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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래는 것과 사라지는 것 중에서 어떤 쪽이 더 나을까.˝

상냥한 폭력을 기대하고 읽었는데 폭력의 시대에 남아있는 상냥함에 대한 이야기였다. 각 인물들이 경사가 낮은 내리막길을 걸으며 / 걷게 되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절망을 체득해가는 과정이 지겹고 속상했다. 절망이라고 표현했지만 웬만한 나쁜 일도 막상 겪어보면 그러려니 하게되듯 소설 속에서도 마냥 절망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러한 태도가 일말의 희망 같지는 않았고 악몽은 더더욱 아니었으며 그냥 악몽 비스무레한 “꿈 없는 먹빛 잠”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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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내용이 별 볼일 없는 건 아니지만 대화의 내용은 늘 일부만 살아 남아 인상이 언어가 되고 언어가 인상이 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친구인 이상민 역시 이와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장면을 인상깊게 봤다고 이야기했다.“

이미 거기 있었지만 있는 몰랐던 것들이나 알고만 있(었지만 사실 몰랐)던 걸 새삼 발견할 때가 있다. 이 책에서 재미라면 이야기의 흥미진진함이 아닌 평범한 오늘날의 대화와 지나간 이야기들 사이에서 지금이 새삼스럽게 느껴질 때다. 막 재미있지는 않았다. 지루했거나 이야기를 자주 놓쳤다. 소설 읽기보다는 전시 보는 기분. 그래서인지 다 읽고 나서야 조금 재미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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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익히 알고 있을만한 정보 위주며 사람에 따라 유용하지 않은 방법도 있다. 하지만 (책 제목처럼) 기초 대사량이 꾸준히 줄고 있는 나이대거나 잦은 식이 조절로 웬만한 식단 조절로는 몸에 붙은 살이 꿈쩍하지 않는 상태라면 기본 식생활 가이드로 한 번쯤 읽어볼만하다. 단, 딱 한 번만.

취침 전에 배가 고프다면 빵이나 라면보다는 두부나 계란 등의 단백질 식품을 먹도록 하자. - «마흔의 식사법» 중에서

위에 있는 ‘빵’, ‘라면’으로 대표되는 탄수화물 식품이 바나나나 감자 등으로 바꾸어도 유효한 지침일까? 평소 균형잡힌 식습관을 가진 건강한 사람이라면 사실 들으나 마나인 얘기. 하지만 이 책이 독자로 정하는 40대 이상이거나 잦은 식이 조절로 (마른 또는 그냥) 비만인 경우 또는 워낙 마른 체질인 사람이라면 참고할 만하다.

그 이유는 40대라면 신경계 및 내분비계 변화로 인해 근육량이 줄고 있거나, (나이와 상관없이) 불균형한 식사/체질로 인해 근육이 부족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체내에서 지방으로 축적되기 쉬운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를 의식적으로 줄이는 한편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식생활은 만성적인 근육 부족에 대응하는 방법 중 하나다. (단, 단순히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만으로 근육이 생기는 데 별 도움이 안되며, 반드시 적절한 저항성 운동(근력 운동)을 병행하며 칼슘, 비타민D 섭취에도 신경써야 한다.)

(…) ‘균형 잡힌 식사 가이드’에는 이상적인 PFC균형을 ‘단백질:지방:탄수화물(당질)=15:25:60’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모리 다쿠로 방식의 대사를 높이는 식사는 이것을 ’40:30:30’으로 바꿔 ‘고단백질/저당질’의 식사를 목표로 한다.(열량 기준). - «마흔의 식사법» 중에서

트레이너 출신 저자는 전작 ≪다이어트는 운동 1할, 식사 9할≫에 이어 이번에도 가볍고 건강한 몸을 위해 식단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하며 생활인을 위한 실용적인 식생활 지침을 제안한다. 다만 그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영양학적 지식을 가져다 구체적인 에너지 섭취 비율과 특정 음식의 섭취를 강조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해로움은 영양학 이론에 기대 저자가 아직 과학적으로 덜 검증된 저탄수화물 고단백, 고지방 식이를 법칙처럼 만들어 소개하는 데 있다.

저자가 제안하는 저탄수화물, 고단백, 고지방 식이의 기본 원리는 탄수화물을 제한해 우리 몸의 탄수화물과 체지방을 사용하게 하는 방법이다. 상대적으로 포만감이 높고 에너지 활용에 비효율적인 단백질과 좋은 지방을 충분히 먹으면 대사가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식사량 조절도 수월할 거라는 식이다. 실제 책에서 소개하는 건강한 에너지 섭취 비율은 과거 다이어트들에 비하면 균형적이고 섭취 식품도 자연식품 위주라 일견 타당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완화된 형태의 앳킨스 다이어트일 뿐이다.

