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 장도연·장성규·장항준이 들려주는 가장 사적인 근현대사 실황 ㅣ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1
SBS〈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제작팀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4월
평점 :

소설보다 더 리얼한 근현대사 이야기
SBS에서 제작·방영하는 시사 교양 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약간은 어두침침한 배경에서 장도연·장성규·장항준 세 사람이 각각 자신의 절친에게 들려주는 근현대사 실황 이야기. 이 프로그램의 묘미는 작가들이 찰지게 쓴 이야기를 세 명의 스토리텔러들이 자연스럽게 소화하면서 보고 있는 사람이 마치 같이 앉아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빠져들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처음 들어가는 <카사노바 박인수 사건>을 보며 내가 어릴 때 생각이 났다. 당시에도 강간 사건이 일어나면 잘못한 사람은 남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여자들이었고, 짧은 치마를 입거나 가슴이 파인 옷을 입는 여자들은 남자들을 유혹하기 위한 속셈이 깔려있다는 식으로 취급(!)했다. 어린 마음에 참 이상하다는 생각했는데 자라면서 나도 어느 순간 내 복장에 자기검열을 하고 있는 것이 짜증 났다.
'무등산 타잔 박흥숙 사건'은 본방송으로 봤는데 참 안타까웠다. 살인자를 두둔하고 싶은 마음은 없으나 당시 사회 상황을 보며 '개돼지만도 못한 인간 취급'을 받는 그들의 심정이 어땠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음에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들었다. 이범선 작가의 '오발탄'이 오버랩되기도...
"사건의 중심에는 여지없이 '사람'이 있다"
그날의 사건들은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때, 그 상황에서 우연과 필연이 얽혀 일어났고, 시간이 지나 역사가 되었지만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부분이 많았다. 여전히 사회는 그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지금도 '돈'이 최우선이 되는 세상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통용되고 있다. 이런 사건들이 어디서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드러날지 알 수 없기에 현재를 사는 우리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역사는 따분하고, 고루하며, 교조적이라는 친구들이 많다. 학창 시절, 달달 외워 시험을 쳤던 기억 때문이리라. 역사는 그렇게 우리의 손을 떠났다. 부디 〈꼬꼬무〉를 통해 과거를 읽는 재미가 복원되길 소망한다. 그 재미가 가족의 저녁 식탁에서,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