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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다이어리 1
정수현.김영은 지음 / 곁(beside)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구락부 원'- 모든 한데 어울려, 즐겁게, 흥겹게 가 신조인 한양 최고의 놀이터
신청담- '구락부 원' 에서 유행을 선도하는 물건을 만드는 여자아이
이태원- 이 나라의 왕
을지로- 구락부 원의 단골이자 한양 최고의 바람둥이
유부녀와의 밀애 현장을 그녀의 남편에게 들켜 쫓기던 중 청담의 도움으로 도망을 칠 수 있게 된 지로. 그 이후 그녀는 그의 단 하나의 사람이 됐다.
구락부 원의 비밀을 캐고자 지로와 함께 간 구락부 원에서 오라버니녀를 피해 간 뒷마당에서 만난 청담. 그런데 나 이런 남자 아닌데 오늘 하루 내내 나를 너무 막대한다. 그런 태원은 청담에게 따지기 시작한다
"네 눈엔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이느냐?"
"어찌 보고 싶지도 않을 만큼 관심도, 매력도 없사 옵니다!."
"한 마디로, 성질 고약한 한량 같사옵니다." p71
세 명의 남녀의 꼬이고 꼬인 연애사와 심리.
그들의 만남이 누구가 먼저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들 사이에 나눈 눈 빛이 중요한 것이니...
처음 시작은 비록 서로를 헐뜯기 바쁜 그들이었으나. 두 번째 만남 이후 계속해서 생각이 나는 청담과 태원.
태원이 어려서 대원군의 허수아비처럼 큰 경향이 강해 왕의 자질보다는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자 하는 성격이 많이 보인다. 그래서 자신을 무시하는 궐 밖의 행태에 화가 나기도 하고 결국은 청담에게 따지는 성격이 강하게 나온다.
이리 치여 저리 치여. 그런 자신의 지기인 지로가 자신의 삶에 낙인 그에게 다짜고짜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 대하는 그녀가 계속 생각이 난다.
같이 감방에도 가봤겠다. 자신의 일일 노예 주인이 되었던 그녀.
" 보지 않을 땐 그 모습을 그리게 되고, 보고 있을 땐 그 시간이 어찌 가는 줄 모를 테지." p211
어느 순간 진심이 된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그들의 신분과 숨겨진 진실의 벽이 있었다. 자신의 아버지들 사이에 있었던 일이 이제 그들 사이의 벽이 돼서 둘의 사이가 멀어지게 될 수밖에 없는 사이가 돼버렸다.
자신의 지기였던 지로와 한 여자를 좋아한 다는 것도 마음이 무거운데 거기에 그녀의 숨겨진 비밀까지. 어쩌 할 방법도 없다. 한나라의 왕임에도
무엇 하나 자신의 맘처럼 되는 일이 하나 없는 태원이었다.
퓨전 사극이라는 소개 글과 같이 이 글은 시대 배경이 대원군 시절이다. 그리고 등장하는 장소와 지명들은 어디서 들었음직한 구락부 원. 신세계백화점.일일 노예. 압구정. 등등 반가운 지명들이 많이 등장을 한다.
그래서 기존의 시대물이나 사극에서 등장하는 한문이 아니기에 시대물에 대한 진입장벽이 다소 낮게 다가온다.
그리고 스리슬쩍 들어있는 대화들이 너무나 현대스럽다. 아마 이런 게 패러디인 듯. 웃음을 자아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글이 가볍게 느껴지면서 쉽게 읽힌다.
하지만 그들의 처한 상황은 가벼운 상황이 아닌데 말이다.
세도정치가 가장 심했던 그 시절 허수아비 왕이 될 수밖에 없었던 태원과 그런 태원이 그저 어린아이 마냥 다루던 대원군의 비열함까지..
숨겨진 역사 사실과 함께 맞물려가는 그들의 연인들의 이야기가 1권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첫사랑인 주제처럼 서로가 서로에 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면서 끝이 났다.
애절함 마저 느껴지던 그들 셋의 이야기에
다음 권에서는 그들의 어떠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지.. 참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