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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남 오빠에게 - 페미니즘 소설 ㅣ 다산책방 테마소설
조남주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어디서 시작이 되었을까?
최근 들어 페미니즘에 관한 책들과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서야 본 82년생 김지영에서 알게 된 성차별적인 요소들.
30대인 나에게
묘하게 거슬리면서도 견디면서 성장을 할 수밖에 없었던 요인들.
거기에 요즘 같은 시국엔 어느 때보다 페미니즘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여성과 남성을 갈라놓은 발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심스럽다. 하지만 이런 페미니즘 책을 읽고 나면 나와 비슷한 삶을 살아갈 내 딸들의 미래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양성성을 배우고 남녀 평등을 배고 똑같은 교육을 받고 자랐지만 결국은 결혼과 출산을 통해 과거 가부장적인 삶을 살아가는 나처럼.
내 딸들도
나와 비슷한 견디는 삶을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나와 달리 정말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현남 오빠에게'는 책 출간 전 연재로 먼저 만났다. 오랜 연애 기간을 함께 해온 현남 오빠에게 헤어짐을 이야기하고 그와 지낸 10년의 세월 동안 자신이 느끼던 생각과 부당한 행동들을 이야기하면서 사이다스러운 한마디로 자신의 삶을 살고자 외치는 편지와 같은 이야기랄까.
이 시대에 연애를 했음 직한 모든 여성들은 자신과 함께 한 남성들의 모습을 책 속의 현남에게 하나씩은 발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공감대와 깨달음을 준다는 것까지..
실제로 연재 당시의 댓글들을 보면 현남과 일어난 이런 일들이 주변에서 많이 일어나는지 공감대와 함께 많은 증언들을 볼 수가 있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받아야 했던 행동이라던지.. 여자이기 때문에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라던지.. 당연하게 받아온 행동들이 결국엔 그녀를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 결과라는 것까지 표현하지 못할 뿐이지 여성들도 느끼고 있었고 어떤 결론에 도달하는지 알고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 해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현남오빠에게는 연애의 시절을 보내고 있는 젊은 여성들의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 였다면, '당신의 평화'는 결혼에 직면한 젊은 시대와 어머니의 삶에 대한 공감대를 느낄 수 있었고,
'경년'에서는 현재 자녀들을 키우는 어머니들에 대한 공감대를 찾을 수가 있다.
이 세 가지 단계를 거친 나였기 때문인지 초반에 등장하는 이 세 가지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니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고 말았다.
미래의 나의 모습이 되기도 했고 현재의 나의 모습이었고 과거의 나였기에.. 더욱더 쓴 이야기가 아니였나 싶다.
여성은 누군가의 소유물이 아니고 남성들을 위해 견디는 존재도 아니다.
저는 더 이상 '강현남의 여자'로 살지 않을 거예요.
-조남주 '현남오빠에게 'p37
유진의 할아버지는 효자였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아내를 자기 집안, 자기 어머니의 사노비 보듯했다.그런 아버지 밑에서 아빠는 자랐다. 아빠에게 본인의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가여운 존재였다. 그는 자기 어머니에게 보상을 해줄 여자를 구했다.
- 최은영 '당신의 평화' p55
그렇기에 페미니즘 소설이라는 7편의 이야기 속에는 이제까지의 삶이 그러했다고 미래에 다가올 삶도 그리 지내야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지 남성과의 싸움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이 주인공이 되는 소설, 과거엔 남성들만이 가질 수 있다고 여긴 직업을 가진 여성, 남성과 여성이 각자의 삶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이야기, 결국은 남성과 여성의 소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게 아니였을까 한다.
매번 이런 남성과의 이야기에서 여성의 입장에서 부당함을 이야기하면 남성들도 할 말이 많다면서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그러고는 결국엔 여자랑 남자랑 같아?라는 결론이 나오고 여자여서 그러면 안되고 내 자식이니 남의 자식에겐 그래도 되는 결론.
거기서 오는 억울함과 부당함은 누구의 몫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논쟁들이 처음에는 목소리 큰 사람의 외침으로 묵살될지언정 결국엔 한쪽과 한쪽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함께...
또 보면 최근에는 이런 사고를 공감하고 구시대적인 가부장적인 시대에서 벗어난 남성들 역시 많기 때문에 언젠가는 여성과 남성이 아닌 각자의 삶을 이야기하고 가치관을 이야기하면서 공감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한다.
내 딸들에겐 여성이라서 부당하고 서글픔을 느끼지 않았으면 하고 자신의 삶을 당당히 살아가길 원하고 똑똑하길 바라기에.
아마 딸을 가진 아버지 역시 이런 나의 생각과 똑같지 않을까?
어찌 보면 페미니즘은 여성들의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이면서 남성들에게는 지금 그들이 있는 곳의 위치가 어떤 자들의 희생으로 있는지 알게 해주는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남성들에겐 불편하고 여성에 너무 치우 처진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해 처음 도입이 힘들겠지만 읽다 보면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남오빠에게'라는 소설집은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짧은 단편들이다. 각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현실 속의 여성이기도 하고 소설 속의 여성이기도 하다. 허구라 여겨지면 허구이지만 결국은 이 글을 읽는 여성들은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기에..
여성들과 여성들의 이런 이야기를 알고자하는 남성들
이제 세상을 살아갈 젊은 세대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이책을 읽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