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이름 1
김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8년 3월
평점 :
품절


숲의 이름. 약간은 몽환적인 느낌을 주던 이 책의 제목과는 달리 내용은 혼란스러움 그 자체였다 이 책을 읽고 멍함으로 머릿 속은 백지상태와 같아진 기분이었다 그러나 어떠한 충격도 생각도 없었다 바람의 나라에서 느꼈던 김진 만화의 복잡성과 난해함이 거듭 느껴졌다 예쁘고 곱상하고 선이 가는 순정 만화체에 길들여져있는 내게 김진의 그림체는 예쁘고 아니고를 떠나서 익숙하지 못해서 집중이 안되는 그림체였다

일제시대 전부터 서로 얽히고 설킨 원한으로 편안히 살아갈 수 없었던 등장인물들과 아무 것도 모르는 영희. 모두가 가여운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윤. 그는 내가 이 책에서 유일하게 사랑한 인간이었다 나나미 야마모토인 어머니에 의해 벚꽃나무 정령이 되어버린 윤. 흔히 나무 밑에 시체가 묻혀져 있다거나 피를 먹고 화사한 꽃을 피운다는 벚꽃나무의 환상적 이미지와 일제 시대라는 암흑적인 시대배경과 인간의 탐욕이 한데 어우러져 이 만화를 이루고 있다

스토리 자체가 워낙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고 그림체 또한 집중되지 않는 데다가 인물에 대한 심리 묘사나 인물들의 행동에 대한 동기 부여가 전혀 나타나 있지 않기 때문에 한 번 읽어서는 이해하기 힘든 만화이다 결코 재미를 바라고 본다거나 시간 때우기용으로 보는 것은 오산이다 그러나 김진 골수 매니아라면 필수로 꼭 읽어야 할 만화이다 그 밖에 만화에 큰 애정이 있어서 만화를 여러번 읽는 사람들과 진지한 류와 복잡한 내용을 즐기는 사람 그리고 내용보다는 만화가 지니는 이미지나 분위기에 치중하는 사람들은 한 번 읽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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