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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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안봤기 때문에 비교는 불가능 하지만, 그래도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재미있는 글을 쓰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기 때문에 재미있을 거라고 예상됐다. 그리고 그 책을 바탕으로 한석규,손예진,고수의 연기가 더해지면 재미있는 작품이 탄생할거라고 생각됐다.  

감독의 인터뷰를 보니 "소설은 너무 건조하고, 스릴러에 초첨이 맞춰져 있다. 그 관점으로 보면, 영화 '백야행'은 두 남녀의 멜로가 강조된 신파다. 그냥 독립적인 하나의 창작물로 나름의 색을 가진 작품으로 봐주길 기대한다." 고 했는데 그 말대로 이 영화는 손예진과 고수의 불안전하고 안타까운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청초하고 예쁘고 차가운 느낌의 미호를 손예진씨가 했는데, 여자가 봐도 치명적인 아름다움에 빠질수 없을것 같았다. 마치 인간이 아닌 것처럼, 흐트러지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그녀. 결혼하게 될 남자와의 베드신에서 그녀는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것 처럼 행동한다.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그녀가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요한(고수)이기 때문이다.  

함께 하고 싶지만 그럴수 없는 운명의 미호와 요한. 미호는 요한이 일하는 곳 맞은편 까페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런 미호를 가끔씩 쳐다보는 요한과 그의 시선을 느끼는 미호. 서로의 곁을 맴돌지만 결코 말을 섞지도 얼굴을 가까이 하지도 않는다. 철저한 남처럼 행동하는 그들의 기막힌 사연은 14년전에 발생한 불행한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요한의 아버지가 누군가에의해 잔혹하게 살해되고, 경찰은 용의자로 내연녀인 미호의 엄마를 의심한다. 하지만 미호의 엄마가 자살을 하게 되고 이 사건을 맡았던 형사 동수는 자살 현장 사진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한다. 자신의 의심을 확인하려는 그는 요한의 아버지가 죽었던 장소로 친아들을 데려와 도움을 받는데, 뜻하지 않은 사고로 아들을 잃어버린다.  

아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자책감은 그를 폐인으로 만들었고, 이 사건에 집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요한의 주변인물이 살해를 당하는 사건을 시작으로 그는 다시 14년전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그리고 미호와 요한의 끝을 모르는 범행은 수위가 더 높아지고 있다. 자신들에게 위험한 상황들이 벌어져도 멈출수 없게 되는 그들. 특히 미호에게 그만 하라고 말하는 요한의 절규속에서 고통이 느껴진다. 그의 말대로 '그때 너를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비극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미호에게 요한은 지옥같은 삶을 끝내게 해줬지만, 요한은 미호로 인해 14년동안 빛 한줄이 들어오지 않는 어둠속에 갇혀있었다. 그 어둠이 끝나는 날, 그들은 새로운 인생을 살수 있을테지만 과연 행복하기만 할까? 그러기엔 너무 많은 피를 손에 묻혔고, 큰 고통을 받았다.  

그들의 안타까운 사랑이 조금 느껴지기는 했지만, 아쉽게도 온전히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재벌총수 승조의 비서실장 시영(이민정)의 역할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연기는 둘째치고라도 마치 경찰처럼 사건을 파고드는게 개연성이 떨어져 보였다. 미호와 요한 사이에서 부유하는 형사 동수의 캐릭터는 안쓰러워 보일 정도였다. 혼자만 다른 장르에 있는 듯한 모습이랄까. 가장 안타까운 캐릭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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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프레지던트 - Good morning, Presi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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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장동건,고두심씨 순으로 대통령이 되는데 인간적이고 소탈한 모습을 보여 다가가기 어려운 대통령이 아닌, 나와 별반 다르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한 영화. 특히 이순재씨가 분한 대통령 김정호는 지극히 인간적이다. 244억 로또에 당첨 된후 이 돈을 가지고 뭘 할까 즐거운 고민을 하는 모습이 말이다. 하지만 대통령에게 고민이 하나 있었으니, 그건 국민들 앞에서 자신이 복권에 당첨되면 불우한 이웃을 위해 쓰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진심도 있었겠지만 대부분 이런 공식석상에서 하는 말은 빈말에 불과할때가 많다. 서로 듣기에도 좋고 이미지에도 좋은 기여를 하니 말이다. 게다가 그 힘들다는 로또 1등을 한번에 당첨될줄 누가 알았겠는가! 

