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대제국들
짐 마셀로스 엮음, 박경혜 옮김 / 푸른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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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선택은 좋으나, 중국 최후이자 최강대국이었던 청나라가 빠진 점은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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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파시즘 - 선(禪)은 어떻게 살육의 무기가 되었나?
브라이언 다이젠 빅토리아 지음, 박광순 옮김 / 교양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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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차피 죽는다. 그러니 전쟁터에서 적을 죽인다고 죄가 되지 않는다. 마음껏 죽여라.˝ 2차 대전 당시, 중국으로 떠나는 일본군 병사들에게 어느 일본의 유명한 승려가 한 말이라고 한다. 인명 경시와 허무주의가 일본 제국주의를 부추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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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다니엘 튜더 지음, 노정태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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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월드컵.

 

 국제 스포츠 대회가 난생 처음 우리나라 한복판에서 열린다는 사실에 수많은 사람들이 연일 거리로 뛰쳐나와 환호성을 지르며 응원을 했다. 온 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신이 나서 모든 시름을 잊고 잠시나마 즐겁게 놀았다.

 

 그런데 좀 시간이 가니까 월드컵 응원을 나왔던 사람들을 마치 무슨 몹쓸 범죄를 저지른 파렴치한으로 몰아붙이며 마구 훈계를 하는 분들이 나왔다.

 

 포스트 모더니즘이니 탈민족주의니 무슨 무슨 알아듣지도 못할 베베꼬인 어려운 외국어 단어들을 잔뜩 늘어 놓으면서 일장 훈계를 했다. 한국인은 너무 촌스럽다, 너무 시끄럽다, 왜 이렇게 난리 법석이냐, 월드컵에서 거리 응원은 왜 하냐, 민족주의가 개입된 거 아니냐(그 놈의 민족주의가 지 애비를 때려 죽였냐, 에미를 욕 보였냐? 나참...), 나치와 연관된 거 아니냐, 한국인이 집단으로 정신 나갔다, 히틀러를 뽑아준 독일인이 이랬을 것이다 등등... 별의 별 황당한 상상력을 하며 연일 월드컵 응원을 했던 사람들을 천인공노할 살인범죄자 쯤으로 몰면서 마구 윽박질렀다.

 

 월드컵에서 기쁨을 나타내며 응원을 하는 것조차 죄라는 이 극악무도한 잣대를 들이댄 사람들이 바보이거나 멍청하거나 아니면 아주 정신이 나간 사이코들이었을까? 그렇지는 않다.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 숭고한 정의와 진지한 사명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의 잣대가 너무나 현실과 동떨어져 대중에게 외면을 받았다는 거고.

 

 뭐, 그 분들의 말씀들을 종합해 보면 2002년 월드컵은 전혀 자랑스럽거나 좋은 일이 아니고, 촌스럽고 유치하고 수치스러워서 한국이 전 세계에 대놓고 욕을 먹을 창피한 일이라는 것이다.

 

 근데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의 눈에 비친 2002년 월드컵은 어땠을까? 2002년 그러니까 월드컵 응원이 한창일 때, 처음 한국에 도착한 영국인 다니엘 튜더는 "선진 외국"인 영국에서 온 사람답지 않게, 정 반대로 해석한다. 붉은 티셔츠를 입고 거리 응원을 벌인 한국인들이 너무나 멋지고 아름다웠다는 것이다!

 

 "아니 어째 이런 일이? 정말 세련된 선진국 사람이 맞나? 어떻게 민족주의에 찌든 저질 민족인 한국인을 편들 수 있는 거야?"  

 

 ...라고 누가 생각할 지도 모른다. 뭐, 생각은 자유니까.

 

 한국 특파원을 지낸 다니엘 튜더는 자신과 같은 외국인들, 특히 서양인들이 한국을 보는 시각에 딴지를 건다. 으레 미국과 서유럽에서 온 백인들은 언제나 한국을 깔보면서, 한국이 자신들을 닮아야 한다고 가르치려는 태도를 보이는데, 다니엘 튜더는 그런 모습에 반대한다. 한국은 그냥 한국인들이 알아서 하게 놓아 두라는 것이다. 저기 위에서 언급한 대로 월드컵과 민족주의를 결부시켜 한국인들을 나치 같은 악마로 모는 시각도 따지고 보면 서양이나 일본 같은 선진 외국인들이 언제나 한국을 깔보고 폄하하던 잣대와 같지 않은가?

