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에릭 와이너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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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늘 지혜가 필요하지만 삶의 단계마다 필요한 지혜가 다르다. 열다섯 살에게 중요한 '어떻게'질문과 서른다섯 살, 또는 일흔다섯 살에게 중요한 질문은 같지 않다. 철학은 각 단계에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들어가는 말)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부터 몽테뉴까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철학자들을 만나러 떠나는 여행기이자, 그들의 삶과 작품 속의 지혜가 우리 인생을 개선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답을 찾아가는 책이다.

멋진 승차권을 쥐고 탑승해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나오는 것부터 황혼에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철학적인 질문은 삶 곳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생각하는 인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미 우리의 지식수준을 뛰어넘은 AI와 대적하기 위한 유일한(현재까지는) 무기가 아닐까!


사회생활을 하면서 받는 과도한 스트레스의 원인은 납득하지 못하면서 행동해야 하는 괴리가 아닐까 싶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내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철학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체는 친절하고, 중간에 작가식 유머가 있지만(아재개그 ㅋ) 이상하게 쉽지는 않았다. 집중하며 읽으려고 야심한 시각에 일어나 읽기 시작했는데, 내가 이해를 한 건지 안 한 건지 읽기만 한건지 생각을 했던 건지 나도 모르겠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주변의 하찮은 것들과 생각해보지 않은 나의 감정들에게 갑자기 의미 부여를 하고 있는 나를 보니... 철학책을 읽긴 읽은 거겠지?


"몽테뉴는 죽음을 동경하지 않았다. 삶을 동경했다. 하지만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이러한 삶에 대한 동경을 온전히 실현할 수 없음을 잘 알았다. 우리는 삶과 죽음이 순차적으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먼저 살고, 그다음 죽는다. 하지만 몽테뉴는 사실 "죽음이 우리 삶 속에 평생 녹아들어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아파서 죽는 것이 아니다. 살아 있기 때문에 죽는 것이다." (몽테뉴처럼 죽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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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시간 - 제2차 대분기 경제 패권의 대이동
김태유.김연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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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할 것인가? 지배당할 것인가?


"어쩌면 이 글은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을 간절히 바라는 나의 '일표일서'일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란 문명사적 대분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대응방식은 여전히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것이다. 이러다가 이미 도래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이란 절호의 기회를 또다시 놓칠 수도 있겠다는 절박함이, 다산이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팔짱을 낀 채 수수방관'만 하고 있을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서문 중에서)



농업, 산업, 3차 산업혁명까지는 선진국의 발전을 답습하며 내외생적 성장을 통해 성장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아직 그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선도해 세계의 패권을 잡아야 한다는 저자의 절박한 마음이 담겨있다. 


현재 중진국의 함정과 지정학적으로 불리한 조건에 있는 우리가 이번 4차 산업혁명에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다면 조선이 몰락해 일본의 속국이 될 수밖에 없었던 치욕의 아픔을 다시 되풀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선착先着의 효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비록 힘든 일이라 할지라도 일단 시작부터 하고 보자는 감속사회의 경구다. 하지만 가속사회에서는 시작이 ‘반’이 아니고 ‘전부’다. ‘선착의 효’가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 번 선착은 영원한 선착이다. 선착의 효는 잊혀질 수는 있어도 사라질 수는 없다." (p.206)


이 책이 좋았던 점은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위기에 대비하라'가 아니라 구체적인 저자의 대응 방안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또 엇갈리는 '한중일'을 벗어나 '한미러'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데 처음에는 나도 좀 갸우뚱했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조목조목 들어보니 그동안 우리의 사고가 좀 갇혀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직업 정치인'들이 이 책의 내용을 깊이 고민하고 있을지 알 수 없고, 꼭 이 책의 해결방안이 맞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나라를 위해 고민하는 지식인들이 있고, 그들의 오랜 연구와 경험으로 제시하는 방안은 귀담아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정책이 아닌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정치질'만 하고 있는지 이제 국민들이 나서 감시해야 한다. 조선은 당파 싸움과 실리가 아닌 명분만을 내세우다 몰락했지만, 이제 우리는 그런 실패를 반복할 수는 없다.


4차 산업혁명은 가만히 앉아있으면 우리에게 주어지는 달콤한 과실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세계의 패권을 잡지 못한다면 훗날 역사에서 '존재했던 국가'로 남겨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지금 당장은 힘들고 어렵더라도 제대로 된 체질 개선을 통해 후대에 떳떳한 나라를 물려줘야 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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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파국 - 나는 환경책을 읽었다
최성각 지음 / 동녘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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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환경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우선 '욕망과 파국'은 여러 환경책의 액기스만 뽑아서 모아놓은 서평집이기 때문에 읽고 나면 이 많은 책들을 마치 다 읽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류는 인류라는 한 생물종이 지구환경 전체를 바꾼 시대를 '인류세(人類世)'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백만 년, 천만 년의 시간을 다루는 지질시대 단위인 '세(世)' 앞에 '인류'가 놓이게 된 일은 긍지를 가질 일이기는커녕,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것이 허구였고, 인간이 '만물의 척도'라는 그릇된 자만이 처음부터 화근이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환경운동가'인 최성각 작가님은 남다른 환경사랑을 통해 환경책 독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더글러스 러미스, 권정생 등 의미있는 작가들의 책을 소개한다.



많은 학자들이 환경에 대한 위험을 경고했지만 사실 일반인들은 귀담아듣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위기 때마다 기회가 생기듯 코로나19 팬데믹 시대가 열리면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것은 한편으로 다행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에겐 '다른 삶'이 더 필요하다



이 책에 담긴 책들 중 인상 깊었던 책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였다. "작금의 코로나19 사태에 직면하여 가능하면 치유나 회복의 기운을 얻을" 수 있을지는 글쎄... 읽어야 할 책이 또 늘어버렸다.



