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기 일주일 전
서은채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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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고 또 그립던 내 첫사랑, 나무 ·····

열일곱, 찬란했던 첫사랑
6년 전 죽은 네가 내 곁으로 돌아왔다.
네 이름을 부르면 편하게 죽게 해 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내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나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 나타난다면.
그것도 저승사자로 만나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주인공 희완은 누군가의 죽음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었다. 자신으로 인한 사고로 인해 죽은 사람. 람우. 그리고 그로 인해 깨어진 가족. 
 희완의 몸은 살아남았지만 정신은 그 사고의 순간에 죽어버린 채 20대를 맞이하고 홀로 살아간다.

 그런 그녀에게 죽은 첫사랑이 찾아왔다. 삶의 시간이 일주일이 남았다면서
 람우는 자신의 이름을 세 번 부르면 희완의 영혼이 자신에게 인계된다면서 일주일 동안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두 번의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리면서 람우는 그녀와 함께 마지막 일주일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읽다 보면 람우와 희완은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자세가 다르다. 희완은 람우와 다시 만나 얼떨떨한 마음과 함께 죄책감을 느끼면서 마지막 남은 일주일을 준비하지만 람우는 그런 희완에게 삶의 희망과 의지를 심어주는 행동과 말을 한다. 일주일 동안 다 하지 못할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게 하고 집안에만 있는 희완을 밖으로 끌어내 주변을 돌아 보게 만든다. 거기에 원망 가득한 죽은 자가 아니라 어제도 만났던 사람처럼 다정하게 과거의 람우 모습 그대로. 
 
 그들은 희완이 작성한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해내면서 연인인 듯 친구인 듯 아무렇지 않게 생활을 하게 되지만 마지막이었던 놀이공원에서 예견된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과거를 떠올리면서 희완은 람우의 마지막 남은 두 번의 이름을 불러주게 된다. 하지만 희완은 자신이 상상했던 상황이 아닌 다른 상황으로 눈을 뜨게 된다.



"내가 너를 죽게 놔둘 리가 없잖아."
"내가 너를 얼마나 ···."
.
.
.

 작가님 전작들이 대부분 유머가 적절하게 버물어져서 그랬는지 이 작품에서도 유머스러움을 기대했었나 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가지고 다양한 위치에 있는 이들의 슬픔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밝으면서도 어둡지 않고 진지하게 풀어내셨다. 초반은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상처받고 헤어져 버린 남우와 희완의 이야기였다면 후반에서는 그들의 남겨진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가볍지만 우울하지 않게 써 내려간다. 그래서 읽다 보면 슬픈 사연을 가진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가득하지만 마지막에서는 무언가 밝은 엔딩이 숨겨져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읽게 된다.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한 다양한 아픔과 그 아픔을 이겨내는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

모든 사람들은 일 생동안 누군가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세상을 살아간다. 부모님일 수도 있도 자식일 수도 친구일 수도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순간 또한 지나간다.
살아가고 잊혀 간다. 나 역시 그랬고 다른 사람들 또한 그랬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그 감정을 추스를 수가 있게 된다. 그 사람과의 추억이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한 과거를 회상하면서... 
 이 책에서는 사후세계에 대한 상상과 함께 고백도 못하고 끝이 나버린 첫사랑을 다시 소환해 남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인생을 멋지게 살아가라고 이야기한다.

저기, 있잖아. 내가 자라면서 깨달은 사실인데 그 사람이 없으면 당장이라도 세상이 무너질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아. 그래도 사람은 살아가. 삶이 존재하는 한. p177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나 역시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못해준 게 아쉽고 잘해주지 못해 후회만 가득하기에 더욱더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달까?
 하지만 또 그 또한 지금은 무더져 3초의 계획이 돼버릴지라도, 숨겨진 내 감성을 자극해 조금은 착하고 멋진 인생을 살아가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어주지 않을까 한다. 
 그런 아픔을 가지고 힘든 시간을 보낸 이들에게 이 책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밝은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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