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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재난과의 전쟁 - 미래산업을 바꿀 친환경기술 100
박영숙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2년 6월
평점 :
#독서후기
기후재난 경고와 이를 극복할 미래 신기술을 소개하는 책 <기후재난과의 전쟁>
저자 박영숙은 <세계 미래 보고서> 시리즈를 펴내는 미래 예측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기후 재난 문제는 올 여름 전 지구적인 폭염과 산불 등으로 이미 체감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그 심각성은 대부분 인지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과 같은 류의 도서들이 나와, 극렬 환경론자들의 주장에 신기술이 환경 파괴를 막아줄 거라는 반론을 펴며 기후재난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경감시키고 낙관론을 주입시켰다.
우리는 안다. 기후재난은 이미 우리 코 앞에 닥쳐 있다는 것을. 최근 유엔은 전 지구적으로 탄소경감과 기후 재난 문제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이제 국가별로 뭔가를 하기에도 역부족인 상황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최근 <최종경고:6도의 멸종>을 읽고 내돈내산으로 리뷰를 쓴 바 있는데, 이 책은 국내 저자가 쓴 책으로 기후재난의 문제를 다룬다기에, 서평단을 모집에 얼른 손을 들어 책을 받게 되었다.
이 책의 특징은 여러 자료들을 통해 객관적으로 밝혀진 데이트를 기반으로 기후재난에 대한 경고를 하고, 단순히 경고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연구자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는지 알려준다는 데 있다.
그런 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인데, 다른 환경 문제를 다룬 책이나, 기후 재난을 경고하는 책과의 차별점에서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러한 이질적인 성격의 주제를 하나의 책에 엮은 것이기 때문에 독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으리라 생각한다.
"미래산업을 바꿀 친환경기술 100"이라는 부제를 얹고 책 후반부를 가득 채운 친환경 기술에 대한 소개는, 업무적인 특성으로 인해, 그간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접근이 빠르고 많았던 나의 경우, 대부분 알고 있는 기술들이어서 신선함을 다소 떨어지기는 했다.
또한 친환경에너지 기초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태양열, 풍력, 수력 등 대체에너지의 기초를 설명한 챕터는, 아주 초보적인 개략 서술이어서 이러한 대체 친환경 에너지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기후재난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 알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다소 맥빠지는 부분이었다.
저자는 여러 자료를 이용해, 지난 10년 동안 지구의 평균온도는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 섭씨 1.09도 상승했으며, 대기 중 이산하탄소 농도가 2백만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말한다.
2050년이 오기 전에 북극 빙하가 거의 녹아 없어지는 일이 한 번 이상 나타날 것으로 경고한다.
저자의 관점은, 기후재난에 대한 경고보다도, 탄소중립을 위한 1.5도 상승제한에 성공할 경우, 해수면 상승이나 이상 기후 현상 문제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이를 위해, 기후재난이라는 하나의 축에 "기술"이라는 변수를 집어 넣고 다시 계산해보자고 말한다.
저자는 원자력이 새로운 에너지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언급하는데, 이는 거대한 에너지를 제공해주지만 일본 후쿠시마 사고처럼 예측 불가능한 치명적 환경파괴의 위험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함부로 예단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신속하게 원자력 발전을 중단하여 2010년 기준 일본 전력의 25%를 차지하던 원자력 비중을 불과 2년 후 2% 미만으로 떨어뜨렸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을 받았던 부분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도가 해수면 상승으로 가라앉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실제로 자카르타 중 일부 지역은 1년에 7cm 이상 지반이 가라앉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수도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게다가 해수면이 1미터 상승할 경우, 바다에 잠길 가능성이 높은 도시는 15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도시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도시들이며 그밖에 해수면이 낮은 도시와 국가들은 매우 많다. 우리나라는 영암, 고흥, 김해 등의 도시가 위협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놀랍게도 이러한 기후변화의 주범은 바로 인간이다. 모든 연구결과는 기후변화의 배후에 인간의 활동이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고 있다. 코넬대학교의 최근 연구에서는 인간의 활동이 기후변화에 99%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친환경 지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산업혁명을 시작했던 영국은 화석연료 사용을 2050년까지 완전히 추방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독일은 2022년까지 원자력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며, 2030년까지는 석탄발전을 중단시키고, 2035년까지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유럽연합 목표에 부응하려 한다.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기업의 사용 전력량을 재생에너지로 100% 충당한다는 RE100에 74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 계열 5개사가 이에 동참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23개 전기차 모델 출시계획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여러 기사들과 논문 자료들을 모아, 친환경 기술이라고 생각되는 내용들을 100가지로 추렸다.
그러나 실증성이 검증되지 않은 기술도 많고, 상용화가 어려운 기술도 많다. 그리고 그 기술이 딱히 환경 보호를 위해 쓰인다는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들도 있다.
기후재난을 극복하는 기술의 범주를 지나치게 넓게 해석한 경향이 있다. 오히려 확실하게 기후재난을 극복할 기술만으로,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만으로 압축해서 기술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나는 회사 업무상 다양한 기술 관련 과제를 많이 하면서 미래 기술과 시장성 등을 조사 분석한 바가 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다른 사람들보다는 조금 높다고 할 수 있다.
풍력이 좋아도 설치비가 많이 들고, 바다에 설치한다고 해도 바다 오염 문제, 바다새들의 죽음 문제 등 기술이라는 변수 하나만 가지고 판단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많다. 특히 우리나라는 풍력 발전을 하기에 그다지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지 않다.
개론서로는 나쁘지는 않은데, 조금만 더 깊이를 넣어서 장단점을 함께 서술했다면 어땠을까, 한국의 환경에 적합한 기술로만 축약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가 없다.
이 책은 기후재난의 심각성을 좀더 자세하게 알아보고 싶은 분, 친환경 신기술로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대체에너지로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