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쿠역 폭발사건
김은미 지음 / 제8요일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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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실험의 유일한 생존자,
흔적 없이 사라져버린 강복순을 찾아라."

201X년 일본 열도,
 부모님의 의문스러운 사고로 혼자가 된 코헤이.
 그리고 그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자신이 꾸던 꿈은 부모님의 사건 경위와 일치했고 그들을 쫓던 검은 차량에 대한 의문이 생겨났다. 코헤이는 그렇게 부모님이 떠나고 나서부터 혼자서 은둔자와 같은 삶을 살게 된다. 그런 그에게 또다시 꿈속에 한 여자아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상대 학교와의 교환학생으로 일본을 오게 된 윤하.
 그런 그녀를 불길하게 바라보는 한 남학생. 그리고 그에게 건네진 쪽지는 어서 일본을 떠라나는 것.
 그날 윤하는 자신에게 떠나라 메시지를 남긴 학생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된다.


 그 사건을 계기로 윤하와 코헤이는 서로 드문드문 메일을 보내는 사이가 되고 몇 년이 흘러 다시 만나게 된다.


 과거 불안정한 삶에서 많이 벗어나게 된 코헤이는 자신의 부모님의 의원을 이어서 의사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삶이 안정화되는 순간 또다시 불길한 꿈을 꾸기 시작하게 되면서 윤하가 자신에게 찾아온다. 일본에 있으면 목숨을 잃게 될 운명이라 여겨 코헤이는 그녀에게 떠나라고 이야기하지만 윤하는 그런 그의 모습을 무시하고 코헤이의 집에서 당분간 지내게 된다.

 이야기는 이 둘의 모습과 과거 복순의 모습을 차례대로 보여준다.

코헤이와 복순의 연결점이 서서히 가까워질수록 윤하와 코헤이에게 일어날 사건의 시간도 가까워진다. 그리고 떠나고자 했던 날 아침 사라져 버린 윤하.

 그리고 복순의 정체.


일제시대의 한 시대를 살아온 복순의 진실. 그리고 그런 복순을 쫓는 아사코의 존재.
두 집안에서 얽힐 수밖에 없는 사연이기는 하지만 이야기는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에 뿌리박혀 있는 의식을 떠오르게 한다. 과거를 잊고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의식. 과거의 찬란했던 시절만 기억하는 또 다른 집단의 의식 등등.
 
 거기에 복순의 존재는 과거 일본이 했던 생체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야기 속에서는 복순이 완벽한 생체실험체로 나오면서 또다시 일본의 거대 조직에 의해 쫓는 존재가 된다. 어찌 보면 일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야기 같은 느낌도 든다.


정말 무서운 이들은 정중한 이들이지. 해를 끼치지 않지만 절대로 자신의 속을 보여주지도 곁을 내주지도 않거든. 겉으로 드러내지 않지만 혐오감을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이들이 있지.



  거기에 그런 조직을 상대로 납치당한 윤하를 구하기 위해 일으킨 코헤이의 노력까지.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흡인력 있게 전개가 된다. 자신을 향한 감시의 시선과 누군가에게 일어날 일에 대해 꿈을 꾸는 모습까지. 궁금증과 의문이 가득해지면서 과거의 한 여인에 대한 이야기가 섞이면서 교차가 되는 순간까지. 이야기는 빠르개 전개 되면서 결말을 향해 간다.
 

 역사전 사건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지면서 현재 일본에서 일어나는 혐한 감정의 이유까지 자연스럽게 녹아내 읽는 내내 현재에 일어나고 있는 일인 듯 아닌 듯한 기시감이 든다. 거기에 한국과 일본에 숨겨져있는 감정을 은근히 꼬집어 내는 것 같아 읽는 동안 묘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털어내지지 않은 역사를 가진 두 나라이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하나로도 민감해 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야기는 이야기일뿐. 이런 묘한 감정의 평행선을 뒤로 하고도 씌여진 이야기는 재미나게 빠져 들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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