 

 또한 다니엘 튜더는 한국이 식민지에서 독립한 지 불과 68년 만에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루었지만, 대신 그 과정에서 전통적인 문화인 여유와 풍류를 잃었으며, 한국이 지나친 경쟁 사회가 되는 바람에 사람들이 행복과 기쁨을 놓치고 있다는 안타까운 평도 남겼다.

 

 어쩌면 다니엘 튜더는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알고 사랑하는 외국인일지도 모른다. 한국인도 한국을 온갖 이유로 폄하하고 미워하는 마당에 이런 외국인이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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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 사자심왕 리처드의 반격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글.그림 / 비아북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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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재미있다. 그런데 분량은 좀 적다. 하지만 그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도 남을 재미가 있으니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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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위안부 - 식민지지배와 기억의 투쟁
박유하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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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공산주의가 만인의 적이었다.

 

오죽이나 공산주의가 밉고 두려웠으면 반공강사라는 직업까지 있을 정도였다.

 

한 1980년대까지 실제로 있었지.

 

그런데 1990년대 들어 공산권이 무너지고, 2000년 들어서 김정일이 한국 대통령과 직접 만나 정상회담을 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공산주의에 대한 두려움은 거의 사라졌다.

 

하기야 체제 경쟁에서 한국은 북한을 추월한지 최소한 20년은 넘었으니까...

 

그래서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가 힘을 잃자, 지식인들은 이제 새로운 적을 찾아냈다.

 

군사 독재? 그런 건 너무 많이 떠들어서 좀 식상하고... 새로운 주제를 발굴했으니, 그게 바로 민족주의였다. 정확히 말하면 민족주의에 반대하는 탈민족주의.

 

이 탈민족주의는 내가 기억하기로는 대략 IMF 구제 금융 사태가 벌어진 1997년부터 급물살을 탔다. 그 흐름을 주도한 세력은 한겨레 같은 진보 진영 언론이었고, 시사평론가로 유명한 진중권 씨도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라는 책에서 한국 민족주의를 아주 신명나게 깠지.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이 저지른 민간인 학살(솔까말 이것도 제대로 파고들면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틀린 부분도 많지만)이 공론화되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때도 이 때부터였다.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탈민족주의는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반공주의에 비견될만큼 붐을 이루다가,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주춤해졌다. 권위주의적인 보수 정권이 들어서니까 다들 먹고 살기 바빠서 그런 건지...

 

그리고 탈민족주의의 흐름에서 대두된 의견이 바로 '식민지 근대화론'으로 유명해진 뉴라이트였지. 이들은 그동안 한국인들에게 상식으로 굳어졌던 일제 수탈론 같은 인식들을 반박하면서 일제 시대는 경제 발전이 이루어진 풍요와 행복의 시대였다고 주장했고, 일본군 종군 위안부도 강제 연행 증거가 없다고 했다가 반발을 사고 주춤했지만... 그 이론에 동조하는 자들은 결코 죽지 않았다. 죽기는 뭘 죽어? 버젓이 잘만 살아 있었지...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강제연행 증거가 없다, 위안부들은 높은 임금을 받았다, 일제 과거사 문제는 한일수교에서 다 끝냈으니 더 이상 일본에 책임이 없다... 는 주장은 주로 일본 극우나 아니면 그냥 평범한 일본인들의 인식이다.

 

그런데 한국인들이 계속 이걸 가지고 사과하라 배상하라 하고 하니까 일본인들도 슬슬 짜증이 났나 보다. 고이즈미나 아베 신조 같은 극우파들이 계속 총리로 당선되고 있으니까.

