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노예 12년 - 체험판
솔로몬 노섭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나는 북부의 자유로운 공기를 숨 쉬며 살아왔던 터라, 내 가슴에도 백인들의 가슴에 있는 것과 똑같은 감정과 정서가 있다는 걸 의식하고 있었다. 나아가 나보다 하얀 피부를 가진 사람들, 적어도 그중 일부와는 지능도 다를 게 없다는 걸 똑똑히 의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이 비참하게 노예로 살아간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이해하기에는 너무 무지했다. 아니 어쩌면 너무 독립적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노예제의 원칙을 지지하거나 인정하는 법률 혹은 그런 종교의 정당성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도 자랑스레 말할 수 있지만, 나를 찾아온 어느 누구에게도 기회를 엿보라고, 자유를 위해 싸우라고 조언하지 않은 때가 없었다.     -p.33
 
 
영화가 개봉해서 이런 책도 있었구나 하고 알게됐었던 책이다. 영화를 먼저 보면 책을 읽을때 흥미가 떨어지기 때문에 책을 먼저 읽기 위해 그간 영화도 안보고 책 볼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이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열독단 2번째 책으로 딱~보내주셨다.
 
읽기 전 이런 책을...(휴머니즘, 감동 실화 이런 책들) 읽는 것이 사실은 겁이 났다. 어릴 적 이후 음..그러니까 결혼 한 이후에는 나의 감성이 메말랐는지 그런 책을 읽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책을 펴고 순식간에 책에 푹 빠져들었고 게다가 눈물까지 찔끔거리며 책을 읽고 있었다.
나의 감성은 메마르지 않았구나...
 
노섭의 아버지는 노예였지만 좋은 주인을 만난 덕에 자유인이 되었고, 자유인 상태로 노섭이 태어나게 되었다.
노섭이 12년간 노예생활을 했지만 그 노예생활에서 벗어나 다시 자유인이 된 것에는 태생부터 노예로 태어난 사람과 달리 아마도 자유인 신분으로 태어났기 때문이지 않을까.
태생부터 노예인 사람은 자유가 무엇인지조차도 모를테니까.....
하지만 우연히 만난 두 백인이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하자 아내에게 말도 안하고 집을 떠난 것이 화근이었다. 노섭은 너무 순진했던 것이다. 그게 납치라고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미국에서 살다 온 오빠의 말로는 흑인들은 정말 순진하고 착하지만 백인들은 앞에서는 갖은 친절을 베풀면서 뒤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인종이라 했다...)
그렇게 자발적으로 집을 나서 노예 수용소로 끌려와 머나먼 남부에 노예로 팔려갔다.
 
아아! 그때까지 난 <인간에 대한 인간의 잔인함>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인간이 탐욕을 좇아 어느 정도까지 사악해질 수 있는지 알지 못했다.    -p.53
 
그랬다. 노섭은 노예였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노예생활이 어떤 것이지 몰랐다. 하지만 똑똑한 노섭은 자신의 신분을 숨겨야 살아서 집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결국엔 탈출에 성공한다. 그것도 정당한 방법으로......죽음의 고비도 몇차례 있었지만 그래도 착한 백인들도 있었기 때문에 살아돌아올 수 있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12년 동안 얼마나 끔찍했을까...... 나라면 모든 걸 포기해 버렸을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톰 아저씨의 오두막]도 생각나고 르 클레지오의 [황금 물고기]도 생각났다. 이 책은 자서전이란 점에서 좀 더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영화를 봤는데...역시 영화란 책의 모든 걸 표현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긴 하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대부분 사실적으로 담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참 좋았다
주인공 [치웨텔 에지오프]  이름 참 어렵다...노섭 역할에 딱 어울린다.


이 영화를 보고 싶어하게 한 바로 그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악역이면 어쩌나 했는데...다행히 친절한 포드씨다


악역에 빛나는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  엡스역할을 했다...저 눈빛봐...다 집어삼킬 기세다

 

 

 

이제 나이들어 늙어보이는 [브래드 피트]  주인공의 탈출에 가장 큰 역할을 한 배스역할...나름 잘 어울리는데...



책의 감동이 영화로 모두 전해지진 못했지만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내가 상상했던 미국 남부의 목화밭이라던가 사탕수수밭이라던가 광활한 대지를 보면서 많은 걸 생각하게 했다.
 
인간이 인간을 구속할 수 없음에도 지금도 어디선가 자유를 속박당한 채 살아가고 있을 사람들, 그리고 힘없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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