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라인 - Sky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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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2012》제작진의 초대형 블록버스터 라는 포스터 글귀가 민망해지는 영화이다. 《2012》도 만만치않게 엉성한 스토리를 자랑했지만 그래도《스카이라인》과 같은 선상에 올리는건 억울할 정도이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스토리는 제쳐두고 CG에 물량공세를 퍼부으면 주력했다. 덕분에 우주선과 괴물 등의 볼거리는 충분했지만 그에 비해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너무도 빈약해서 균형이 맞지 않아 보인다. 후속편이 나올것 같은데, 만약 안 나온다면 이 영화의 결말은 올해 본 영화중 가장 황당할 것 같다. 결말에서 남녀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극적이기 때문에 후속작을 재미있게 풀어간다면 1편보다는 훨씬 나을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에 나오는 외계생명체는 어느 날 갑자기 지구에 나타나 인간들에게 푸른 빛을 쏘아 우주선으로 데려간다. 일단 푸른 빛을 쏘이면 강력한 힘이 느껴져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계속 보게 되고 결국엔 빨려 들어가게 된다. 얼굴이 긴 남자주인공 제로드와 여자친구 일레인은 잘나가는 친구 테리의 초대를 받아 난생 처음 호화로운 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파티는 오래가지 않고 둘은 임신과 일 문제로 다툼을 벌이게 된다. 그리고 그날 새벽, 눈이 부실만큼 푸른 빛이 창문 틈으로 새어 들어오고 일행 중 한명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일이 벌어진다.   

제로드도 상황을 보기위해 창문 근처에 있다가 빛에 빨려 들어갈뻔 했지만 다행히도 일행의 저지로 목숨을 구하게 된다. 대체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건지 정신을 차릴새도 없이 푸른 빛과 외계 생명체의 공격을 받게 된 주인공들. TV를 틀어봐도 상황을 알수 없는 재난이 발생한 것이다. 빛에 쏘인 이후로 자신의 몸에 이상이 느낀 것을 알았지만 임신한 일레인을 지켜야하는 제로드는 이 빌딩에서 탈출해 안전한 곳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이들을 공격하는건 신비스러운 푸른 빛이 전부가 아니었다.   

도시 곳곳에 주둔한 우주선에서 나온 외계 생명체와 기계는 숨어있는 인간들을 하나하나 찾아내 잡아간다. 더 끔찍한건 외계생명체가 움직일수 잇는 원동력이 바로 인간의 뇌 라는 것이다. 인간을 뇌를 이식하면 다시 살아날수 있는데, 이들의 침공 목적이 뇌를 구하기 위해서는 아닐까 생각된다. 왜 굳이 힘들게 지구까지 와서 인간의 뇌를 자원으로 사용하는걸까 라는 의문점이 든다. 진보된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더 좋은 에너지원을 찾을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지구침공의 더 큰 목적이 있는걸까? 

아무튼 가만히 앉아서 당할순 없었던 제로드와 친구들은 빌딩 밖으로 나가지만 오히려 더 큰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제 이들이 할수 있는건 외계생명체가 자신들을 발견하지 않고 이 모든 상황이 무사히 끝나기만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정부의 반격이 시작되지만 그마저도 통하지 않은 절망적인 상황이니 말이다. 그래도 주인공들 이니까 설마 죽기야 할까, 이 상황을 빠져나가 살아남는 방법을 찾겠지 싶었는데 의외의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다. 황당하지만 기발한 내용이라 그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는데 상영이 종료됐다. 2편이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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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 No doubt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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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선과 악이 뚜렷하게 분리되는걸 좋아한다. 그래야 선이 악을 물리치는 결말에 조금의 찜찜함도 없이 통쾌함을 느낄수 있으니 말이다. 범죄자는 반드시 죄가 있어야 하고, 관객은 당연히 피해자의 심정으로 영화를 봐야만 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시종일관 누구 편에 서야할지 망설이게 한다. 처음엔 당연히 충식의 입장에서 보다가, 계속 당하기만 하는 세진이 안되기도 하고, 또 세진이 진짜 범인 같은 정황에 충식의 분노가 이해가 되는 등 점점 누구에게 감정이입을 해야 할지 모르게 된다. 그러다 깨닫게 되는건, 이 영화는 그렇게 간단하게 볼수 있는게 아니라는 것 이다. 영화의 제목처럼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낳은 광기와 편견에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 우리는 충식과 경찰, 마을 사람들을 비난 할수 있는가. 우리는 그렇지 않을거라고 확실히 답할수 있는가. 

