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남자들의 이야기 댄디즘 - 최초의 멋쟁이 조지 브러멀에 대한 상세한 보고서
쥘 바르베 도르비이 지음, 고봉만 옮김, 이주은 그림 해설 / 이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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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멀지도 않은 과거, 잘 생긴 외모에 반항아 기질을 물씬 풍기던 제임스 딘에 열광했던 것이나, 말보로 광고 간판처럼 카우보이 모자를 눌러쓰고 담배를 문 거친 모습은 남자들의 이상향이자 거친 마초의 세계였다. 특히 이 마초의 세계는 가꾸지 않는 원시적인 야생의 모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요즈음은 어떨까. 남자들이 화장을 하고 연약한 모습에 깔끔하고 멋스러운 옷을 즐겨 입는다. 댄디의 사전적인 의미는 '멋을 많이 부리는 남자'일 뿐이며 현재의 남성의 모습은 댄디일 것이다. 이들-특히 어릴수록-은 옷을 사는데 드는 돈을 아끼려 하지 않고 유행에 뒤쳐지지 않으려 하며 남들의 시선에 크게 신경을 쓴다. 이것이 댄디(dandy)일까? 또한 문학에서 댄디는 세련된 문화취향을 가지고 기존의 사회와 모럴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 정치에 대한 무관심, 나르시즘 등으로 일컬어진다. 그렇다면 이것 역시 댄디일까? 댄디가 패션에 국한된다면 우리는 젊은 댄디들에 둘러싸여 있는 것일 테고, 문학으로 이야기한다고 해도 자칭 댄디들이 수없이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댄디의 나라인가? 쥘 바르베 도르비이 <멋쟁이 남자들의 이야기 댄디즘: 최초의 멋쟁이 조지 브러멀에 대한 상세한 보고서>는 댄디의 시작과 삶을 통해 실체적인 이해를 하려 한다. 특히 이 책은 <댄디즘과 조지 브러멀>을 번역하고 고봉만의 해설과 이주은의 그림 해설을 덧붙인 것으로 글만으로는 정확히 알 수 없는 부분을 그림이 이해를 도와준다. 

댄디의 탄생 배경을 본다면 댄디를 하나의 모습-특히 패션으로만 본다는 것이 얼마나 무리인지 알게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댄디는 산업혁명과 계급혁명 시절의 서구의 시민사회가 낳은 독특한 산물이다. 당시 영국의 상류 사회의 젊은이들에게는 독특하면서 사치스러운 스타일이 유행했는데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고 잠깐의 우스꽝스러운 현상으로 치부하게 되었다. 베르베는 이 시기의 젊은이들이야말로 댄디의 원류이며 핵심이고 그 태도와 심리에 담긴 사회학적 현상을 읽어내려 했다. 급격한 사회의 변화는 그들 자신을 스스로 고립되게 만들었다. 신 부르주아의 속물근성, 전통과 권위를 내세우던 귀족들의 몰락, 유행만 따르는 몰개성의 대중들, 댄디들은 이들 어디에서 섞일 수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를 무례함과 냉담함으로 무장하고 자신들을 세상에서 분리했다. 저자는 댄디의 원조인 조지 브러멀의삶을 통해 댄디를 조명한다.

어떤 것이라도 유행의 영역에 들어서게 되면 실체는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게 된다. 댄디의 껍데기는 패션이다. 유행에 민감하지만 모두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돈이 많으면 명품으로 치장을 한다. 이것이 댄디인가? 댄디는 옷을 잘 입는 남자가 아니다. 후줄근한 옷을 입고 있어도 댄디가 될 수 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댄디즘이 존재하지 않는 댄디는 껍데기일 뿐이며 댄디즘은 삶의 방식에 대한 총체적인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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