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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착각 - 왜 우리는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가
스티븐 슬로먼 & 필립 페른백 지음, 문희경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3월
평점 :
우리가 많이 무지하다는 걸 지식으로 증명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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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지식들로 빼곡하게 채우고 있어, 감히 이 책을 읽고 싶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게다가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신이 얼마나 가짜로 똑똑한 체 있었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니, 사실 굳이 읽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굳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찾는다면, 그것은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모르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다. 그러니까 내가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는 뜻이다.
코넬 대학교에서 평생을 보낸 데이비드 더닝 심리학자는 수많은 일상생활 실험을 통해 사람들의 무지가 심각해서 놀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얼마나 무지한지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놀랐다고 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쓰여졌다. 당신이 알고 있다는 그 지식 나부랭이가 얼마나 허망한 모래성 위에 지어져 있는지 알려 드리리다! 그렇게 각오를 하고 온갖 실험 결과와 사례들을 빼곡하게 설명한다.
감사한 것은, 나는 애초에 내가 그렇게 지식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서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 저자의 생각을 수용했다. 내가 알면 얼마나 안다고.
어쨌든 저자들은(두 명이 함께 썼다.) 책 초반에 우리들이 얼마나 무지한지를 단박에 깨우쳐 준 뒤, 공동체 지식의 놀라운 힘, 똑똑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왜 사람들은 멍청한 짓을 저지르고 마는지 알려준다.
어쨌거나 이 책은 독자의 무지를 깨닫게 하는 동시에, 새로운 지식(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습득하게 하고, 나아가 그러한 무지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깨알 팁을 알려주는 좋은 책에 속한다. 읽는 내내 흥미를 자극했고, 뇌를 두드리며 “난 좀 더 똑똑해!”라고 반항하게 만들고,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고, 결과적으로 나는 조금 더 똑똑해졌다. 내가 얼마나 무지한지를 조금 더 진솔되게 깨달을 수 있게 되었다. 더 겸손한 사람이 되게 했고, 조금 더 교만한 사람이 되게 했다. (내가 무지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 주었으니까)
놀라운 건, 무지의 결정체인 인간이 모여 이 놀랍도록 눈부신 과학기술을 발명해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발전의 속도가 어마무시하다. 특히 나는 가장 최전선에서 기업들이 창조해내는 신기술을 맛보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지구 곳곳에 숨어 있는 놀랍도록 신기한 기술들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인간은 한 명씩은 무지하지만, 미세한 무지가 먼지처럼 모인다면 어느 날 갑자기 폭발할 수도 있다는 사실. 0+0+0+0+0+0+0+0+0=2 이런 공식이 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