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기발랄하고 발칙한 책을 봤나?
한 장 한 장 읽어내려갈수록 나는 박상이라는 작가에 매료되었다.
그는(그녀가 아니라 그겠지?) 한시도 웃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 것처럼, 그가 써내는 글들은 삶을 웃음으로 꽁꽁 싸매고 돌아다니며 웃음먼지를 퍼뜨리는 웃음바이러스 같은 것이었다. 어떤 고난과 역경, 어떤 비극이라도 그에게만 닿으면 소리없이 사라져버리고, 희극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는 어떻게든 삶을 사랑했고 음악을 사랑했다.
본격 뮤직 에쎄-이, 라는 촌스런 부제목은 그가 각 장마다 틀어제끼는 음악과 딱 어울렸다. 그는 인도에 가서 울더라도 음악을 들어야 했고, 터키에 가서 생고생을 하더라도 음악을 귀에 걸어야 했다.
그의 글에 대한, 책에 대한 스스로 소개글은 단적으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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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무명작가 박상입니다.
저는 이름이 생소한 걸로 유명합니다.
저는 웃기는 것에 매혹을 느끼며 살아왔습니다. 인생이란 것도 웃기는 것의 아름다움과 그 허무 사이의 진창을 헤매는 시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글들은 웃기기 위해 한 웹진에 연재한 음악 칼럼과 몇몇 여행기를 함께 묶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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