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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식물상담소 - 식물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신혜우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오랜 시간 한 길만 팠을 것 같은 전문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서 있는 '전문가의 높이 어디즈음'을 갈망하듯 부러운 시선으로 언젠가 나도 그 곳에 있겠노라 다짐하며 한동안 내면 채우기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한 분야를 완벽하게 채워야 스스로 인정할 수 있을 것 같은 전문가로 남기 위해, 한 길로 향하고자 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그 길은, 언제 넘을 수 있을까 싶은 끝없는 길인 것이다.
자꾸 다른 길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하는 나에게는, 한길로만 꾸준히, 분주하게, 누구보다 열심히 가야 그 길의 끝에 발을 디딛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면서 나는 왜 그 한 길이 그토록 어려운 것인가를 스스로 묻고 그러지 못함에 자책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무엇이든 채워보고자 했다.
문득 돌이켜보니 스스로에게 위로를 했던 적도 있다.
<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 그림책을 보고
피드를 올렸던 그때..
한길만 계속 파다보면 그 끝엔 보석이 있는데 샘과 데이브는 계속 다른 길로 땅을 판다. 그렇게 그들은 결국 한걸음 앞에 보석을 두고도 보석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 책을 보며 꼭 나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무엇 하나가 재밌어 보여서 시작을 하고, 그 무엇 하나를 끝내기 전에 다른 무엇에 흥미가 생겨 양쪽길을 파기 시작하는 나..
한 길로만 꾸준히 갔더라면 난 지금쯤 어딘가에 서있을까? 수도 없이 하고 싶은 일이 계속 생기는 나에게 합리화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던 적도 있었던 것이다.
샘과 데이브처럼 삽질을 하다 보면, 그것들이 다 나의 것으로 어우러져 내가 가는 길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나의 삽질을 두려워하지 않기에 오늘도 삽질을 즐기겠다는.. 뭐 그런 식의 글이었다.
한참을 잊고 지냈다. 그 삽질을 즐기던 나를.. 그 삽질마저 어쩌면 합리화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을 보면, 무엇이 그토록 나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었던 걸까?
"당장 출동하세요.
출동만 하면 될 것 같은데 왜 자꾸 채우고만 있어요?"
정확하게 5일전에 들은 말인데
정말 이 상황에 딱 맞는 말이 아닌가.. ㅎㅎㅎ
- 이웃집 식물상담소 P63 -
사람마다 각자 행복할 수 있는 꿈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근데 그걸 잊어버리고 남들의 그럴듯한 겉모습만 보고 자기도 그것을 원한다고 착각을 해서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요.
나도 그랬나보다.
전문가들의 겉모습만 보고 그 겉모습을 따라가고자 했던 것 같다. 내가 보기에 전문가 다운 완벽하기만 해보이는 그 모습을 따르려다보니 정작 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보다, 채우기에 급급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수없이 접혀진 내 꿈조각들이 지금은 그림책을 바라보는 독자에서 활동가로, 이젠 창작까지, 내가 바라보던 그곳이 어디였는지 모를 정도로 여기저기에 걸쳐있지만, 결국 한 분야의 전문가의 모습만이 답이 아니었던 것이다.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길을 찾아내는게 더 나를 빛나게 하는 것은 아닐까. 그것이 이 작가님이 말하는 각자의 자리라는게 아닐까.. 싶었다.
이웃집 식물상담소 P84~90
본인의 의지가 강해도 예상치 못한 장벽으로 인해
꿈을 잠시 접어두거나 불합리하게 꿈이 접혀버린 상황,
자신의 판단으로 접어둔 꿈,
혹은 남에 의해 접힌 꿈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꿈을 잠시 접어두었다 해도 언젠가 다시 펼치면 될 일이다.
접힌 채로면 또 어떤가.
접힌 모양으로 다른 걸 만든다면
더 멋진 무엇이 될 지 누가 알겠는가?
그렇다.
누군가에겐 합리화의 시선으로, 누군가에겐 열정의 시선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어떤 시선으로 닿을지 알수없다. 인생에 정답이라는게 있을까? 결국 내가 겪어낸 나의 경험이고 나의 경험치이다. 그것이 접힌채로 다른 무엇가를 만들어내겠지. 그리고 그 길이 즐거웠다면 보석을 찾아내지 못했을지라도 내가 가는 그 길의 끝에서 나만의 보석을 주렁주렁 만들어낼 거니까. 다시 한번 내 길에 용기를 얻는다.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며.
(그런데 참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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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의지가 강해도 예상치 못한 장벽으로 인해
꿈을 잠시 접어두거나 불합리하게 꿈이 접혀버린 상황,
자신의 판단으로 접어둔 꿈,
혹은 남에 의해 접힌 꿈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꿈을 잠시 접어두었다 해도 언젠가 다시 펼치면 될 일이다.
접힌 채로면 또 어떤가.
접힌 모양으로 다른 걸 만든다면
더 멋진 무엇이 될 지 누가 알겠는가?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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