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옜다, 호랑이 시루떡 ㅣ 한울림 꼬마별 그림책
표영민 지음, 이형진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4년 12월
평점 :
호랑이가 나오는 여러 옛이야기가 있다. 어떤 호랑이는 토끼의 꾀에 넘어갈 만큼 어리석은 모습으로 등장하고, 어떤 호랑이는 주인공의 아버지를 잡아먹은 무시무시한 존재로 나오기도 한다. 여러 호랑이들 중에서도 이 책은 어딘가 어리숙하고 어딘가 친숙한 호랑이를 그리고 있다. 할머니의 시루떡을 맛본 호랑이는 할머니의 손맛이 그리워 몸져 눕고 마는데 호랑이 체면에 차마 할머니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딱하기도 하다.
'어흥!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똑같은 멘트로 어머니를 잡아먹고 오누이에게 어머니 옷을 입고 다가간 어느 호랑이랑은 참 다르다. 이렇게 무섭게 으르렁대는 호랑이는 사실 달달한 시루떡을 더 먹고 싶어서 가장 호랑이다운(?) 모습으로 할머니에게 다가간 것이었다는 숨겨진 이야기가 발견된 것 같아 흥미롭다. 호랑이가 나오는 비슷한 옛이야기와 엮어 읽는다면 우리 옛이야기의 이해와 감상이 깊어질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