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고1
김정은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10월
평점 :
절판


신인 작가 김정은의 첫 작품집이자 첫 단편집인 이 작품은 김정은식 만화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만화는 재치있는 아이디어로 꽉꽉 채워져 있다 특히 많은 여자들이 공감할만한 법칙이나 이야기들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소녀들이 흔히 즐겨보는 로맨스 소설의 법칙을 코믹하게 늘어놓는가하면 (그녀는 진정으로 로맨스 소설을 아는 사람이다) 남녀공학이 이루어져서는 안되는 법칙같은 우리가 살면서 우스개로 하는 소리들을 만화로 그리는 재주가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만화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신비로운 대상이며 또한 만화잡지를 즐겨보는 사람들에게는 친근한 존재인 만화기자의 일을 코믹하게 다루어 만화기자들이 하는 일을 깔끔하게 알려준다

그렇다고해서 이 만화 모두가 이렇게 다 코믹함과 친근함을 무기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읽고나서 황당해지거나 서늘한 기분이 드는 만화도 있다 이 단편집의 제목인 '세상에서 제일 비참한 고1'은 어리숙한 천사와 무서운 엄마 때문에 세상에서 제일 비참한 고1이 되어버린 여자 아이의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물론 결말은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내용으로 엉뚱하게 끝맺는다 그리고 많이 있어왔던 소재로 자신이 죽을 병에 걸린 걸로 착각하는 여자가 나오는 단편도 있다 그 단편 역시 흔히 아는 결말이나 헤피엔딩을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진정으로 황당하게 마무리 지었다 물론 그래서 더 재미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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