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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시끄러운 정적에 관하여 ㅣ 반올림 58
사라 데센 지음, 박수현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2월
평점 :
청소년 소설 답다. 그래서 좋았다.
마흔이 넘은 내가 읽어도 와닿는 메세지가 난해하지 않고 청소년들에게 간결하게 가닿을 것 같았다.
청소년들이 겪어내고 있을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마음속에서 끊이지 않을 미치도록 시끄러운 정적에 관하여,
그들의 불편한 마음까지도 제목에서 잘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사실 처음엔 저자의 친절한 묘사와 서사 덕분에 드라마 보듯 휘리릭 쉽게 읽어 내려가지 못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궁금증은 계속 자아냈던 것 같다.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인가?
남들 눈에 완벽해 보이는 이 주인공은 왜 침묵을 선택한 것인가?
그리고 나 또한, 이 주인공과 다를 바 없는 침묵을 선택해 본 적이 있었음을,
모두가 공감할 만한 감정들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사람들은 누구나 나 자신에 대해 들여다보는 것을 어려워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알지만 힘든 것. 지금 나는 어떤가? 어떤 상황인가? 내 기분은 어떤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지금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무슨 말이 하고 싶은가?
가끔 애너벨처럼 누군가가 나에 대해서 정확하게 말해주길 기대한 적이 있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어요. 여러분의 눈에 보이는 나는 어떤 사람인지 말 좀 해주겠어요?
똑같이 생각하고 나에 대한 정의를 내려주기를 바랬던 적도 있다.
그러나 결론은 나의 목소리여야 한다는 것.
알지만 쉽게 열기 힘든 나의 목소리와,
어쩌면 뻔한 결과일지 모르지만 결국 그만한 정답이 없다는 것.
청소년들에게 중요한 것이 진짜 무엇인지를, 복잡하고 과장된 지나친 소설이 아니라,
일상 그 평범함 속에서 사실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소설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책의 마지막까지 덮은 지금 이 순간, 책이란 참 신기한 존재라는 사실을 만끽하며,
이 책을 다 읽어내려 온 나에게 뿌듯한 감흥이 서려있다.
기분 좋은 드라마 한편을 보고 난 기분 좋음으로 마무리..^^
내용도, 스토리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