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그런 정답은 없다 - ‘오늘의 식탁’에서 찾아낸, 음식에 관한 흔한 착각
정재훈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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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집에서 밥을 먹는 상황이 많아졌는데, 시장에서 사온 사골국에 두부를 썰어 넣고, 시판 쌈장에 참기름과 파 송송, 깨소금 갈아 넣고 만든 수제(!) 쌈장, 밭에서 직접 기르는 농작물이라며 더운 길모퉁이에 앉아 좌판을 벌인 할머니께 호박잎을 사서 끓는 물에 살짝 쪄내 한 상을 차렸다. 아~ 어제 사온 포장김치! 총각무도 꺼내 먹음직스럽게 그릇에 담은 잘 차린 밥상.

이건 집밥인가? 집에서 차린 밥인가? 

뭐가 다른가...?

밥상을 마주놓고 앉아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본다.



이 책 <음식에 그런 정답은 없다>의 약사이자 작가는 이런 사소한 호기심도 그나 치지 않고 꽤나 진지하게 음식을 마주한다.

음식에 매우 진심인 이분! 읽으면서 감탄이 절로 난다.


내가 즐겨 먹었던 흑당버블티, 치즈닭갈비에 대한 설명과 호빵에 대한 엄청난(!) 식견까지!


집밥의 기준은 뭘까? 내가 직접 한 요리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 정말 김치를 많이 먹으면 코로나를 이길 수 있을까? 유기농 수제 식품이 건강에 더 이로울까? 등등 평소 음식을 먹으면서 궁금증을 가졌을 법하지만 금방 기억에서 스쳐 지나갔던 내용들에 진심을 담아 알려준다.


살면서 건강에 늘 관심을 갖지만, 유독 가짜 건강 뉴스에 더 흥미가 많은 것 같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미디어리터러시 를 강조하는데 아직 어른들은 '서울대 XX의사' 등 확인되지 않은 직함으로 도는 찌라시들에 대한 믿음이 큰 것 같다. 


음식을 영화보다 연극에 더 가깝다며 연극에는 관객과 배우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것처럼 음식에도 관점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나는 뭐니뭐니해도 어떤 음식이든 즐거운 마음으로 먹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맛있으면 0칼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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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오월의 청춘 1~2 세트 - 전2권 - 이강 대본집
이강 지음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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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이 낭자한 피, 함성과 매운 연기로 가득했던 80년 오월의 광주.

그 소용돌이 한가운데에 휘말리게 된 두 남녀가 있다.

그 오월이, 여느 때처럼 그저 볕 좋은 오월이었더라면 평범하게 사랑하며 살아갔을 사람들의 이야기.

이 순간 각자의 오월을 겪어내는 이들에게는 그 오월의 불씨를 전하고 싶다.



나는 광주의 5월에 대해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 알면 알수록 슬픔이 커진다.

그날 광주 사람들은 다 같이 주먹밥을 싸 먹는다는데 그 이유 또한 눈물 났다. 

처참한 5월, 누구는 가족들도 모르게 사라졌고, 살아남은 이들 또한 평생 부채 의식을 짊어지고 가야 한다는 사실이 서글펐다. 

정치적 희생물이 된 국민들이 고통받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해 오월, 광주에서 우연처럼 만나 필연적인 사랑은 나눴던 희태와 명희. 명희가 가족보다 희태를 고집스럽게 기다리는 부분에서 그 미련함에 화가 나기도 했다. 광주가 아니었더라면, 5월이 아니었더라면 그들의 이야기는 행복한 사랑 이야기로 마무리될 수 있었을까.

마지막 절절한 편지를 읽으며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져 온다. 


희태와 명희의 사랑... 다음 생에선 그 누구보다 행복한 사랑만 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주님. 예기치 못하게 우리가 서로의 손을 놓치게 되더라도, 그 슬픔에 남은 이의 삶이 잠기지 않게 하소서." 

-명희N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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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게임
오음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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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모여 이야기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왜 나는 네가 아니고 나일까? 내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데 너의 세상은 너를 중심으로 돌아갈 테고, 그럼 네가 보는 나는 어떤 사람일까?' 

갑자기 주변의 모든 소란함이 음소거 되고 내 생각만 둥둥 떠다니는 것 같은 느낌.

<외계인 게임>이란 책을 읽으며 그때의 생각이 다시금 떠오른다.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다섯 청춘 남녀의 각자의 세계.

