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익히 알고 있을만한 정보 위주며 사람에 따라 유용하지 않은 방법도 있다. 하지만 (책 제목처럼) 기초 대사량이 꾸준히 줄고 있는 나이대거나 잦은 식이 조절로 웬만한 식단 조절로는 몸에 붙은 살이 꿈쩍하지 않는 상태라면 기본 식생활 가이드로 한 번쯤 읽어볼만하다. 단, 딱 한 번만.
취침 전에 배가 고프다면 빵이나 라면보다는 두부나 계란 등의 단백질 식품을 먹도록 하자. - «마흔의 식사법» 중에서
위에 있는 ‘빵’, ‘라면’으로 대표되는 탄수화물 식품이 바나나나 감자 등으로 바꾸어도 유효한 지침일까? 평소 균형잡힌 식습관을 가진 건강한 사람이라면 사실 들으나 마나인 얘기. 하지만 이 책이 독자로 정하는 40대 이상이거나 잦은 식이 조절로 (마른 또는 그냥) 비만인 경우 또는 워낙 마른 체질인 사람이라면 참고할 만하다.
그 이유는 40대라면 신경계 및 내분비계 변화로 인해 근육량이 줄고 있거나, (나이와 상관없이) 불균형한 식사/체질로 인해 근육이 부족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체내에서 지방으로 축적되기 쉬운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를 의식적으로 줄이는 한편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식생활은 만성적인 근육 부족에 대응하는 방법 중 하나다. (단, 단순히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만으로 근육이 생기는 데 별 도움이 안되며, 반드시 적절한 저항성 운동(근력 운동)을 병행하며 칼슘, 비타민D 섭취에도 신경써야 한다.)
(…) ‘균형 잡힌 식사 가이드’에는 이상적인 PFC균형을 ‘단백질:지방:탄수화물(당질)=15:25:60’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모리 다쿠로 방식의 대사를 높이는 식사는 이것을 ’40:30:30’으로 바꿔 ‘고단백질/저당질’의 식사를 목표로 한다.(열량 기준). - «마흔의 식사법» 중에서
트레이너 출신 저자는 전작 ≪다이어트는 운동 1할, 식사 9할≫에 이어 이번에도 가볍고 건강한 몸을 위해 식단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하며 생활인을 위한 실용적인 식생활 지침을 제안한다. 다만 그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영양학적 지식을 가져다 구체적인 에너지 섭취 비율과 특정 음식의 섭취를 강조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해로움은 영양학 이론에 기대 저자가 아직 과학적으로 덜 검증된 저탄수화물 고단백, 고지방 식이를 법칙처럼 만들어 소개하는 데 있다.
저자가 제안하는 저탄수화물, 고단백, 고지방 식이의 기본 원리는 탄수화물을 제한해 우리 몸의 탄수화물과 체지방을 사용하게 하는 방법이다. 상대적으로 포만감이 높고 에너지 활용에 비효율적인 단백질과 좋은 지방을 충분히 먹으면 대사가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식사량 조절도 수월할 거라는 식이다. 실제 책에서 소개하는 건강한 에너지 섭취 비율은 과거 다이어트들에 비하면 균형적이고 섭취 식품도 자연식품 위주라 일견 타당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완화된 형태의 앳킨스 다이어트일 뿐이다.
저탄수화물 고단백, 고지방 식사 시 우리 몸은 어쩔 수없이 부족한 탄수화물 대신 단백질과 지방을 통해 에너지를 만든다. 이 기간이 길어질 경우 단백질과 지방을 무리하게 에너지로 바꾸는 간이나 신장, 소장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책에서는 이 과정이 그저 물질대사를 높이는 식사라고 하지만, 장기화될 경우 대사 이상이 올 것을 더 걱정해야 한다는 사실. 가령 다이어트를 염두하고 에너지 제한과 병행할 경우 탄수화물 부족으로 인한 피로감과 케톤증이 올 수 있으며, 에너지 제한 없이 비율만 지키며 먹을 경우 무리한 지방 섭취로 고지혈증을 걱정해야 한다. 특히 “당질을 먹지 않는다면 포화지방산을 마음껏 먹어도 좋다.”는 식의 저자의 주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LCHF다이어트, 일명 저탄고지 식이요법의 일종으로 건강에 위험할 수 있다.
참고로 저탄수화물 (+고지방 OR +고지방&고단백) 다이어트 효과에 관한 연구는 저자가 소개한 내용들과 상반된 결과들도 있으며 대부분의 관련 연구는 중등 비만 이상의 미・유럽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 제안하는 에너지 비율을 아시아인 식생활에 적용하기에는 더더욱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
중요한 것은 종합적으로 생각할 것. 무엇이든 맹신은 금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현재 한국인 (혹은 책의 배경이 되는 일본인)들의 식생활을 고려한다면, 나이가 들수록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좋은 단백질 섭취를 늘리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기본 주장은 타당하다. (중년기의 경우 동물성 고단백/고지방 식이, 노년기의 경우 고탄수화물 식이가 문제가 된다.) 게다가 이 책에서 말하는 구체적인 식생활 제안은 (전작에서 주장한) 칼로리 계산보다 영양밀도는 높이는 식사하는 방식과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몇 가지 항목만 주의하면 따라 해볼 만하다.
책에서는 대사를 높이는 건강 식생활을 위한 10가지 구체적인 식사 지침을 소개한다. 이중 3. ‘달걀은 마음껏 먹는다’나 6. ‘밥은 한 끼 80g 정도만 먹는다.’ 정도만 주의하면 나머지는 건강을 위해 참고해도 괜찮다. 특히 항목 8번 지침인 ‘콩, 씨앗류, 해조류, 생선, 버섯, 감자’를 즐겨 먹으라는 제안은 실제로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