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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쉬걸 1
김수연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8월
평점 :
절판
돈에 유난히 집착하는 소녀와 그런 소녀를 짝사랑하는 소년 벌써부터 소년이 불쌍한 신세가 될 것임이 눈에 보이지 않는가? 돈 밖에 모르는 소녀를 사랑하는 소년의 슬픈 이야기가 펼쳐질 것만 같다 그러나 이 만화는 진정으로 코믹한 만화이다 모든 설정이 현실에서는 통하지 않는 만화적인 코메디 그 자체인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망해서 가난뱅이가 되어버린 소녀인 도나의 가족들. 공원에서 노숙을 하지만 언제나 멋쥔 꽃미남 아빠와 이사가기전 옆집이었던 노해네 집에 얹혀살게된 도나, 그리고 덩달아 노해네집에서 살게 된 도신. 도나가 노해네 집에 얹혀살게 된 이유도, 도나가 남자 교복을 입는 것에 대한 이유도 명확하지 않다 게다가 노해가 도나를 좋아한다 점을 약점으로 도나와 도신 둘 다 노해를 불쌍하게 한다 얹혀사는 존재들인데 반해 뻔뻔하다못해 황당한 설정이다
이 만화에 애초부터 현실성을 기대했다면 포기하는게 좋을 것이다 그냥 맘껏 웃어주면 되는 그런 류의 만화인 것이다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지이다 노해를 좋아하는 이름이 강반장이라서 반장이 된 (진짜 끝내주는 설정이다) 반장은 안경만 벗으면 미소녀로 탈바꿈한다(다른 만화나 소설에서 이미 많이 봐왔던 설정이다) 게다가 도나를 좋아하는 공비는 여장까지하고 전학을 온다 설정 자체는 굉장히 억지스럽고 황당하기 그지없지만 만화 자체는 웃기고 재미있다 진지함이나 현실가능성에 대한 티끌만한 기대도 품지 않는다면 즐거운 만화이다
김수연의 그림체도 예쁘고 등장인물들도 예쁘다 SD 역시 깨물어주고싶을만치 깜찍하다
돈 밖에 모르던 도나의 마음에 노해에 대한 사랑이 싹틔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좋아한다는게 어떤 것이 모르는 도나와 여전히 도나만을 좋아하는 노해, 그리고 그 둘의 사이를 벌여놓으려는 반장과 공비,도신의 활약도 상당히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