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렉싱턴의 유령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1월
평점 :
|
공포는
확실히 내부에 있습니다.....그것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서 때로는 우리의 존재를 압도해버립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무서운 것은 그
공포를 향해 등을 돌리고 눈을 감아버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자신 안에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을 무엇인가에 줘버리게 됩니다.
-
p.199 [일곱 번째 남자] 中에서 - |
이
책에는 7개의 단편이 실려있다. 하나같이 묘한 이야기인데 책의 제목이 된 '렉싱턴의 유령'은 7개의 단편 중에서 제일 허무하게 결론이 나는
글이어서 왜 저걸 제목으로 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도쿄
기담집]을 생각하며 읽었는데 그런 류의 글들은 아니다.
렉싱턴의 유령
집을
대신 봐주던 주인공이 그날 밤 유령들이 웃고 즐기는 걸 들었던 경험담을 쓴 얘기로...결국은 허무하게 끝이났다.
녹색 짐승
정원에
심겨진 모밀잣밤나무를 좋아하던 주인공이 혼자 있던 어느날 그 나무 밑에서 녹색 짐승이 집에 들어와 청혼을 하는 내용인데...마음으로 짐승을
죽게 만든다...우리도...누군가를 간접적으로 죽게 하고 있진 않은가...생각해보게 하는 작품
침묵
권투를
하게된 주인공이 겪는 왕따 이야기...말 만으로도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기도 한다...
얼음사나이
얼음사나이와
결혼한 여자의 이야기인데...기분 전환을 위해 남극에 가서...아마도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을 것이다.
토니 다키타니
옷을
사는 것에 중독된 여자를 사랑한 고독한 남자의 이야기...결국 그 옷 때문에 남자는 다시 고독해지고 만다.
일곱 번째 남자
태풍에
친구를 잃은 남자가 그 상처를 몇 십년 만에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
갑자기
세월호 사건이 떠올라...가슴이 먹먹해졌다...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
귀가
안들리는 사촌동생, 그리고 귀에 파고들어 잠자게 만드는 파리
|
|
내가
정말 무섭다고 생각하는 건, 아오키 같은 인간이 내세우는 말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그대로 믿어버리는 부류의 사람들입니다. 스스로는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주제에, 입맛에 맞고 받아들이기 쉬운 다른 사람의 의견에 놀아나 집단으로 행동하는 무리 말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뭔가 잘못된 일을 저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손톱만큼도 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한 무의미한 행동이 누군가에게
결정적인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고는 집작도 하지 못하는 무리들이지요. 그들은 그런 자신들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정말 무서운 건 그런 부류의 사람들입니다.
-
p.94 [침묵] 中에서 - |
세월호
사건 뉴스를 접하면서 요즘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 바로 저런 것이었는데...정말...자신의 언행을 아무 생각도 없이 너무나도 쉽게 하는 사람들을
보며 유가족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생각했다.
정말이지
저 제목처럼 차라리 [침묵]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