로또 추첨 방송을 보다 1등에 당첨된 걸 알고 기절한 대통령. 내막을 알리없는 사람들과 언론은 대통령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생각하고 여러 추측성 기사와, 온 나라가 시끌벅적하다. 인간이기데 돈에 욕심은 나지만 더 나은 선택을 하게 되는 김정호 대통령. 영부인과의 귀여운 말다툼이 정겹게 느껴진다. 나 라도 남편이 244억이라는 돈을 아무런 상의없이 전액 기부 한다면 속상할 테니까.  

뒤를 이어 장동건이 맡은 차지욱이 젊은 대통령이 된다. 아들이 있는 싱글 파파인 그는 준수한 외모와 젊은 혈기로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한반도에 위협이 되는 일들이 벌어지며 많은 고심을 하게 되는데 당당하고 자신있는 발언은 서슴치 않는다. 일본 대사와의 인터뷰 장면은 대사가 오글거리긴 했지만, 차지욱의 반듯한 캐릭터를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러던 어느날, 한 청년이(박해일의 깜짝 출연) 대통령의 신장을 자신의 아버지에게 달라는 퍼포먼스를 하게 된다. 이 일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고, 정치적인 쇼가 필요했던 대통령의 측근은 검사만 해보자고 대통령을 설득한다. 세상에서 주사맞는게 제일 싫은 대통령. 하지만 쇼를 떠나 한 사람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신장을 기꺼이 청년의 아버지에게 준다. 대통령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인데 너무 쉽게 처리돼서 판타지처럼 느껴졌다. 현실에선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차지욱이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김이연은 한채영씨가 맡았는데, 비중이 적어서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대통령은 첫 여성 대통령 한경자 이다. 그의 남편은 첫 영부군이 되었는데, 처음이라 그런지 모든 일이 쉽지 않다. 영부인이 해왔던 일들을 남자인 그가 해야하고, 친구를 만나는것도 허락을 받고 해야 했다. 아내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주는 일은 할수 없으니 행동거지를 조심해야만 했다. 하지만 어디 그게 쉬운가? 동창회에 나갔다가 술취한 친구들을 청와대로 끌어들여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나중에 부인과 살 요량으로 시골 땅을 산게 하필이면 정책적으로 중요한 땅이라 투기 의혹을 받게 됐다. 부인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피해를 준 그는 결국 이혼이라는 결심을 하게 된다.  

이래저래 마음이 심란한 대통령 한경자가 찾아간 곳은 청와대 주방이었다. 주방장은 그전에 모시던 김정호,차지욱 대통령의 고민을 잘 들어주고 의외의 해답을 알려주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한경자 대통령과 말을 하며 깨달음을 줬고 결국 해피엔딩을 이끌어 낸다.  

장진 감독의 유머가 예전보다는 순해져서 톡톡 튀는 맛은 거의 없었지만, 착하고 행복한 이야기라 보는 내내 즐거웠다. 정치인들의 이야기 같지 않아서 더 좋았던것 같다. 현실은 팍팍하고 징글징글 하니 말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에게도 이런 대통령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런 대통령이 두 분 계셨지만 그게 행복한 것인지를 너무 뒤늦게 깨달았다. 이번 대통령을 겪으면서 더 간절해졌다. 친근한 대통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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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프레지던트 - Good morning, Presi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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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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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시스터즈 키퍼 - My Sister's Kee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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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반짝반짝 빛나는 역할만 할 것 같았던 카메론 디아즈가 세 아이의 엄마 역할로 나타났다. 아픈 아이를 위해 무엇이든 불사하는 강인한 엄마로 말이다. 화장도,멋진 의상도 없지만 그녀의 또다른 변신을 본것 같아 좋았다. 여기에 알렉 볼드윈, 제이슨 패트릭, 아비게일 브레슬린, 소피아 바스실리바 등등 멋진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서 더 감동적이고 진한 여운을 느낄수 있었다.  

