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 제일 좋았어? - 564일간 67개국 공감 여행 에세이
윤슬기 지음 / 대경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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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를 하며 여행하기 힘들 때 남는 방 하나를 빌려주고 에어비엔비를 해서 여행자들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생각을 구체화해서 실천하고 있는 분의 책이다. ‘어디가 제일 좋았어’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고스란히 돌아온 26만 5천원> 이라는 꼭지였다. 여행 24번째 이야기인데 베푸는 만큼 그대로 돌아온다는 내용을 갖고 있다.


저자가 카타르 여행을 마치고 터키에 처음 도착했을 때 터키의 한 봉사활동가 부부를 만난다. 숙소를 예약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에 방까지 내주어 여행을 떠난 이후 가장 편안한 육체의 쉼과 함께 마음의 쉼까지 누렸다고 한다. 너무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배려해주는 모습이 일상처럼 편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마음이 여유로운 두 분의 삶은 의외로 너무 바빴다고 한다. 많은 봉사자들이 그렇듯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고 가르치느라 봉사자의 하루가 모자랄만큼 치열해 보였다고 한다. 검소한 생활 역시 봉사활동가 가족이 우리나라에서 시외버스 타듯 쉽게 다녀올 수 있는 터키에서 그리스 여행을 할 여유도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저자는 터키 봉사가 가족의 집을 떠날 때 편지 한 통과 함께 터키 돈으로 500리라(한화 약 25만원)을 두고 왔다고 한다. 넉넉하진 않아도 봉사활동가 가족 넷이서 그리스에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비용이라고 한다. 그후 저자는 이스탄불로 떠났고 한국에서 터키로 휴가를 온 지인을 만나게 된다. 이스탄불에서 동행을 한 저자의 지인은 터키여행이 마무리 될 무렵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저자 부부의 여행을 후원하고 싶다는 내용과 함께 봉투를 남기고 떠난다. 그 안에는 터키에서 쓰고 남은 500리라 지폐가 들어있었다고 한다.


그때 저자는 터키에서 만난 봉사활동가 가족에게 남긴 500리라가 고스란히 돌아오는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베풀면, 신기하게 베푸는 만큼 돌아온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한 셈이다.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이런 소소한 경험들은 터키여행에서 '파묵칼레'의 아무리 퍼줘도 그대로인 마르지 않는 샘을 보는 광경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런 의외의 경험 때문에 여행을 멈출 수 없는 것 아닐까.


저자 윤슬기는 동갑내기 아내와 10년간 연애 후 결혼을 했다. 막연히 꿈꿔온 세계일주의 꿈을 배우자와 함께 실행에 옮기고 서쪽으로 간다는 단순한 계획아래 564일간 67개국을 여행했다. 그리고 에세이로 책 한 권을 만들어냈다. 지금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돌아다닌 시간만큼 일상의 자리에서 여행자들을 만나 여행에 대한 생각과 삶을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같은 여행지이지만 여행을 떠날 때 마다 다른 사람들, 다른 풍경에서 마주치는 인생경험들이 쌓여 우리의 삶을 만들어간다. 이 책의 마지막에서 던지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어디가 제일 좋았어?”

“지금 여기.”


내가 속해 있는 곳이 가장 좋은 곳이라는 점을 다시 깨닫기 위해 우리는 여행을 떠나는지도 모른다. 벌써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깨닫는 사람이라면 현재 있는 이 곳에서 늘 여행자의 눈으로 세상을 편견없이 바라보는 눈을 가진 사람은 아닐까.


저자는 그저 자신의 삶의 속도에 맞추어 가장 나답게 살면 된다고 한다.


“그걸 누가 모르나, 세상에 그거 하나 깨우치려고 564일간 세계여행을 하고 온거야. 너무 시시해”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거다. 아무리 시간이 있고 돈이 있어도 절대 집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 내 막내동생을 생각하면 바로 그런 답이 떠오른다.

“나에게 모두 맞춰진 내 방과 집이 있는데 왜 고생하러 불편하게 여행을 떠나”


하지만 방구석에 누워서 볼 수 있는 세상과 피부로 직접 느끼고 숨쉬는 세상은 분명 간극이 있다. 딱 그만큼의 간극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그냥 모른채 살아가고 싶다면 그냥 그대로 살면된다. 하지만 이해의 폭을 넓히고 세상이 궁금하다면 오늘부터 떠날 준비를 하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나는 오늘도 4년뒤 가족 세계여행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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