 

이 책도 그런 일본인들의 시각을 거의 다 반영한 책인데, 저자 본인부터가 위안부로 대표되는 한국의 반일 민족주의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감을 가지고 책을 썼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진짜로 말하고 싶은 내용은 요약하면 이거다.

 

"반일 민족주의 나쁘다, 일본 욕하지 마라."

 

그리고 이러한 저자의 본심을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자기의 입맛에 맞는 자료들만 쭉 나열하면서 일본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대신 한국인들의 분노와 비난의 화살을 같은 한국인인 위안부 포주들에게 몽땅 돌리려 애를 쓰고 있다.

 

"한국인 위안부는 일본군에게서 좋은 대접을 받았고, 나름 긍지도 느꼈다."

"위안부 강제 동원 증거가 없다."

"위안부는 어디까지나 한국인 포주들이 모집해서 일본군에게 넘긴 거니까, 일본군이나 일본 정부는 잘못이 없다."

"일제 과거사 문제는 한일수교회담으로 다 끝났다. 더 이상 일본한테 사과나 배상하라고 하지 마라."

 

또, 저자는 중국인과 동남아 및 네덜란드인 위안부를 한국인 위안부와 비교하면서 전자는 강제로 끌려갔지만, 후자는 그런 증거가 전혀 없다고 한다. 이는 위안부 운동 관계자들이 중국과 동남아 위안부와 한국인 위안부 문제를 연계시켜 일본을 압박하는데 대한 고도의 분리 술책이다. 즉, 강제 연행된 중국과 동남아 위안부와 한국인 위안부는 아무런 상관도 없으니까 연계하지 마라는...

 

근데 저자의 주장인 '위안부는 어디까지나 조선인 포주들이 주범이고, 일본 정부나 군부는 잘못이나 책임이 없다.'에서 근본적인 토대가 잘못된 건 아닐지? 이 책이 나오고 바로 직후에 <일본군 위안소 관리인의 일기>란 책이 번역되었는데, 일제강점기에 일본 군부가 조선인 위안부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했다는 사실과, 이들을 성노예로 삼으며 철저히 관리,통제 했다는 사실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즉, 위안소 업자들이 영업을 위하여 위안부들을 데리고 일본군 부대를 쫓아다닌 것이 아니라, 일본군 부대들이 군의 하부조직으로 편성된 위안소와 위안부들을 전선으로 끌고 다녔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긴, 조선인 포주들이 위안부들을 데려 와서 싫다는 일본 군부한테 억지로 떠넘겼겠나?

 

뭐, 좋다. 위안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건 그건 개인의 자유다. 어떤 뉴라이트 회원은 "위안부는 일본군만 한 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비슷하게 다 했는데, 왜 일본만 욕하냐?"라는 말도 했으니까.

 

그런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온갖 딴지를 걸며 일본을 쉴드쳤다면, 그런 방식으로 베트남 전쟁에서 있었던 한국군의 학살 문제도 함께 다룰 수 있지 않을까?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베트남전의 한국군 학살 문제도 지나치게 부풀려지거나 과장된 점도 많으니까. 한일수교회담으로 일본 정부의 법적인 문제가 해결되었다면, 한국군이 파병되었던 남베트남 정부의 소멸로 인해 한국 정부는 법적으로 현 베트남에 대해 어떠한 보상이나 사과의 책임도 없다. 그러니 더 이상 베트남전 학살 문제로 한국을 비난하는 '반한 민족주의'가 판을 쳐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하여간 어딜가나 그 놈의 민족이 문제야. 민족과 민족주의만 없어지면 이 세상은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고 젖과 꿀이 넘치는 유토피아가 될 텐데... 라는 생각은 나도 예전에 했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안 한다. 그건 사유재산 제도만 없어지면 세상이 낙원이 된다고 믿었는 공산주의자들의 망상과 같은 수준이라는 걸 깨달았으니까.

 

 

추신: 그런데 그 놈의 민족주의가 지 애비를 때려죽였냐, 에미를 욕보였냐? 왜 다들 민족주의를 못 까서 안달이지? 민족주의 까면 그냥 멋지고 쿨해 보이나? 그게 유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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