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가능한 미래
비벡 와드와.알렉스 솔크에 지음, 차백만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선택 가능한 미래>

SF소설을 좋아하다보면 자연히 미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막연한 동경은 SF소설에서, 미래공상과학영화에서 힌트와 아이디어를 얻는다. 왜냐하면 영화와 소설은 작가의 상상력에서 출발하지만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막막한 임계점을 넘어 곧잘 경탄을 자아내게 하는 설정과 장치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경우, 영화와 소설을 통해 나타난 것들이 결국 현실로 나타나고, 우리는 그 예언적인 예지력 앞에 다시 감탄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우주 이야기 “스타트렉”은 1969년에 미국에서 처음 드라마로 방영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스타트렉의 많은 것들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스타트렉은 무수한 팬을 만들어내며 현재까지 그 명성을 이어가며 영화의 다양한 버전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반면 지구의 멸망 이후를 다룬 영화인 “매드맥스”는 스타트렉보다 10년 뒤인 1979년에 처음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그때 멜깁슨이 풋풋한 모습으로 나온다고 한다. 물론 영화는 무척 황폐하고 황량하며 잔인하고 난폭하다고 하는데, 죽기 전 꼭 봐야 할 1001편의 영화에 소개되어 있어 나름의 의미를 가진 영화로 보인다.

“선택 가능한 미래”의 저자는 우리에게 “스타트렉”이냐 아니면 “매드맥스”냐를 질문한다. 둘 중 하나밖에 없다. 둘 다 우리의 미래에 관한 것이며, 하나는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미래 또 하나는 매우 차가우며 자기중심적인 미래이다.

미래는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 중이며 그 발전속도에 대한 것, 발전 내용에 관한 것은 사실 이 책이 아니더라도 최근 나오는 많은 책에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절반 이상은 4차 산업 혁명이라든지, 인공지능을 다루는 다른 책들과 별 차이점이 없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나 역시 미래에 대한 관심으로 몇 권의 책을 이미 읽어왔고, 관련 기사들을 눈여겨 보고 있었기에 저자의 정보성 글들은 그다지 나를 유혹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나름 좋은 평점을 얻게 된 것은 그러한 정보들이 그저 신기한 정보로만 역할과 기능을 하지 않고, 우리에게 인문학적인 질문거리를 던져주었다는 데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책을 읽는 당신은 미래에 대하여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자유의지를 재확인시켜준 것에 있다. 그리고 더 놀랍게도, 그 선택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바뀔 수 있다는 매우 희망적이면서 역설적인 책임까지 떠안겨 주었다는 것이다.

사실 2장부터 4장까지 소개하는 인공지능, 로봇, 유비쿼터스, 드론, 마이크로바이옴, 자율주행, 3D프린팅, 태양에너지, 인공신체 같은 이야기는 사실 이제 식상한 주제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물론 각 주제의 내용을 서술함에 있어서 단순한 정보제공에 그치지 않고 저자는 끊임없이 스타트렉과 매드맥스의 관점에서 비교하며 어떤 선택의 지혜를 제공해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그 모든 것을 나열하기에 앞서서 가장 먼저 1장에서 독자들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었다는 데 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이건 흑과 백으로 나눌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동일한 기술을 좋은 일에 쓸 수도, 반대로 나쁜 일에 쓸 수도 있다.” (19쪽)

나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선택은 저 위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그저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 최신 기술의 정보들을 최대한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고 활용하고 또 대처하는 것에 만족하려고 했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당신의 선택이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당신이 나서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위대한 정신이 하나로 모여서 집단지성을 이루고 힘을 발휘할 때만 법률제정자들은 변화의 방향을 조절하는 ‘상식적 정책’을 마련한다.” (56쪽)


우리는 지난 해 위대한 정신이 하나로 모여서 집단지성의 승리를 이룬 바가 있다. 그 경험과 노하우라면, 우리의 미래 역시 그렇게 가능하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는 그 집단지성을 이루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을 투쟁해 왔는가를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살아갈, 그리고 우리의 자녀가 살아갈 미래라는 생각을 한다면, 우리는 더 정신을 집중해서 디스토피아가 아닌, 우리가 꿈꾸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지성을 모아야 한다. 인공지능이 우리를 앞질러 갈 거라 생각하고 모든 것을 지금부터 포기하고 체념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 인공지능은 비록 단번에 바둑을 점령하고 은퇴해버렸지만, 현재의 로봇은 아직 빨래조차도 제대로 구분하고 개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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