여자아이가 실종됐고 우연히도 새로 이사온 총각이 아동 성범죄 전과가 있다는게 밝혀졌다. 경찰은 날마다 찾아오는 충식(김태우)에게 넌지시 그 사실을 알려준다.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경찰의 부주의함은 아이를 잃어버려 제정신이 아닌 충식에게 복수해야 할 가해자를 만들어 줬다. 세진(이정진)이 이사오기 전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이젠 사랑하는 딸이 실종됐다. 이걸 단순한 우연이라 치부하고 무시하기란 쉽지 않다. 최근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아동성범죄 사건을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추악한 습성을(평생 고칠수 없다는걸) 알고 있었다. 세진이 멀쩡한 청년인줄 알았는데 아동 성범죄라는걸 알게 된 후의 사람들의 반응은 경악 그 자체였다.

확실한 증거가 없어도 여자아이의 실종, 이웃의 성범죄자 이 두가지 사실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결과가 도출된다. 세진이 유죄냐 아니냐를 가늠하는것은 더이상 필요치 않다. 아이를 잃은 아비에겐 울분을 토해낼 가해자가 필요했고, 경찰에겐 범인이 필요했고, 이웃들에겐 확실한 답이 필요했다. 조용한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 가해자 가족을 이 곳에서 쫒아내기만 하면 다시 평화로운 곳이 된다고 믿으며 말이다.  

조용히 살고싶었던 세진의 바램과는 달리 마을 사람들은 이 가족을 멀리하기 시작한다. 충식은 세진의 전과를 프린트해 마을 곳곳에 붙이고, 주변을 서성이며 가만두지 않겠다는 엄포를 놓는다. 키우던 개를 죽이고 세진을 물속에 처박아 놓기도 한다. 세진이 고소한다면 할 말 없을 정도로 괴롭히지만 마을 사람들과 경찰은 오로지 충식의 편이다. 그는 아이를 잃은 아비가 아닌가. 그리고 이 모든 난동에도 세진이 아무 항변도 하지 않는다는건 켕기는게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세진의 상황보다 더 끔찍했던건 세진 가족, 특히 유치원 선생님인 누나의 처지였다. 세진의 범죄 때문에 살던 곳을 떠나 이 마을로 오게된 가족은 또 한번 세진으로 인해 고통을 받게 됐고, 그건 누나 인희에게 참을수 없는 것 이었다. 자신이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엄마를 따라 이곳으로 왔고, 좋아하는 유치원교사 일을 하며 마음을 잡고 있는데 또 다시 같은 일이 발생해 해고될 위기에 처했으니 그 마음이 어떻겠는가. 아들을 감싸는 어머니를 이해할수도 없고 더이상 참을수도 없다. 동생의 더러운 범죄 때문에 모든 걸 잃어야 할 처지에 놓은 인희는 결국 가족 곁을 떠난다. 체념한 듯 "내가 졌어"라고 말하며 짐을 꾸리는 그 모습에서 가해자 가족으로 살아야 하는 고통이 느껴진다. 같은 핏줄이라는 이유만으로 당해야 했던 불이익과 편견에 더이상 맞설 용기도 힘도 사라진 그녀였다.  

영화 속 경찰들이 좀 더 유능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작은 동네라 피해자와 오래 알고 있는 이웃이니 사건 정보도 쉽게 알려주기도 했고, 충식이 세진에게 해코지를 해도 제재를 가하거나 진정시키지 못했다. 모든것을 잃어버린 사람은 무슨 짓이든 할수 있다는걸 염두해 뒀어야 했다. 그리고 범인을 잡기위한 증거를 좀 더 발빠르게 채집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다양한 요인을 추리하고 용의자를 선별하는게 아니라 처음부터 딱 한명의 범인을 정해놓았기에 넓은 시야를 가질수도 없었다. 문형사의 "범인을 잡고 싶은거에요? 아니면 그놈을 잡고 싶은거에요?"가 모든 상황을 정리해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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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 No doub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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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던져주는 질문에 선뜻 대답할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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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 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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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윌리스 하면 액션 영화이다. 나이가 들어 얼굴에 주름이 깊게 패이고 근육이 쪼그라들어도 브루스 윌리스를 액션 영화가 아닌 장르에서 본다는건 상상도 할수 없다. 그렇다고 젊은 액션배우들과 경쟁하기 위해 보톡스를 맞으며 발버둥치는 모습은 보고싶지 않다. 세월이 흘러가는대로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고, 그 나이에 맞는 액션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떠오르는 액션 스타들도 좋지만, 아무래도 젊은 시절부터 함께 해온 배우에게 애정이 가는건 어쩔수 없다. 더 이상 날쌘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도 "난 아직 죽지 않았어!"라고 외치는듯한 브루스 윌리스의 액션 영화《레드》. 보통 이상만 해줘도 즐겁게 볼수 있을것 같았다. 