우연히 시작한 '외계인 게임'을 통해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나는 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자연스레 여행도 멈추게 되겠지. 직장과 가정 모든 곳에서 인정을 받으려 학교와 가족의 기대에 맞춰 나를 혹사시킬 미래가 너무도 빤히 보여, 자꾸만 씁쓸해진다."는 교사 설.


"스물이 시작될 때의 키워드가 기대라면, 서른의 키워드는 불안이다... 요즘 무엇보다 무서운 건 언젠가는 마흔도 오겠구나 하는 자각이었다." -자유 영혼 하나


"떠나오기 전, 모든 걸 팔고서야 알았다. 우리가 온전히 가졌다가 모두 잃을 수 있는 건 사랑뿐이라는 걸 그제야 알았다. 그게 아니면 가난한 우리가 영영 가질 수 있는 게 무엇이 더 있을까." -'후'를 불러줄 이는 어디에...


어떤 글이든 작가의 배경이 담기지 않을 수 없는데 여기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면면을 보며, 어느 부분이 진짜 '오음'작가님의 모습일까 생각해보는 재미와 더불어 촘촘하게 짜여진 스토리들이 주는 의미를 곱씹으며 쉽사리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이 책의 다섯 주인공뿐 아니라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공존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처럼 굴곡 없는 인생 없고,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각하지만 남들도 다 그렇게 생각한다는 어이없는 공통점에 실소한다. 


이 책은 분명 어려운 책은 아니지만, 인생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품고 있다. 물론 답을 찾는 것은 각자의 몫이고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답을 발견하겠지만 그 또한 책을 읽는 중요한 요소이자 재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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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음 - 타인의 역사, 나의 산문
박민정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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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살고 싶어지는 순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내게 그것은 글을 쓰는 일이었다.




문지문학상, 젊은작가상 등 여러 문학상의 타이틀을 가진 박민정 작가의 첫 산문집이 나왔다. 



타인의 역사가 우리의 연대기가 되기까지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잊지 않기 위해 한 걸음 다가서는 마음



한국 사회의 문제점,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 혐오, 현실의 부조리함을 예민하게 관찰해 남긴 기록을 읽으며...

순간, 같은 세상을 사는 나는 어찌보면 너무나 '태평'하게, 혹은 '안일'하게 동시간을 살아가고 있었구나 하는 반성이 든다. 


가볍지 않은, 묵직해서 때로는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던 문장들을 읽으며 작가가 보냈음직한 수많은 고민의 나날들이 그려진다. 


누군가는 발화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지만, 그렇게 표현된 글들 사이로 촘촘하게 짜여질 많은 이들의 진심과 연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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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젠더 그리고 조직문화 - 다양성을 포용하고 함께 성장하는 조직문화 만들기
하수미 지음 / 플랜비디자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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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입 사원은 왜 열정이 없나?

vs

우리 부장님의 왜 옛날 방식만 고집할까?


얼마 전 MZ세대 직원이 대기업의 성과급 지급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항의하면서 관심이 높아진 사건이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주는 대로 받는 것이라 생각했고, 심지어 회사가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도 CEO들이 착실히 스톡옵션을 챙기는 것에 대해 그러려니 했을 기성세대에 충격을 안겨 주었다.

이 사건을 통해 MZ세대에게 '공정성'이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제대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에는 이처럼 환경과 가치관이 다른 각양각색의 세대와 남성, 여성이 한 곳에 모여 일하게 되는 '조직문화'에 대해 혁신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각각의 특성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MZ세대는 국가가 부도나고 세계 경제가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면서 미래는 불확실하고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회사 생활 역시 미래의 성공은 그 누구도 담보해 줄 수 없고 평생 직장의 개념도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이전 세대가 추구했던 성공에 집착하는 '결과 중심적 태도'에서 벗어나 보통의 성공과 소소한 기쁨을 즐기려는 '과정 중심적 태도'를 보인다."



세상이 변하고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있지만 그 사이에서 일을 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고, 혼자서만 살 수 없는 사회에서 나를 성장시키려면 어떤 것을 고민해야 할까?



최고의 스펙을 갖추고도 취업이 어렵지만, 취업을 하고 나서도 조직 문화에 융합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 대대로 이어진 조직 문화에 반발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불만을 가진 기성세대들, 젠더 갈등으로 비난과 차별이 혼재하는 조직을 혁신하고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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