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미술관 - 양정무의 미술 에세이
양정무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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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관심이 많아서 틈나는 대로 그림 들여다보고 여러 책을 보는데, 봐도 봐도 새롭게 알게 되는 내용이 많다. 양정무 선생님의 신저 “벌거벗은 미술관”은 우리에게 마냥 아름다운 것으로 비춰지는 아름다운 미술이 가지고있는 반전의 묘미를 밝혀주는 책이다.
프롤로그에서 언급한 니콜라 푸생의 “나도 아르카디아에 있다”는 죽음과 고통이 없는 낙원에 있는 목동들이 무덤을 발견한 장면을 그린 것으로, 삶과 죽음, 행복과 불행이 늘 함께함을 알려준다. 이와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미술에도 늘 그늘이 존재한다.

1장 ‘고전은 없다’에서는 미술이 무엇인가하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고전미술이란 무엇인지, 왜 고대 그리스 미술이 아름다움의 기준이 되었는지 설명한다. 우리가 아는 그리스 로마 작품이 알고보니 로마인들이 그리스 작품을 베낀 짝퉁이었다는 스캔들(?)을 폭로한다.

2장 ‘문명의 표정’에서는 초상화 또는 조각들의 얼굴 표정에서 살펴 본 당시의 문화 픙토, 분위기를 알려준다. 신 앞에서는 항상 부족한, 삶 자체가 고해였던 중세를 지나면서 드디어 인간이 주인공이 된 르네상스 이후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3장 ‘반전의 박물관’은 공공 미술관, 공공 박물관은 그 나라의 문화적 전통과 위엄을 보여주기 위한 척도(세계의 중심이 되고자한)로서 기능하였는데, 더 중요한 것은 귀족들의 점유물이었던 미술 감상을 시민 혁명 이후에 비로소 시민들이 누릴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4장 ‘미술과 팬데믹’은 흑사병, 스페인 독감이 인류 사회에 가져온 변화, 특히 미술 분야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본다. 이어서 지금의 코로나 상황이 향후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예측해 본다. 코로나로 인한 여행 금지가 가져온 작금의 현상은, 책 또는 인터넷을 통한 간접 경험, 감상인데, 아마도, 상황이 호전되면 그동안 목말랐던 직접 감상에의 기대가 봇물 터지듯 터져나올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또한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따라,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

저자 양종무는 “인간은 방황하지만 그것에 도전해서 변화를 일으키는 자”라고 본다. 미술의 역사는 바로 이 점을 잘 보여준다. 미술의 역사는 실패와 미완성으로 이루어진 고뇌와 좌절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예술가들은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이 겪는 일상적 번민을 예술로 승화시킨다는 점에서 위대하다. (p271)

여행지에서 만난 근사한 건축물, 예술품들이 당시에는 얼마나 일반 국민과 괴리되어 있었는지 하는 격세감을 늘 느끼곤 했다. 속표지에 알브레히트 뒤러의 ‘오스발트 크렐의 초상’이 인쇄되어 있는데, 겉표지의 작은 틈새로 초상화 주인공이 쏘아보고 있다. 그는 책 속 곳곳에서 우리를 노려본다. ‘잘 봐,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미래가 불확실한 요즘 (언제는 안 그랬냐마는..), 지금의 현실을 예술가들은 어떻게 표현할까? 순수 예술과 민중 예술의 대립이 눈에 보이고, 유명 미술관에서도 대중 예술 전시가 이어지고 있고, 얼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한때 세종 문화회관에서 대중가수는 공연할 수 없었던 적이 있다) 벌어지고 있다. 나 또한 편견과 왜곡된 시야로, 미술 및 음악 감상에 있어서도 편식을 거듭하고 있는데 이런 시각은, 예술 뿐 아니라 사회 전반을 이해하는데도 개입한다. 인간은 겉을 둘러싼 피부 한 겹만 벗겨내면 인종, 성별과 상관없이 똑같은 살과 피와 뼈로 이루어져 있는데 말이다.

이 책 ‘벌거벗은 미술관’도 그런 점을 알려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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