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온 괴짜 노인 그럼프 그럼프 시리즈
투오마스 퀴뢰 지음, 따루 살미넨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한국에 온 괴짜 노인 그럼프>

 

글쓴 이 : 투오아스 퀴뢰

옮긴 이 : 따루 살이넨

만든 곳 : 세종서적

 

(외국의 유명한 할아버지가 한국에 왔는데 번역자도 외국인이고 저자도 외국인이고, 출판사만 세종이다. 묘한 어울림이다.)

 

핀란드의 유명한 괴짜 할아버지 그럼프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한국에 왔다. 그럼프의 손녀가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기도 해서 그는 큰 용기를 내 먼 동방의 나라로 날아왔다.

 

투오아스 퀴뢰라는 저자는 북유럽 핀란드 작가라 나에게는 생소한, 발음하기조차 어렵고 낯선 이름이었다. 그런데 그가 만들어낸 그럼프할아버지 캐릭터가 얼마나 유명한지 500만 명이 사는 핀란드에서 50만 부 이상이 팔렸다고 한다. 게다가 2014년에는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는데 대형 판타지 영화 호빗을 누르고 최다 관객 동원을 했다고 하니 핀란드 사람들의 그럼프 사랑을 알아줘야겠다.

 

어쨌든 그 그럼프가 한국에 왔단다. 물론 소설이다. 아마 작가는 한국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이 열린다니, 연일 미국을 치네 마네 하며 미사일 자랑을 하는 김정은 때문에 겁을 엄청 먹었나보다. 외국인들은 코리아라고 하면 노쓰코리아를 먼저 떠올리니 말이다.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이 같은 한국이고, 북쪽에서 계속 미사일을 쏘아대니 한국을 간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를 필요한 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한 불안과 의심과 두려움은 이 책에도 잘 나타나 있다. 곧 전쟁이 터질 것 같은 나라가 바로 한국이 아닌가. 유일한 휴전국가.

 

오베를 살짝 닮은 듯한 그럼프할아버지는 용기를 내어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 핀란드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스키를 타고 이웃을 만나러 다녔는데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모든 걸 처리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럼프는 과거를 그리워하는 까칠한 할아버지다. 그는 손녀딸이 김정은에게 잡혀가면 안 되니까. 얼마나 안전한지 직접 확인하는 게 필요했다.

 

책은 작고 앙증맞았으며 문체도 쿨했다. 주인공 그럼프 할아버지는 현대인의 삶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적응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휴게소는 핀란드의 모든 휴게소들을 합친 것만큼 컸다. 첫 번째 점포는 휴대폰을 팔았고, 두 번째는 휴대폰 껍데기를, 세 번째는 통신망 가입을, 그리고 다른 제품들을 파는 점포들이 이어졌다. 핸드백, 여행 가방, 어린이 가방, 인구 오천만의 한국 사람들은 참 많은 것을 원한다. (66)

 

그는 평창 올림픽 경기장을 먼저 찾아 안전 여부를 확인한다. 김치와 소주를 만나고 소고기 전골을 먹는다. 그는 태어나서 이렇게 이상한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버너 위에 투명한 아시아 스파게티(아마, 한국 라면 사리를 말하는 것 같다.) 버섯, 채소와 길게 썬 고기가 가득 든 냄비가 올려졌다. 직원은 재료들을 섞고, 더 작게 자르고, 다시 섞었다. 손녀는 내가 여기까지 왔으면 불독이를 먹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잘 살아왔는데, 과연 개를 먹어보는 것이 좋을지 의심스러웠다. 손녀는 불독이가 아니라 불고기라고, 이 나라의 카렐리아 고기찜이라고 다시 설명했다. 개고기가 아니라 소고기라고. (156)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어떤 선입견을 갖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어쨌든 작은 책은 금방 끝이 왔고, 맨 뒤에는 그럼프 할아버지가 진짜 한국을 돌아다니며 찍은 컬러 사진이 꽤 많이 실려 있다. 그는 결코 얼굴 촬영을 허락하지 않았고 뒷모습만 남겼다. 놀랍게도 인천공항에서 내가 사진을 찍었던 그 자리에서 찍은 사진이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내 사진도 같이 남겨본다.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은 신선했다. 핀란드의 고지식하고 깐깐한 할아버지가 한국에 와서 좌충우돌 마음에 안 드는 것을 이겨가며 적응해가는 모습이 좋았다. 소설이긴 하지만 목적이 있는 작의적인 소설이라 순수 소설로 보기에는 좀 모호한 구석이 있다. 어쨌든 핀란드의 그 유명한 그럼프 할아버지를 한국에서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번역자인 까루 살이넨은 미수다 방송에도 출연한 핀란드 사람인데 한국에 푹 빠져 있나 보다. 이렇게 핀란드어를 한글로 번역해 낼 정도니. 그리고 그녀는 한국에 폭 빠진 이야기라는 동화책도 한국에서 펴냈다.

 

한국이 좋은 건 인정해야 한다.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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