CIA 최고의 특수요원 프랭크(브루스 윌리스)는 이제 은퇴해 연금이나 타 먹는 신세이다. 워낙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을테니 범죄와는 상관없는 평온한 날을 즐길법도 한데 그의 일상을 쫒아가보면 시체놀이나 다름이 없다. 하루동안 말한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고 언제나 혼자 일어나 밥먹고 쉬고 자는게 전부이다. 그는 이웃과의 소통도 별로 없고 취미생활을 함께 할 친구도 없는 외로운 중년일 뿐이다. 세계 이곳저곳을 누비며 임무를 수행했던 화려한 과거와 너무도 대비되는 이 생활이 얼마나 지겨울까.그런 프랭크에게 유일한 낙이라고는 연금 회사에 전화를 해 담당 직원 사라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제때 도착하는 연금수표를 찢고나서 "수표가 안 왔어요"라는 핑계를 대며 통화를 하는데, 그녀도 싫지 않은 분위기다. 한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채 서로에 대한 궁금증을 키워나가는 두 사람. 그런데 뜻하지 않는 사건으로 인해 두 사람은 멋진 첫 만남 대신 인질극(?)을 벌이게 된다.  

다른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CIA 최고 요원은 결코 평화로운 은퇴생활을 즐기지 못한다. 실력이 너무 뛰어났기에 적도 많았고, 윗선에서 위험인물로 취급해 처리하려고 하니 말이다. 프랭크 또한 CIA에 의해 제거될 처지에 놓였고, 이유도 모른채 쫒기게 된다. 할일 없어 보이던 중년의 아저씨는 이제 명민하고 두려울것 없는 요원으로 변신했으니 오랜만에 맛보는 희열이었을지 모르겠다. (목숨이 걸려있는 위험한 상황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동료들과 오랜만에 만나니 살아있다는 기쁨도 느꼈을지도.   

말기암 진단을 받고 요양원에서 생을 마감하려고 하는 조(모건 프리먼), 폭탄전문가이자 엉뚱함으로 한시도 긴장을 늦출수 없게 만드는 마빈(존 말코비치),남자 못지 않는 실력을 갖춘 킬러계의 멋진 대모 빅토리아(헬렌 미렌)이 프랭크와 함께 한다. 그리고 자신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된 사라를 지켜주며 자신을 제거하려는 이들을 없애기위한 계획을 세운다.  

아직도 로맨스 소설을 읽으며 가슴 설레어하고 스파이 같은 영화,책 속 주인공에게 이끌리는 사라는 프랭크가 CIA 전 요원이라 밝히자 믿지 못한다. 오히려 다짜고짜 자신을 납치한 그를 사이코 범죄자로 여겨(누구라도 그럴테지만) 도망치려 하는데 나중에 그가 한말이 사실임을 알고 쫒기게 되자 금세 프랭크에게 푹 빠져든다. 얼마전 읽은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과 같은 상황에 처했으니 두려움 보다는 짜릿한 즐거움이 더 컸다. 프랭크는 자신을 든든히 지켜주는 남자주인공, 연금회사 직원으로 평범한 삶을 살아오던 자신은 적들에게 쫒기는 여주인공이 되었으니 말이다! 처음엔 대머리 라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제 프랭크에게선 연금 수표가 안들어왔다고 전화를 하는 아저씨의 모습은 없었다.    

자신들을 죽이려고 하는 새파랗게 젊은 후배들과 싸움을 벌이면서도 오히려 승리를 이끌어내는 프랭크 사단. 손을 놓은지 오래됐음에도 전설은 전설인 모양이다. 오랜 앙숙이었던 러시아 대사를 만나 도움을 요청하고 CIA 건물에 들어가 원하는 정보를 손에 넣고 배후까지 쉽게 알아낸다.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희생을 감수해야 했지만, 노익장을 과시하는 이들의 반격은 시원스럽기만 하다. 특히 홍일점인 빅토리아(사라는 총 한번 쏘지 않고 그저 따라다니기만 하니)의 카리스마는 굉장한데, 우아한 복장으로 총을 쏘는 장면을 보면서 이 영화의 액션 주인공은 빅토리아가 아닐까 싶게 만든다. 저절로 누님 소리가 나오게 만든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함께해서 더 즐거웠던 영화가 된 것 같다. 스릴넘치고,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고 본 사람에겐 맥 빠질수 있지만 오히려 이렇게 귀여운(?) 액션 영화가 보고싶을때가 있다. 그 주인공들이 좋아하는 배우들이 대거 나온다면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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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닛 51 - Planet 51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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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엄청나게 먼 외계에 '플래닛51'이라는 행성이 있다. 그들의 생김새는 '슈렉'처럼 온 몸이 초록색이고 '곰돌이 푸'처럼 상의만 입고 있으며 머리엔 안테나처럼 보이는 지느러미가 솟아나 있다. 확실히 귀엽다거나 호감으로 보이진 않는다. 어떻게 보면 징그럽기도 한데 그래도 익숙해지면 귀엽게도 보인다. 오히려 에이리언을 닮은 애완견이 더 무섭다.  

