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雨嘆三首 

(唐·杜甫) 

其一

雨中百草秋爛死,階下決明顔色鮮。著葉滿枝翠羽蓋,開花無數黃金錢。凉風蕭蕭吹汝急,恐汝後時難獨立。堂上書生空白頭,臨風三嗅馨香泣


其二

闌風長雨秋紛紛,四海八荒同一雲。去馬來牛不復辨,濁涇清渭何當分。禾頭生耳黍穗黑,農夫田婦無消息。城中斗米換衾裯,相許寧論兩相直。


其三

長安布衣誰比數,反鎖衡門守環堵。老夫不出長蓬蒿,稚子無憂走風雨。雨聲颼颼催早寒,胡雁翅濕高飛難。秋來未曾見白日,泥污后土何時乾。


가을비 탄식 


길게 쏟아지는 장맛비에 젖어 모든 풀들이 이번 가을에 썩어 죽었으나, 오직 층계 밑에 피어있는 결명화 너만은 빛이 생생하구나. 가지에 가득 붙은 잎들은 마치 비취새의 날개로 만든 수레의 차일덥개 같고 무수히 피어난 꽃들은 마치 황금의 돈 같기도 하다. 그러나 차가운 바람이 소소히 불어 너를 몰아내니 아마 너도 앞으로는 우뚝 서 있기가 어려울 것이니라. 당상에 있는 서생인 나도 하염없이 머리가 희었으니 바람따라 너의 향기 자주 맡으면서 눈물짓고 있노라. 


축축한 바람이 끝없이 불고 궂은 비가 줄곧 내려 금년 가을은 겉잡을 수 없이 어지럽고 온 세상 사방 팔방의 끝이 한결같이 비구름에 덮여 있다.오가는 말과 소가 비바람에 엉기어 분별할 수가 없고 또한 본래가 탁한 경수와 맑은 위수조차 구분할 수가 없다. 벼이삭 끝에는 귀가 솟아난 듯 싹이 돋았고 기장은 꺼멓게 썩었으며 농부나 밭갈이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찾아볼 수가 없다. 도시 안에서는 먹을 것이 귀해 쌀 한 말과 이부자리를 바꾸기도 하며, 그것도 쌀과 바꿀 수만 있다면 값이 맞는지 안 맞는지는 논하지도 않는다.


장안에 포의를 뉘라 생각해줄까, 외려 형문을 걸어닫고 두른 담이나 지킨고 앉았다. 늙은 이몸 나가지 않아 쑥대만 자랐는고, 어린 아들은 걱정없다는 듯 비바람 속을 달리누나. 주룩주룩 빗소리에 이른 추위 몰아닥치는데, 북에서 온 기러기 날개젖어 높이 날기 어렵다네. 가을 온 뒤로 가을볕다운 볕구경 못했거니,어느 때야 이 진창이 마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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