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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선수하는 여자들의 이야기
이유미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4년 11월
평점 :
작년부터 다양한 운동을 체험하고 운동 경기를 직관하는 시간을 가졌다.
운동 경기가 남자부 여자부 있으면 가능한 둘 다 보려고 노력했다.
보면서 느낀 점은 '아, 정말 아주 일부의 종목을 제외하고
앞에 여자가 붙으면 모든 게 다르구나' 였다.
규모도 접근성도 다르고 너무나 많은 편견들이 있었다.
그래서 한국에서 운동하는, 선수하는 여자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갔다.
와중에 한두명의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폭넓게 다양한 종목의 계보와 역사를 다룬 책이 나왔다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표지의 선수들 이름이 낯익다.
운동을 잘 모르던 나도 많이 들어본, 이름을 남긴 선수들.
책 날개에 저자의 소개가 간단히 나와있다.
스포츠 전문 작가 이유미. 전문성이 느껴지는 약력이라 내용에 더욱 신뢰가 갔다.

스포츠 리포터로 경력을 시작하면서부터 현장에서 느낀 점이 진솔해서 더욱 와닿았다.
나는 성인이 되어 취미운동을 하고 있지만
내가 만약 스포츠와 관련있는 직업을 가졌다면 얼마나 차별적인 말들이 와서 꽂혔을까?
그럼에도 선수로, 지도자로, 리포터로, 스포츠 전문 작가로 경력을 이어간
많은 여성들에게 존경심이 들었다.
한국의 여성 선수들 역시 이렇게 편견의 시선과 싸워야 했을 것이다.
"왜 여자가 운동을 하려 하나."
"왜 굳이 남자나 하는 종목을 하려고 하나."
"그 나이면 경혼해야지."
"결혼했으면 애 낳아야지."
"여자 지도자가 웬말이냐." 등등.
시대가 바뀌며 이런 이야기는 시대 착오적 발언이라는 이야기를 듣지만
이런 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던 때가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펴견의 허들을 넘어 가며 새로운 시대를 연 선수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의 도전은 역사가 됐다.
혹시 지금도 큰 벽 앞에서 주저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책 속 선수들의 도전이 벽을 넘을 수 있는 용기의 씨앗이 되길 바라본다.
한국에서 선수하는 여자들의 이야기

책의 목차는
전국민이 아는 레전드 선수 박세리와 김연아로부터 시작한다.
수많은 박세리 키즈, 김연아 키즈를 탄생시키면서 종목 자체를 부흥시킨 두 선수.
그 선수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 그랬지 싶었다.
아 그랬지... 그 때 그 경기를 얼마나 돌려봤었는지.
얼마나 감동 받았었는지.
그 다음 양궁, 농구, 탁구, 배드민턴, 쇼트트랙 이렇게 다섯 종목의 계보를 다루는데
나처럼 운동을 잘 모르던 사람도 많이 들어본 유명한 선수부터 현역 선수까지
엄청 최근 내용까지 담겨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역사를 쓴 레전드 두 선수. 박세리와 김연아.
책에 실린 사진은 흑백이지만 이 사진들을 많이 오래 본 기억 때문에
컬러로 보는 것처럼 연상이 된다.

삐약이 신유빈 선수!
당장 오늘도 뉴스에 경기 결과가 나오는 현역 선수에 관한 내용들도 실려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여자 농구!
1984년 LA올림픽 은메달부터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강 신화 들어는 봤는데
당시 상황이 구체적으로 나와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당시 활약했던 박찬숙 선수의 인터뷰 :
LA올림픽 은메달을 땄을 때의 이야기, 당시 태릉선수촌은 어땠는지,
27세 은퇴와 지도자에 도전하게 된 계기, 지도자로 사는 건 어떤지...
최근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 감독으로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까지!
불과 며칠 전 뉴스로 본 내용까지도 실려있어서
이 책이 얼마나 신간이고 역사와 계보에 충실한 동시에 최근까지 담으려고 노력했는지 느껴졌다.
우리 농구선생님도 프로선수 은퇴하시고 계속 농구교실 선생님으로 심판으로
농구계에서 활동하고 계시는데 참 멋있으시다고 생각한다.
박찬숙 감독님도 그렇게 젊은 시절 활약에서 그치지 않고 계속 농구계에서 활동하시다가
지금은 지도자로서 새로운 문을 열고 계시니 존경하는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
남자 선수들처럼 여자 선수들도 이렇게 지도자로 계속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플러스!
최근 튀르키예 리그로 이적한 박지수 선수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이렇게 여러 종목의 역사와 계보, 레전드 선수들의 근황, 현역 선수들의 소식까지
한권에 읽을 수 있는 책이 또 있을까?
나처럼 한국 여자 운동선수들에 관심 있는 여성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

농구장에서 찍은 책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