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돈을 빌려도 채무에 대한 의무가 없었고, 빌려준 사람도 갚으라고 종용하지 않았는데 그건 미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휴대폰 보급이 늘어나고 즉시 이체가 가능해지면서 조금씩 그런 일도 없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처음 제목에서 풍겼던 “하루 벌어 살아도 괜찮을까?” 하는 다소 원론적인 질문을 떠올리게 한 개념과는 다소 다른 내용을 품고 있는 책이었지만,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우리네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좀더 부드럽게 서술되면 좋았겠다 싶지만 저자가 문화인류학 교수요 도시인류학 교수로 직접 체험하며 관찰한 내용으로 만든 거라 이 정도도 매우 훌륭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다루고 있는 경제는 지하경제, 영세상인들의 비공식 경제였는데, 우리 사회도 대부분 비정규직이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모양과 기준만 다를 뿐이지 큰 차이는 없다고 보여진다. 우리네 삶이 바로 탄자니아의 하루벌이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비록 나만의 생각은 아닐 거라 판단한다.
간만에 유익하고 재밌는 사회학, 도시학, 인류학 책을 읽어 기분이 좋았다. 이제 세계는 하나가 되었다. 슬프고도 유익한 글로벌이다. 단언하지만, 하루 벌어 사는 건 결코 괜찮은 일이 아니지만, 우리는 이미 그렇게 살고 있다. 여긴 사냥감 없는 사냥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