부모는 백혈병에 걸린 딸을 살릴수 있다면 0.01%의 가능성이라도 붙잡기 마련이다. 어느 부모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두살배기 딸 케이트가 희귀성 백혈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은 순간, 브라이언과 사라는 의사에 권고에 따라 맞춤형 아기를 만든다. 그 일이 비윤리적이라 하더라도 그건 제 3자나 할수있는 말이다. 막상 자신에게 이런 일이 닥치면 윤리,도덕의 고귀한 정신보다는 내 아이의 목숨이 시급할 테니까.  

하지만 맞춤형 아기로 태어난 안나의 입장을 생각하면 참으로 가엾고 안쓰럽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나레이션대로 대부분의 아이들은 우연한 기회에,혹은 시덥지않은 사건으로 태어나게 된다. 하지만 안나는 분명한 목적을(언니를 살리기위한) 가지고 태어났다. 그리고 그 목적대로 안나는 끊임없이 언니 케이트를 위해 주사를 맞고 수술대에 올랐다. 그런 안나가 이제는 더이상 할수없다고 선언한다. 자신의 몸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엄마를 상대로 소송을 건다.  

엄마 사라로선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안나는 그동안 잘해왔고 언니 케이트를 사랑했다. 이 소송이 케이트를 죽음으로 이끈다는걸 잘 알면서도 벌인 일이라는게 믿어지지 않았다. 배신감도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빠 브라이언은 안나의 입장을 이해해준다. 안나의 권리가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엄마와 딸의 소송은 큰 다툼으로 이어질 뻔 하지만 영화에선 원만하게 풀어지는것 같다. 소송 대상자가 가족이기 때문에 한 집에서 생활했고, 그로인해 갈등이 많이 생길거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소송때문에 불거지는 말다툼은 적었고, 오히려 케이트와 다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많았다. 마치 소송은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원작에선 더 심도있게 다뤄지지만 영화에선 케이트 위주로 이야기가 돌아가서 그런것 같다.

그동안 케이트의 병 때문에 가족의 모든 관심은 케이트로 갈수밖에 없었고, 그로인해 안나와 오빠 제시는 상대적으로 외로워했다. 책에서와는 달리 제시의 비중이 적고 캐릭터가 약간 다른데, 그래도 영화에서 잠시나마 제시의 방황이 그려진다.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무턱대로 바라보며 시간을 보낸뒤 늦은 시간에 집으로 오는데, 불쌍하게도 아무도 제시의 외출을 알아채지 못한다. 그렇다고 모든게 케이트의 잘못은 아니다. 케이트 또한 너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케이트는 첫사랑을 한다. 자신과 똑같은 처지의 소년과 말이다. 첫 키스를 나눌때 약 맛이 느껴지고, 항생제 때문에 토하는 모습을 스스럼없이 보여줄수 있는 사이다. 가족이 줄수없는 또 다른 사랑을 준 소년. 그러나 이 만남은 오래가지 않았다. 둘은 다른 아이들처럼 건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별은 예상됐지만 너무도 갑작스러웠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공평하게 다가오지만 어느 누구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특히 가족들은 더 그렇다. 어떻게 해서든 케이트를 살리고 싶었던 사라의 욕심을 탓할순 없다. 나라도 그렇게 했을테니까. 자신 때문에 가족들이 힘들어하는걸 지켜봐야만 했던 케이트의 삶도 짠하다. 위태로운 가족을 지켜봐야 했던 아빠도, 제시도 안나도 모두다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그만큼의 값지고 좋은 추억과 시간을 가졌다. 그들에겐 같이 있는 1분 1초가 너무도 소중했을테니까. 원작과는 달리 따스하게 끝나서 조금은 위로(?)가 됐다. 다 함께 스티커 사진을 찍고, 바닷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장면이 계속해서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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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내 곁에 - Closer to Heave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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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건 김명민은 죽을만큼 살을 뺐구나, 하지원은 사랑스럽게 캐릭터를 잘 소화했구나, 대본의 식상함과 밋밋한 연출이 배우들의 열연을 망치는구나 였다. 참으로 아쉽다. 루게릭병에 걸린 남자와 장례지도사의 사랑을 다룬 영화인지라 신파적인 분위기는 어찌보면 당연했고 예상이 됐다. 치유될수 없는 병이기 때문에 조그마한 희망조차 없었고, 그저 한 남자와 여자의 사랑만 있을 뿐 이었다. 이런 소재를 과연 감독이 어떻게 보여지는지에 따라 영화의 완성도가 달라지는데 이번 영화는 간을 못 맞췄다. 밍밍한 맛만 있을 뿐.    