저탄수화물 고단백, 고지방 식사 시 우리 몸은 어쩔 수없이 부족한 탄수화물 대신 단백질과 지방을 통해 에너지를 만든다. 이 기간이 길어질 경우 단백질과 지방을 무리하게 에너지로 바꾸는 간이나 신장, 소장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책에서는 이 과정이 그저 물질대사를 높이는 식사라고 하지만, 장기화될 경우 대사 이상이 올 것을 더 걱정해야 한다는 사실. 가령 다이어트를 염두하고 에너지 제한과 병행할 경우 탄수화물 부족으로 인한 피로감과 케톤증이 올 수 있으며, 에너지 제한 없이 비율만 지키며 먹을 경우 무리한 지방 섭취로 고지혈증을 걱정해야 한다. 특히 “당질을 먹지 않는다면 포화지방산을 마음껏 먹어도 좋다.”는 식의 저자의 주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LCHF다이어트, 일명 저탄고지 식이요법의 일종으로 건강에 위험할 수 있다.

참고로 저탄수화물 (+고지방 OR +고지방&고단백) 다이어트 효과에 관한 연구는 저자가 소개한 내용들과 상반된 결과들도 있으며 대부분의 관련 연구는 중등 비만 이상의 미・유럽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 제안하는 에너지 비율을 아시아인 식생활에 적용하기에는 더더욱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

중요한 것은 종합적으로 생각할 것. 무엇이든 맹신은 금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현재 한국인 (혹은 책의 배경이 되는 일본인)들의 식생활을 고려한다면, 나이가 들수록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좋은 단백질 섭취를 늘리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기본 주장은 타당하다. (중년기의 경우 동물성 고단백/고지방 식이, 노년기의 경우 고탄수화물 식이가 문제가 된다.) 게다가 이 책에서 말하는 구체적인 식생활 제안은 (전작에서 주장한) 칼로리 계산보다 영양밀도는 높이는 식사하는 방식과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몇 가지 항목만 주의하면 따라 해볼 만하다.

책에서는 대사를 높이는 건강 식생활을 위한 10가지 구체적인 식사 지침을 소개한다. 이중 3. ‘달걀은 마음껏 먹는다’나 6. ‘밥은 한 끼 80g 정도만 먹는다.’ 정도만 주의하면 나머지는 건강을 위해 참고해도 괜찮다. 특히 항목 8번 지침인 ‘콩, 씨앗류, 해조류, 생선, 버섯, 감자’를 즐겨 먹으라는 제안은 실제로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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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가’ 생각해보는 대상을 조금씩 늘려보자. 우리 사회는 이른바 ‘정상적’이라고 여겨지는 삶의 양식을 요구한다. 그런 압력에 나도 모르게 휩쓸려 스스로 늘 부족하다고 다그치고 있지는 않은가? 그런 압박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 일상 속 작은 선택들을 진짜 ‘내 선택’으로 만드는 일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일상의 기술’들은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어떤 전환 보다는 생활 속 자신만의 불편을 발견하고 해결해가는 과정에 가깝다. 그 기술을 몸에 익히기 위해서는 불편을 알아보고 개선하기 위해 뭔가 해봐야 하는데, 그동안 나는 문제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내가 괜히 못 견뎌서 그러는 건 아닌가 의심하며 ‘다른 시도에 대한 손익’을 계산해오곤 했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기술자들은 신기하게도 마음속 대차대조표 대신 변화에 대한 호기심이나 의욕을 계속 유지한다. 일상의 변화를 꾀하며 맞게 될 예상 (불)가능한 어려움들 앞에서 기술자들은 그것들의 해결 방법 또는 거듭 시도할 수 있는 동력으로 바꾸는 팁을 ‘전수’해준다. 팟캐스트 때부터 즐겨 들었었는데, 게스트들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한 방식으로 꾸준히 자신만의 삶을 다듬어가는 모습에 ‘나도 내 삶을 위해’ 뭔가 해보고 싶다는 용기가 생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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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소통이란 무엇인가?”
“감당하는 힘이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당시 대학생이었던 나는 위 말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했다. 감당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곰곰 짚어보고, ‘[무엇을 위해] 더 감당할 수 있을까’ 같은 가정을 해보기도 했다. 최근 이 책을 다시 읽으며 저 말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는데, 그때와 비교해 지금의 나는 감당을 결심하게하는 ’무엇’이 거의 남아있지 않거나 무용해졌다. 순간 이 책이 바퀴족과 림보를 나누는 기준이 ‘무엇’에 대한 의문을 지속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 섬찍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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