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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과 자긍심 - 교차하는 퀴어 장애 정치학
일라이 클레어 지음, 전혜은.제이 옮김 / 현실문화 / 2020년 4월
평점 :
일라이 클레어는 퀴어, 장애, 페미니즘, 환경, 계급이 맞닿는 경계선에서의 사유를 우리에게 요구한다. 성차별주의나 인종차별주의 하나만을 대상으로 삼는 단일 쟁점 정치로는 우리가 직면한 복잡다단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바로 다중 쟁점 정치다. 그는 복잡다단한 문제들에 간단명료한 대답을 내어놓지 않는다. 대신에 복잡한 맥락을 고려한 복잡한 질문들로 세간의 간단명료한 대답을 다시 쪼갠다. 벌목 노동자와 환경의 관계, 장애인과 섹슈얼리티, 그리고 소수자의 언어와 자긍심이라는 다양한 주제를 스스로의 경험과 다양한 예화들을 가로지르며 복잡한 질문들로 뚫고 나가는 그의 화법은 억압과 저항이 뒤얽힌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우리가 목표해야 할 것이 결국 모두의 해방임을 선연하게 보여준다.
젠더는 장애에 다다른다. 장애는 계급을 둘러싼다. 계급은 학대에 맞서려 안간힘을 쓴다. 학대는 섹슈얼리티를 향해 으르렁댄다. 섹슈얼리티는 인종 위에 포개진다..... 이 모든 것이 결국 한 사람의 몸 안에 쌓인다. 정체성의 그 어떤 측면에 대해서든 몸의 그 어떤 측면에 대해서든, 글을 쓴다는 것은 이런 미로 전체에 대해 쓴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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