그리고 주연배우들의 이야기 외에도 입원실에 있는 환자와 가족들의 상황이 곁들여져 나온다. 트리플악셀을 시도하다(웬 트리플악셀인지...) 하반신 마비가 된 피겨선수, 식물인간이 된 아내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남편, 오랫동안 남편의 병수발을 든 할머니, 형의 병 때문에 퇴직금까지 병원비로 다 써서 힘든 동생 등등. 짤막하게 이들의 아픔이 나오는데 너무 겉핥기식으로 보여줬다. 그나마 피겨선수가 종우와 티격태격 하면서 비중있게 나오고 가장 적게 나오는건 형을 돌보는 동생의 이야기였다. 병원비가 없어 퇴원을 강행하려고 의사에게 말하지만 들어주질 않고, 그런 소동을 듣고 있는(듣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형의 모습이 비춰지는데 그걸로 이야기가 끝이었다.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

어머니의 장례식 날 종우는 장례지도사로 온 지수를 만난다. 지수는 그를 몰라보지만 종우는 어린 시절 동네에서 함께 자란 지수를 한눈에 알아본다. 그 첫 만남에서 종우는 지수에게 일종의 프로포즈를 한다. 자신의 몸도 못 가누고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남자가 여자에게 사귀자고 한다. 어찌보면 무모한 행동이었다. 내가 만약 지수라면 종우의 프로포즈에 쉽게 응할수 없었을 것이다. 처음부터 사랑을 느낀것도 아니고, 아픈 사람을 사랑한다면 결국 보내줘야 하는 고통을 겪을 테니까. 하지만 이 둘, 평범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연애를 하고 사랑을 시작한다.  

하지원이 연기한 캐릭터가 참 매력적이었다. 전 남편이 장례지도사인 지수의 손을 '시체 닦는 손이라 싫다'라고 했고, 그녀는 그 말로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종우는 지수의 손이 착하고 예쁘다고 했다. 그 말이 그들의 관계를 한걸음 발전시킨 듯 둘은 사랑을 하고 조촐한 결혼식을 올린다. 종우가 입원을 해 신혼방을 병실에 차리게 됐지만 그래도 행복해한다. 12세 관람가인데 수위가 있는 베드신이 나와서 놀랐고 불필요한 장면이 아닌가 싶었는데, 지수가 임신을 원하는 장면이 이어져서 이해가 됐다. 종우의 죽음이 임박해올수록 지수는 아이를 더 갖고 싶었을 것이다.  

지수의 헌신적인 간호가 이어지지만 종우의 상태는 점점 악화된다. 그리고 종우의 기분도 수시로 바뀐다. 의사는 그런 종우의 상태가 병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종우의 변덕스러운 요구와 짜증은 지수를 힘들게 한다. 종우의 심정이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다. 지수의 도움없이는 아무것도 할수없는 상황, 모기가 얼굴에 달라붙어 피를 빨아도 손을 휘휘 저을수 없는 처지이니 오죽 슬프고 힘들겠는가. 오직 눈동자만 움직일수 있으니 얼마나 걷고 뛰고 싶겠는가. 지수에게 전화를 걸수조차 없는 몸이다. 그래서 종우는 지수에게 부탁한다. 자신을 그만 보내달라고.. 

어찌보면 참 야속한 사람이다. 짧은 사랑 후에 긴 이별의 슬픔을 지수에게 안겨주었으니 말이다. 사랑을 먼저 시작해놓고 이제는 먼저 가겠단다. 그들의 미래가 어떨지 잘 알면서도 사랑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이별은 감내하기 힘들다. 하지만 아마 후회하진 않을것 같다. 종우의 마지막 가는 길을 손수 정성들여 준비하는 지수의 손은, 종우가 말대로 참 아름답고 예뻤다.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의 손으로 수의를 입혀주고 화장해주는 그 모습이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영화 "파랑주의보"에서도 할아버지가 된 장례사가 죽은 첫사랑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직업이 주는 큰 슬픔이자 축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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