"우리도 하루빨리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해괴한 방역 지침에서 벗어나 확진자에 포함되지도 않고, 밥도 잘 먹고, 즐겁게 하던 일을 계속하고, 하루 동안에 발화한 사소한 거짓말 몇 개가 발각되지 않고, 어제만큼만 돈을 벌고, 계단에서 넘어져 발목을 삐지 않고 하루를 잘 보내기를 바란다. 그것이 바로 삶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누가 비웃을 수 있을까. 우리가 겨우 그런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장엄한 일이기도 하다. 인간의 역사는 재앙 속에서도 '거의 행복하다고까지 해도 좋은 하루'를 만들어내고야 말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자주 보여주곤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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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 아래에서 - 한의로 대를 잇는 아버지와 아들의 동의보감
전재규 지음 / 산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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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로 대를 잇는 아버지와 아들의 동의보감


"아버지, 이제 고생 끝나셨어요. 편히 쉬세요."



묵묵히 한의학의 길을 걷는 아버지 뒤에서 때로는 마음을 졸이기도 하고 그 든든한 버팀목에 기대기도 하며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한의사가 된 아들.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시절 16세의 아버지는 당시 지역에서 유명했던 권약국 집에 머슴살이로 들어가 약방 업무를 보며 한의학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경험으로, 독학으로 주경야독하며 배운 의술을 환자를 위해 아낌없이 쏟아부으셨던 아버지.



"재규야, 네가 아버지 뒤를 이어서 살구나무 숲 한번 만들어봐라. 군수나 시장을 해야만 성공하는 게 아니다. 아버지처럼 좋은 의원 되어서 사람 많이 살리면 나는 좋겠다."



남강 선생님의 이런 말에 아버지는 겸손하게 손을 저으셨지만 내심 흐뭇하셨을 터...  성실한 아버지를 보고 자란 아들은 자기만의 방식을 더해 미래를 꿈꾸는 한의사로 성장한다.



"육군자와 향사육군자는 어떻게 되냐?"

순간 1초 정도 머뭇거렸다. 

바로 아버지의 호통이 떨어졌다.

"기본 처방 50개 정도는 물으면 바로 나와야 해.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나오는 건 아직 네 것이 아니다."

나는 아버지의 경험과 혜안에 감탄을 거듭했다. 학생 때는 이론으로만 공부하고, 무작정 외우기만 했다. 하지만 한의대 졸업 후 환자들을 실제 보면서 이론대로 잘 되지 않는 상황이 너무 많았다. 아버지의 말씀으로 비로소 이유가 선명해졌다. 특히 육미지황탕에 관한 설명은 입을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부분이 많았다. 

요즘 시대의 허준이지만 주변의 시기와 질투에 시련도 겪고, 결국 암을 이기지 못하고 돌아가셨지만 그분의 숭고한 정신은 아들에게 잘 물려주고 떠나신 것 같다.


물질만능주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울림을 전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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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 어게인 - 모르는 것을 아는 힘
애덤 그랜트 지음, 이경식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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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이 필요한 시대, '다시 생각하기'가 답이다!



"다시 생각하기는 오래된 문제에 새로운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새로운 문제에 오래된 해결책을 다시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다시 생각하기는 당신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후회를 보다 적게 하는 지름길이다.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도구들 가운데 어떤 것, 그리고 자기 정체성의 가장 소중한 것들 가운데 어떤 것을 버릴 시점을 아는 것, 이것이 바로 지혜이다." -p.29


책날개에 애덤 그랜트의 사진이 있는데 장난기 가득한 얼굴이지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오리지널스>의 저자이자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 최연소 종신 교수로 조직심리학을 통해 보통 사람들의 경직된 사고, 왜곡된 개념, 견고한 편견들을 왜 깨부수고 다시 생각해야 하는지에 관해 설명한다.


똑똑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믿어왔던 지식이나 신념들에 대해 다른 사고를 하기 꺼려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일이라고 생각해 변화를 두려워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더 많은 실수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특히 블랙베리의 몰락과 픽사의 흥행을 설명한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블랙베리의 천재 CEO는 자신의 성공에 도취되어 주변의 이야기를 소홀히 여겼고 세상의 변화를 인정하려 들지 않았지만, 픽사의 브래드 감독은 오히려 주변에 쓴 소리꾼들로 팀을 구성해 그들의 불만을 경청하며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기 위해 '다르게 생각하기'를 실천했고, 여전히 잘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싱싱한 물고기를 배달하기 위해 물고기 통에 천적을 넣어 생존율을 높였다는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다.


'다르게 생각하기'와 '의심하기'를 자신에게 적용한다면 '확증 편향'에 빠지지 않고 스스로를 개선할 수 있다는 믿음을 전한다. 



결국 우리에게 책이 필요한 이유도 이와 같지 않을까?

나만 잘났다는 편협한 생각이 아니라 책을 통해 '지식'을 넘어 '지혜'를 고민하게 만들기 때문에 정보에 대한 호기심과 꾸준한 배움을 이어간다면 '진짜 지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책의 두께가 꽤 되는데도 신이 난 교수의 강의를 듣는 것처럼 흥미롭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가진 지식과 전문성에 긍지를 느끼며 자신의 믿음과 의견을 고수하는 데 자부심을 가진다. 자기 생각에 확신을 가질 때 보상을 받는 안정된 세상에서라면 이런 접근이 일리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사는 지금 세상은 눈이 핑핑 돌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이라는 데 있다. 이런 세상에서는 생각하는 데 보내는 시간만큼이나 많은 시간을 다시 생각하기에 써야 한다."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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