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미소년은 좋아한다-

나는 미소년이 좋다
남승희 지음 / 해냄 / 2001년 8월

도발적이고 감각적인 제목이 주는 신선함은 100% 내 타입이었다 그러나 도발적인 제목에서 풍겨져 나오는 매력에 비해서 책 내용은 내 기대를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저자가 많은 것들을 구하고 권유하고 있으며 지금 우리 시대의 문제를 말하고 있다 이 책의 문제는 아무런 방향도 해답도 주지 않은채 끊임없이 정답을 향해서 가라고만 소리치고 있다는 데 있다 방법과 그 해결책을 간과하고 있다면 이 책이 전하는 메세지는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다 저자 자체는 당돌하고 귀엽다 당당히 미소년이 좋다고 외칠수 있는 건방짐 인생을 해피하게 살아보자는 그녀의 말들에 공감가는 부분도 적지 않다 그러나 그녀가 지적했듯이 그렇게 살아가는 자는 극소수이며 그렇게 살 수 있는 자조차 극소수이다 누구나 그녀처럼 많은 것을 누리고 살 수는 없는 것이다 껍데기에 비해서 너무나 초라한 내용에 실망했다 비판인 시각으로 한번쯤 읽어볼만은 하다 나도 미소년은 좋다 그러나 나는 그녀와는 다른 방식으로 ,다른 이유로 미소년이 좋다

-예쁜 그림, 즐거운 스토리-

신소녀 1
강은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5월

유치한 듯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만화이다 무술 소녀인 이순희, 혼혈아 민호람,학교에서는 범생이지만 학교 밖에서는 짱인 진채석의 삼각관계 역시나 강은영 만화 주인공들답게 평범한 인물은 전혀 없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 거 같다 주인공들 이름을 예쁘게 짓는데 일가견이 있는 강은영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을 우리 나라에서 가장 흔한 성인 이를 택한것도 모자라서 초등학교 교과서에나 등장하는 이름인 순희라는 점이 상당히 신선했던 것 같다 게다가 순희의 오빠의 이름 역시 이철수로서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이름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강은영 만화의 여주인공들은 다른 만화의 인물들과는 달이 연약하고 가냘프고 보호받아야하는 그런 꽃같은 존재가 아닌 스스로 몸을 지킬줄 알고 남까지 구해줄 수 있을정도의
괴력을 소유하거나 초능력을 소유한 경우가 많은데 순희 역시 보통 남자들보다 더 힘이 쎈 괴력의 소유자이다 그런 순희를 좋아하는 호람이랑 채석이의 강렬한 대쉬가 이어진다 가벼운 분위기의 연애물이라서 부담없이 읽기 좋다 예쁜 그림의 꽃미남과 귀여운 러브 스토리로 이루어진 사랑스러운 책이다

-가해자는 있지만 피해자는 없는 이상한 사건-

세번째 여자 ㅣ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3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석환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8월

피해자가 있고 가해자가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소설이 일반적인 추리 소설인데 비해 이 소설은 가해자라고 우기는 사람이 있는데 그 피해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기묘한 추리 소설이다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을지도 모르겠다고 포와르를 찾아온 노마라는 여자로부터 이 소설은 시작된다 게다가 그녀는 포와르가 너무 늙었다면서 가버린다 의뢰를 받아 사건을 추리하는게 일반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의뢰받지 않은 사건을 의뢰하게 교묘하게 유도하면서 포와르는 사건을 해결해간다

이 책의 특징은 포와르의 사건에 힌트를 주는 여인네가 등장한다는것 추리 작가인 올리버 여사는 여러 가지 면에서 그녀만의 방식으로 포와르에게 도움을 준다 자신이 살인을 저지른 것 같다고 우기는 노마가 죽인 사람은 도대체 누구이며, 과연 노마가 살인은 저지른 것은 사실일지 그 해답 찾기가 이 책의 전체적 기둥이다 제목에서 풍기는 사건의 실마리에 초점을 맞춰서 보면 더 좋을 듯 싶다 역시나 중간 중간 포와르의 회색 새포 움직임은 좀 지루한 감이 있지만 결말에서 보여주는 충격적 진상은 언제나 명쾌하다 이 책의 결말의 반전은 내게는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았지만 크리스티 여사의 추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크게 느끼져질수도 있겠다

-초능력과 연애물의 묘한 만남-

파파야 1
강은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1월

재미는 있으되 작품성은 전혀 없는 만화이다 원래 강은영 만화가 가졌던 장점을 약간은 잃었지만 그래도 잔재미는 더 있는 만화인 거 같다 초능력을 가진 새인이와 모델이면서 같은 초능력을 가진 진성이 그리고 새인이 옆집에 사는 외국인 하비의 삼각관계를 둘러싼 연애물이다 가볍게 읽을만한 연애물로는 합격점이다 여전히 강은영의 섬세한 그림은 그 위력을 떨치고 있으며 꽃미남 둘 사이에서 갈등하는 새인의 고민 또한 누구나 꿈꿔볼만한 이야기로서 어린 순정만화 팬들에는 크게 어필할 듯하다

이 만화에서 소재로 사용되는 초능력은 초반에는 새인과 진성을 이어주는 매개정도로만 그려져서 아쉽다 스톰이나 아이의 별에서 보여줬던 그 느낌은 하나도 없지만 대신 새인에 대한 하비의 애정행각을 묘사한 부분이나 SD로 보여주는 감정의 표현은 웃음과 함께 잔재미를 준다 아동물이었던 밍크 연재 작품이었기에 어린 독자들과 즐겁게 웃으면서 만화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권해주기에 알맞은 만화이다 그러나 또 서둘러서 끝내버린 감이 없지 않고 결말을 똑 부러지게 맺지 않는 것도 그 전작들과 비슷한 유형를 띄고 있어서 그게 다음 작품에도 이어질까봐 좀 걱정스럽다

-매번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책-

어린왕자 ㅣ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1
생 텍쥐페리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7월

가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누군가를 그리워 해본적이 있는가? 별 하나와 장미 한 송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본 적이 있는가? 그런 귀중하고도 달콤한 기억이 없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나는 이 책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처음 이 책을 접했던 초등학교 시절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도 말이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서 나는 많이 변해버렸고 그에 따라 나의 취향도 말할 수 없을만치 변했는데 나는 여전히 어린 왕자가 좋다 그건 어린 왕자가 가지고 있는 순수함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많은 세월이 흐른다해도 변하지 않고 우리가 잃고 싶지 않은 순수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책. 이렇듯이 언제나 변하지 않고 한가지 메세지를 가지고 있는 책임에도 읽을 때마다 받는 그 느낌과 감동이 다른 이유는
내가 변해가기 때문인거 같다 짧고 간결한 문장, 동화같은 이야기 어린 아이들에게는 쉽고 재미난 이야기로 감동을 주고 어른들에게는 우리가 진정으로 잊지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책이다 이런 책은 살면서 각박해져 갈 때마다 한번씩 꺼내서 읽으면 너무나 좋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