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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 2011~2012년 최신정보, 자유여행자를 위한 map&photo 가이드북 ㅣ 저스트 고 Just go 해외편 26
최철호 글 사진 / 시공사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공항에 갔을 때, 도시 이름이 타락 타락 돌아가지 않습니까? 그때 사실은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을 이미 느끼고 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가기 전에는 ‘아, 파리 가면 뭐하지~?’라고 상상하지만, 사실은 가보면 고생입니다. 그렇죠? 상상 할 때 이미 여행의 모든 즐거움을 거의 경험한다는 부분에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 지식인의 서재 김제동.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과 함께.
최근에 통영으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어요. 통영의 아름다움과 울림은 차치하고, 그 여행은 나에게 남다른 경험을 선사했어요. 모든 일정이 나의 계획 하에서 움직이는, 수동적인 여행자에서 여행의 설계자로 분한 경험이 바로 그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움직일 장소를 물색하면서 이미 내 두 발은 통영 시내를 내딛고 있었고, 그 설렘은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 날 밤잠을 설치던 아이들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어요. '여행의 즐거움은 여행의 기대감과 나란히 한다.' 알랭 드 보통이 언급했고 김제동의 동의한 이 말. 여기에 내 경험을 녹여내서 한마디 더 덧붙이고 싶었어요. '여행의 즐거움은 여행을 계획하면서 시작 된다'
이번 책 ‘Just go 유럽’은 유럽 여행 여행자들을 위한 실용 가이드북이에요. 두께가 천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 정보의 양과 효용성의 상관관계는 좀 더 생각해 볼 일이구요. - 터놓고 말하면 이번 책을 통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낼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책에 소개된 지식을 열거하는 형식은 왠지 서평을 위한 서평이 되는 위선적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거든요. 생각 끝에 결심을 내렸습니다. 어차피 한번 쯤 떠나고 싶었던 유럽, 여행을 계획해 보면서 그 즐거움을 미리 맛보기로요.

저는 양극적인 두 요소에 설렌답니다. 유럽 각국에 위치한 랜드마크들의 웅장함, 또한 아기자기함이 함께하는 공간의 소소함. 전자는 영국의 빅벤이나 타워브리지, 프랑스의 에펠탑과 퐁피누 센터 등으로 설명할 수 있어요. 또한 몽생미셸이나 노이슈반슈타인 성에서 느껴지는 고풍스러운 웅장함도 탐나요. 인간의 위대함에 다시 한 번 탄복하고, 가슴이 벅찰 것 같고 그래요. 후자의 경우는 튈르리 정원이나 프라하의 천문시계처럼 오밀조밀한 가운데 낭만과 여유를 느끼게 해주는 공간들로 설명할 수 있어요. 여기에는 ‘유럽적’이라는 수식어로 설명을 더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허세가 좀 섞이긴 했지만 유럽이라는 공간이 품고 있는 낭만에 한번 기대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각 나라를 방문한다면 꼭 지하철에 발을 내딛어보고 싶답니다. 나라마다 독특한 양식으로 자신을 뽐내는 모양새. 사람과공간이 융화된 듯한 디자인의 로망. 위의 두 요소에 모두 반응하는 공간이 될 것 같거든요. 사실 지하철 노선도만 봐도 괜히 즐거워져요. 마치 김제동 씨가 공항에서 안내판을 응시하며 느꼈던 것과 같이요.
머릿속으로 계속 그림을 그려보면서 더 욕심나는 낭만이 생겼어요. 어깨 한 쪽에는 기타를 둘러메고, 갑작스레 용기가 난다면 연주도 하면서 유럽을 걷고 싶어요. 또한 랜드 마크를 사진으로 남기기보단 간단한 스케치로 남겨보고 싶어요. 좀 더 오래 내 마음에 새겨질 것 같거든요. 역시 여행의 시작은 계획이에요. 정작 떠날 수 있는 시기는 내년 여름이 될 것 같은데 벌써 설레기 시작했어요. 유럽의 즐거움 미리 맛보기. 욕심나지 않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