'플래닛51'의 주민들의 삶은 우리와 똑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주의 생명체는 오로지 자신들 뿐이라 믿고, 혹여 있을지 모를 미지의 외계인이 행성을 침공할거라는 막연한 두려움도 갖고 있다. 흉측하게 생긴 외계인이 레이저를 쏘고 자신들의 마음을 조종하며 뇌를 꺼내 먹고 정복하기 위해 올거라는 생각은 영화로까지 제작돼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 아마도 유일한 오락거리인것 같은 외계인 침공 영화는 주민들에게 스릴과 재미를 안겨준다. 그런데 은연중에 품은 두려운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   

이 행성에 생명체가 있을거라고는 생각지 못한 지구인 우주조종사 척은 보무도 당당하게 '플래닛51'에 도착한다. 그리고 엄숙한 음악을 자체 배경음악으로 삼고 미국 국기를 장엄하게 푹 꽂는다. 이제 남은건 지구로 돌아가 영웅대접을 받는 것 뿐이다. 생각만해도 좋을 그 순간, 척은 자신이 국기를 꽂은 곳이 초록 외계인들의 정원 이라는걸 알게 된다. 한 명도 아닌 수십명의 외계인을 만났으니 척이 놀라서 도망치는건 당연하다. 하지만 더 놀란건 '플래닛51'주민들 이다. 자신의 집 정원에서 맛있는 바베큐 파티를 준비하던 어른들,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아이들이 갑자기 하늘에서 우주선이 내려오고 괴상한 차림새를 한 외계인을 만났으니 놀라지 않았겠는가. 영화를 비롯한 각종 언론과 전문가로부터 외계인이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지를 세뇌당했으니 더더욱 그랬다.  

영화는 '미지의 생명체'를 대하는 인간의 불안함과 두려움을 소재로 했다. 드넓은 우주에 생명체가 또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그래서 UFO나 인간의 힘으론 할수없는 미스터리한 일들을 외계인과 연관시키고, 영화 등을 통해 상상력을 꽃피워왔다. 때로는 외계인을 인간을 몰살시키려는 사악한 존재로, 또 한편으로는 ET처럼 친구가 될수 있는 선한 존재로 말이다. 어떤 모습이던지 인간은 외계인에게 두려움과 호기심을 두루 가지고 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이건 외계인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그들도 지구라는 행성에 대해, 인간의 삶에 대해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저들이 우리를 잡아 먹진 않을까, 친구가 될지 적이 될지 지켜보자 등등의 의견이 있을 것이다.  

지구인 척에게 '플래닛51'주민들은 초록색의 외계인 이지만, '플래닛51'에선 척이 해괴한 복장을 하고 희한하게 생긴 외계인 인 것이다. 이런 발상은 신선하게 느껴지고 그래서 초반엔 재미가 있었다. 척의 등장으로 일대 소동이 벌어지는 모습이 코믹하고 흥미진진하게 벌어졌다. 그런데 이야기는 척과 주인공 렘이 만나고, 서로를 도와주기로 하면서 급속도로 시들해진다. 두려움에 정신을 못 차리는 척이 우주복을 벗자마자 갑자기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더는 신기해하거나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마치 '플래닛51'행성에 외계인이 살고 있다는걸 알았다는 듯이 말이다.   

이후의 이야기는 척의 불쌍한 표정을 보고 도와주기로 결심한 렘과 친구들이 그를 우주선까지 안내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외계인 척의 뇌를 꺼내고 싶어하는 박사와 척이 마음을 조종한다고 믿는 장군과 부하들은 그를 잡으려하고, 특종을 잡으려는 기자까지 합세해 척의 상황을 안 좋게 만든다. 상황이 안 좋은건 렘 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게도 원하던 대학 조교 자리에 합격해 앞으론 사랑하는 니라와 결혼해 알콩달콩 살고 예쁜 아이도 낳을 계획이었는데 이젠 반역자가 됐으니 말이다. 하지만 척이 자신이 생각하던 무서운 외계인이 아니라, 친구가 될수 있음을 알기에 기꺼이 돕는다.  

그 후의 일들은 싱겁게 펼쳐지고, 아이들이 보기에는 잔인할수도 있는(뇌를 꺼내는 등의) 장면이 나온다. 그렇다고 어른들이 좋아할만한 작품도 아니다. 무난하긴 하지만 열광정도는 아니라는 뜻이다. 그나가 귀여운 로봇이 있어 웃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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