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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까지 해야 할 50가지 방학 모험 ㅣ 열세 살까지 해야 할 50가지
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루치아 스티파리 지음, 안톤지오나타 페라리 그림, 윤서진 옮김 / 썬더키즈 / 2022년 8월
평점 :
이 책은 마음에 드는 곳을 펼쳐들면 그곳부터 모험이 시작된다. 물론 첫 페이지는 ‘이 책의 규칙’으로 시작한다. 사실 방학에 지켜야 할 규칙 따위는 없다고 소개한다. 딱 하나, 방학은 무조건 신나게 보낼 것을 제외하고 말이다. 평소 일상생활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해야하는 것이 방학이라고 소개한다. 나도 그 말에 동의한다.

사실 내가 학교다닐 때는 가족이 많은 집이 싫어서 방학도 싫었다. 내 방이 없는 집보다 차라리 내 책상이 있는 학교가 더 좋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어서 방학이 끝나 학교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방학 일기쓰기를 포함한 방학숙제는 더 싫었다. 지금 초등학교 3학년인 우리 딸은 방학을 좋아한다. 이유를 물어보미 아침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어서란다. 그동안 아침 9시까지 학교가는 일이 꽤나 힘이 들었나보다.
우리집 초등학생은 공부에 열을 올리는 편이 아니라 국영수와 관련된 학원은 다니지 않는다. 체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에 피겨 스케이트, 롤러 스케이트, 태권도에 이어 여름방학을 맞아 수영을 추가로 시작했다. 어쩌다보니 운동선수같은 삶을 살고 있다. 그렇다고 죽어라 운동만 하는 건 아니다. 우리 아이에게 방학은 어떤 의미일까 물어봤다. 방학은 놀이, 재밌는 것, 좋은거란다. 그래 그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방학이다.

어른에게 방학은 쉬어가는 의미, 휴가가 아닐까 싶다. 짧게는 주말휴가, 조금 길게 붙여서 3일이라도 쉰다면 참 길게 느껴질 정도다. 그런데 대략 3~4주 정도 되는 여름방학은 아이에게는 정말 엄청 긴 시간일 거라고 생각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50가지 방학모험을 13살, 초등 6학년이 되기 전까지 하려면 초등 2학년부터 시작해도 매년 10개씩은 수행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시작해보기로 하자.
‘열세살까지 해야할 50가지 방학모험’에서 소개하는 특별한 방학을 보내는 방법은 단 하나로 간단하다. 바로 방학을 특별하게 보내겠다는 당신의 간절함이 필요하다!

저자는 방학을 집안에서 보내기보다는 바깥에서 보내기를 권한다. 이 책의 차례는 18페이지에 나온다. 열세살까지 해야할 50가지 방학모험을 살펴보니 가방을 일단 꾸리고 시작한다. 방학 모험 지도도 그리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은신처를 만들고, 누군가와 또는 무언가와 사랑에 빠지고, 자연인의 하루를 보내고, 물수제비 뜨는 법을 배우고, 보드게임을 만들고, 벼룩시장을 열어보기를 권한다. 목청껏 노래부르기도 포함해 그 지방의 사투리 배우기, 무언가 남겨두고 무언가 가져가기를 하며 끝을 맺는다.
차례를 살펴보니 흡사 인생살이와 비슷한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의미를 부여하고 짧고 굵게 살아보자는 느낌이다. 각 모험을 완료하고 나면 짧은 기록페이지가 있다. 무엇을 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묻고 그 모험에 대한 평가를 별점으로 남긴다. 그 모험과 연관된 보고, 듣고, 읽을거리를 남기면 해당 모험은 끝난다.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초등학교 시절은 당장은 아이에게 별것 아닌 것같지만 20살이 넘어 되돌아본다면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기억나지 않을까 싶다. 나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당시 동네 아이들 이름을 부르며 ‘누구야 노올자~’하면서 집앞에서 친구를 부르던 기억, 아이들과 아지트(은신처)를 만들어 우리들만의 암호를 만들어 그 암호를 외워야만 우리 아지트 문을 열어주던 기억이 난다.
저 멀리 이탈리아에 사는 친구들도 그런 방식으로 노는 것 같다. 요즘 2020년에 초등학교를 다니는 우리 딸이 가끔 나에게 초등개그를 하나씩 알려준다. 짝짜꿍도 배워와서 ‘엄마 이거 알아?’하면서 하나씩 알려준다. 그런데 모르는 것보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이 더 많다. 어쩜 그리 돌고 돌아 우리 딸도 내가 그 또래에 하던 노래와 웃기지도 않는 개그를 재밌다며 들려주는지 정말 신기하다. 내가 초등학교 때 좋아하던 개그를 우리 딸도 초등학생이 되어 즐기고 있다.
바보: 바다의 보배
천재: 천하의 재수없는 놈

그렇게 세상은 돌고도는 건지 모르겠다. 초등학교 시절에 좋아할만한 이야기들은 여전히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핫하고 그렇게 중학교,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고 또 직장이 또는 사업가가 되는가보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가고 인생도 흘러가는 모양이다. 우리 딸은 어른이 되어서 밋밋한 인생을 되돌아 보는 것보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이런 재미난 일이 있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어른이 되기를 기대한다.
올래 우리 딸의 여름방학은 어떤 미션을 수행한 것으로 기억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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