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오브 컬러링 - 컬러링, 그림을 이야기하다
김정일 지음 / 피치플럼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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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을 칠하면서 더 세밀하게 감상 할 수 있는 컬러링북!


 몇 해전 부터 유행처럼 번졌던 컬러링북을 기나긴 겨울 내내 몇 권의 책을 붙잡고 색을 칠했었다. 어릴 때 하던 놀이인줄만 알고 있었는데 멋지게, 예쁘게 그려진 스케치들의 그림들을 하나 둘 색을 채워 나가니 머릿 속에 떠돌아 다니던 잡생각도 없어지고, 계속해서 그림에만 집중을 하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작업을 계속 해왔다. 그렇게 몇 권의 컬러링북을 완성했고, 특색있는 컬러링북들을 다양하게 만나왔다. 재미도 있고, 시간 가는 줄 몰랐지만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 같아 색을 칠하는 작업을 그만 두었는데 다시금 컬러링북에 빠져 버렸다.


<마스터스 오브 컬러링>은 이전의 많은 컬러링북과 다르게 양장본의 몸피를 갖고 있지만 무엇보다 화집을 보는 것 마냥  그림이 63점이나 묶여져 있어 색을 칠하러 책을 펼쳤다가 나도 모르게 화가와 작품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그림을 하나하나 바라보게 만든다. 이 책의 장점은 많은 명화를 수록해 놓은 것도 장점이지만 컬러링북이기에 기존의 명화를 색을 배제하고 스케치만 옆 면에 도판을  실어놓았는데 그것이 더 명화를 바라보는데 있어 더 세심하게 그림을 바라보게 만든다. 기존에 많이 보았던 명화 조차도 그림 속에 등장하는 새나 모델의 손동작, 풍경들이 다시금 보였다. 화려한 색채 때문에 혹은 화가의 유명세에 놓친 디테일한 선의 묘사가 작품을 다시 바라보게 하고, 간결한 설명이 그림을 더 주시하도록 하는 효과를 주는 책이다.


 

 

그야말로 이 책은 책을 갖고 싶은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책이다. 컬러링북이지만 두터운 종이에 섬세하게 그려진 명화의 스케치에 흠이 될까봐 차마 감히 색연필을 들지 못했다. 보기만해도 아까워 눈으로만 그들의 치마와 얼굴, 머리색, 토슈즈를 칠하며 즐겁게 그림을 즐겼다. 기존에 많은 컬러링북들이 도안도 독창적이고, 점점 나오는 컬러링북 마다 각각의 테마가 멋있었지만 미술공부를 하는 동시에 명화를 재해석 할 수 있고, 다시 볼 수 있는 책은 아직 만나보지 못했던 것 같다. 색을 칠하는 재미도 있지만 명화에 대한 이해, 깊이, 구도, 색감, 화가가 그림을 그리기까지의 수 많은 그의 인생들이 그림과 글 속에 녹아난다.

 

 

 

 

단순한 컬러링북이라기에는 책이 갖는 장점이 너무 많다. 다만, 아쉬운 점은 명화의 크기에 맞게 스케치 도안을 작업한 작품도 많지만 크기를 조절해 스케치를 작게 만든 도안도 있어 색을 칠하는데 있어 더 신경써서 작업을 해야 할 것 같다. 색을 뺀 스케치가 어찌나 간결한 선만 있는지...색을 뺀 그들의 그림이 이토록 단순하고, 복잡하고, 밋밋할 수 있구나 싶기도 하고 때론 너무나 많은 구성에 눈이 핑핑 돌기도 했다.
 

 

책과 함께 정성가득한, 책 속에 수록된 그림이 더해진 32종의 책갈피는 이 책이 얼마나 많은 작품을 수록해놓았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요즘 말로 마스터스 오브 컬러링은 '소장각'인 책이다. 색을 칠하는 것이 아까워 계속해서 쳐다보고 만져보고 얇은 종이를 대고 그려보는 재미가 있는 그림책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그림을 이야기하고 바라본다면 더 동서양의 미술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에 수록되지 않은 수 많은 그림들도 이런 구성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진짜 소장하고 갖고 싶은 책을 만나 들뜨는 마음으로 책을 만났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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