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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게임
오음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7월
평점 :

사람들과 모여 이야기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왜 나는 네가 아니고 나일까? 내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데 너의 세상은 너를 중심으로 돌아갈 테고, 그럼 네가 보는 나는 어떤 사람일까?'
갑자기 주변의 모든 소란함이 음소거 되고 내 생각만 둥둥 떠다니는 것 같은 느낌.
<외계인 게임>이란 책을 읽으며 그때의 생각이 다시금 떠오른다.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다섯 청춘 남녀의 각자의 세계.
우연히 시작한 '외계인 게임'을 통해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나는 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자연스레 여행도 멈추게 되겠지. 직장과 가정 모든 곳에서 인정을 받으려 학교와 가족의 기대에 맞춰 나를 혹사시킬 미래가 너무도 빤히 보여, 자꾸만 씁쓸해진다."는 교사 설.
"스물이 시작될 때의 키워드가 기대라면, 서른의 키워드는 불안이다... 요즘 무엇보다 무서운 건 언젠가는 마흔도 오겠구나 하는 자각이었다." -자유 영혼 하나
"떠나오기 전, 모든 걸 팔고서야 알았다. 우리가 온전히 가졌다가 모두 잃을 수 있는 건 사랑뿐이라는 걸 그제야 알았다. 그게 아니면 가난한 우리가 영영 가질 수 있는 게 무엇이 더 있을까." -'후'를 불러줄 이는 어디에...
어떤 글이든 작가의 배경이 담기지 않을 수 없는데 여기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면면을 보며, 어느 부분이 진짜 '오음'작가님의 모습일까 생각해보는 재미와 더불어 촘촘하게 짜여진 스토리들이 주는 의미를 곱씹으며 쉽사리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이 책의 다섯 주인공뿐 아니라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공존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처럼 굴곡 없는 인생 없고,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각하지만 남들도 다 그렇게 생각한다는 어이없는 공통점에 실소한다.
이 책은 분명 어려운 책은 아니지만, 인생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품고 있다. 물론 답을 찾는 것은 각자의 몫이고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답을 발견하겠지만 그 또한 책을 읽는 중요한 요소이자 재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