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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는 질문, 사는 대답 - 사명자를 향한 열여덟 가지 질문
황덕영 지음 / 두란노 / 2019년 9월
평점 :
유대인들은 자녀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우리 부모처럼 ‘학교에서 뭘 배웠니?’가 아니라 ‘학교에서 뭘 질문했니?’라고 물어본다고 한다. 하부르타 교육방식이라고도 알려진 유대인 교육은 질문과 토론으로 이루어진다. 유대인 도서관엘 가면 삼삼오오 모여 토론하느라 시장통처럼 떠들썩하다. 우리나라처럼 떠든다고 해서 쫓겨나지 않는다. 이집트를 탈출한 날을 기념하는 유월절이 되면 아이들은 가족의 최고 어른에게 반드시 ‘왜 이 날은 누룩 없는 빵을 먹어야 하는지’ 질문하는 절차가 있다. 질문은 유대인이 유대인이 되도록 하는 힘의 원천 중 하나이다.
저자인 황덕영 목사님은 소명과 비전에 관한 책을 다수 집필한 소명 전문가다. 이땅에 이미 시작된 하나님의 나라를 삶의 한복판에서 어떻게 체험해야 하는지, 우리의 가정, 직장,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사명자를 향한 하나님의 질문 열여덟 개를 간추렸다.
질문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어지는데, 1부 질문은 여덟 개의 질문으로 먼저 ‘성도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질문’이 담겨 있다. 우리는 사명자 이전에 모두 성도이기 때문에 성도로 부르신 그 질문에 먼저 답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래야 사명자의 관계로 넘어갈 수 있다. 2부 질문은 나머지 열 개로 ‘사명자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질문’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기독교 서적을 읽어보았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을 기초적 신앙의 토대로 정리한 책은 처음이었다. 그만큼 질문이 내게 던지는 무게와 의미는 매우 컸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구체적으로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성경말씀을 읽으면서, 큐티를 하면서 간헐적으로 하나님과의 교제는 있었지만 저자가 정리한 열여덟 개의 심오하면서도 매우 직설적인 이 질문들을 거울처럼 마주한 적은 없었다.
질문은 하나님이 던지지만, 나는 책을 읽으며 내 거울 앞에 서 있는 느낌을 받았다. 동화 백설공주에서는 왕비가 날마다 거울 앞에 서서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라고 묻는다. 이런 질문은 제자들이 ‘천국에서는 누가 가장 크니이까’라고 묻는 것과 같다. 질문의 내용이 욕망과 탐심의 덩어리로 포장되어 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창조 시절부터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뒤 다시 승천하시기 전까지 우리에게 성도로서, 또 사명자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
는지를 질문으로 이미 답을 구해 놓으셨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의 거울 앞에 서야만 한다.
하나님이 인류 조상 아담에게 던진 첫 질문은 바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과 같다.
“네가 어디 있느냐”
우리는 날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삶의 현장에서 이 질문을 생각하며 생활해야 한다. 그것이 성도된 자로서의 첫 번째 의무요 책임이다. 첫 거울이다.
저자는 말한다. “네가 어디 있느냐”는 질문은 바로 “너는 누구냐”하는 정체성의 질문이라고. ‘어디’는 장소에 대한 표현이지만, 그 ‘장소’가 바로 네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묻는 관계의 질문이요, 가치관의 질문이고, 세계관의 질문이다.
이렇게 창세기의 첫 질문에서 출발한 하나님의 질문은 야고보서, 마가복음, 민수기, 요한복음, 출애굽기, 사사기, 시편 등 성경 전반을 훑으며 우리에게 다가오신다.
‘네가 어디 있느냐’로 시작한 질문은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로 마감한다. 마침 이 부분을 읽을 때 주일 설교가 바로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였다. 저자는 이 질문에 하나님의 두 가지 메시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주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이고, 둘째는 주님의 사랑을 경험한 우리는 이제 주님의 사랑에 반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잡혀 돌아가시던 날, 세 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한 베드로는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는 예수님의 질문을 세 번이나 듣게 된다. 그리고 그 이후 그는 죽음을 불사하는 사명자가 된다. 죽음이 두려워 예수님을 모른다고 대답했던 그가 이제는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제자가 되었다. 참 제자가 된 것이다.
예수님의 질문 앞에 우리는 대답을 해야 한다. 베드로가 세 번의 질문에 세 번의 답을 한 것처럼, 우리도 이 질문 앞에서 자신만의 대답을 해야 한다. 그 대답이 우리를 살릴 것이다. 우리를 진짜 사명자로 만들어줄 것이다.
책을 읽으며, 하나님의 열여덟 개 질문을 하나하나 받으며, 내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두려움을 이기는 사랑’ 예수님의 사랑이 있어야 우리는 두려움을 이기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네가 있는 바로 이곳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다.
내년에는 작은 교회를 섬기게 될 것 같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네가 어디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될 수도 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묻는 예수님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한편에는 두려움의 마음도 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마지막 질문을 생각하며, 두려움을 이기는 주님의 사랑으로, 나를 다시 거울 앞에 세워 본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내 어린 양을 먹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