었다 하면 흘러나오는 뉴스가 오늘날 우리 사회의 단면을 대변해 주는 것 같다. 사람 위에 사람 없어 평등한 세상은 윤리 교과서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사람들은 심리학 책이 '행복'이나 '마음의 평안'을 성취하는 법을 가르쳐 줄 것이라 기대한다. 이 책에는 그런 비법이 없다. 이 책은 심리학과 심리학의 문제를 명확히 하려는 이론적인 시도다. 다시 말해, 독자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해 의문을 품도록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 - p.10


사회에서 기업에서, 직장 내에서 점점 인격은 작아지고, 물질에 대해 가치를 두는 사회에 대해 에리히 프롬은 다시 삶의 가치를 생각하고, 잊어버렸던 나를, 우리를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스스로 땅 위에 발을 딛고 살 고 있는 나, 생각하는 나, 양심의 나를. 마음의 위안이나 행복을 성취하는 법이 아닌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법을 유도하는 그의 책이 너무나 좋았다. 비록 그의 글 하나하나를 이해 할 수 있는 철학적인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깜냥은 되지 않았지만 오래 전부터 느끼고 생각하고, 잊어버렸던 것들을 다시금 떠올리며 인간의 문제를 한층 더 고찰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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