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트 - 단편
서현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2월
평점 :
품절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에서 뿜어져 나오는 미학은 실로 위대하다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 독자들이 믿어오고 상상해왔던 사실들을 한꺼번에 확 뒤집어버리는 그래서 더 재미있는 얄궂은 미학이다 반전의 위대함은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또는 짐작조차 못했던 내용일 때 더 커진다 그러한 면에서 서현주는 반전의 명수이다 만화 공모전 출신 작가인 그녀의 작가 데뷔작인 '건망증'부터 그녀의 그러한 재능은 눈부시게 펼쳐지기
시작했다

네 편의 주옥같은 단편으로 구성되어진 이 책은 그야말로 반전의 미학으로 똘똘 뭉쳐진 책이다 그녀의 데뷔작이자 공모전 당선작인 '건망증'은 건망증이 심한 남자 친구로 인해서 생겼던 에피소드를 늘어놓으면서 둘의 알콩달콩한 연애물인척 일관한다 그리고 반전... 서현주는 진정 반전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작가이다 반전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그전까지 독자로 하여금 그 반전에 대한 조그마한 실마리도 제공해주면 안되는 것이며 철저하게 반전이 이루어지기 전의 상황을 독자로 하여금 믿도록 해야한다 뒤에 어떠한 일이 생길지 모르며 지금까지만의 분위기를 즐기고 있는 순간 나타나는 반전은 보는 이에게 몇 배나 충격적인 법이니깐.

이 단편집에 수록된 네 개의 단편중 가장 멋진 작품으로 '돌연변이'를 들 수 있다 시종일관 죽음을 볼수 있다는 남자의 초점에 모든 이야기를 맞추다가 마지막 순간 여자의 초점으로 넘어가는 이야기 형식을 띄고 있다 같은 상황을 둘이서 얼마나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는가에서 얻어지는 마지막 반전은 갑자기 뒤통수를 가격당하는 충격을 받은 듯했다
죽음을 미리 볼 수 있다는 다소 초현실적 설정과 작품 전체에서 보여지는 스릴러 형식으로 인해 이 작품은 더욱더 매력적이다 단편이 가지고 있는 많은 장점과 서현주만으 독특한 매력이 100% 녹아들어 있는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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