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2~1996]


쿤은 과학이 일종의 혁명적 단절을 겪으며 발전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단절과 변혁을 쿤은 패러다임(範式)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했다. 쿤은 이를 바탕으로 칼 포퍼의 반증이론에 대해 비판을 제시한다. 쿤은 이를 통해 정상과학과 과학혁명을 구분한다. 쿤은 각 시대의 주요한 패러다임들이 서로 통약불가능한 기초 위에서 불연속적으로 각각의 합리성을 개진한다고 보았는데, 패러다음들 간에 도약이 존재한다고 상정했고, 중단없이 직선적 발전으로서의 과학적 진보에 대해서는 부정했다. 쿤은 일정한 연속선상에서 과학이 진보한다고 보기보다는 각각의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법칙이 발견되고 수용될 뿐, 어느 시대의 패러다임이 다른 시대의 그것에 비해 우월하거나 열등하다 따위의 논쟁은 무의하다고 생각했다. 


과학학명은 어떤 우발성에 노출되어 있고, 우연한, 예측불가능한 통로와 계기를 통해 발생한다. 쿤은 패러다임의 전환이나 변역 대신에 기존의 패러다임을 습득하고 인습하는 것으로서의 과학을 정상과학(Normal science)이라 칭했다. 쿤에게 있어 진정한 과학혁명은 기존의 정상과학이 근거를 상실하며 새로운 변화를 맞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이런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그러나 하나의 패러다임은 일정한 규칙과 장을 마련하며 패러다임 속에 속한 사람들은 해당 패러다임이 규정한 개념과 방법들을 사용하며, 또 그 속에서 사회화과정을 거친다. 쿤은 이를 과학에 역사에 적용해보며, 패러다임의 형성에 수반해서 사회적으로 과학의 제도화가 촉진되며 이러한 사회제도 속에서 특정한 과학자 공동체가 발생한다고 보았다. 이 때 패러다임이 지정하는 과제를 패러다임이 허용한 범위 내에서 과학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과학자들의 주요작업이된다. 쿤은 이를 하나의 퍼즐맞추기로 비유한다. 즉 하나의 퍼즐 속에서 지식인 누적되지만, 그 퍼즐을 벗어나는 순간 하나의 패러다음은 폐기되기 때문이다. 


만약 패러다임의 틀, 예상가능한 범위를 벗어난 결과가 반복적으로 도출되면 기존 패러다임에 대한 과학자들의 신뢰가 무너지게 되고 패러다임은 위기에 빠진다. 그 결과로 다양하고 새로운 이론들이 등장하고 대결, 경쟁구도를 이루게 된다. 쿤은 이 대립적 과학이론이 갈등하는 시기를 과학혁명의 시기라고 칭했다. 하지만 서로 다른 패러다임 속에서 자신을 증명하는 것은 쉽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과학과 비과학을 판정하는 기준은 각각의 패러다임마다 다르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갈등과 대립이 이어지다가 끝내 새로운 패러다임이 과거의 그것을 대체한다. 쿤은 이러한 과정을 과학혁명으로 보았던 것이다. 


파울 파이어아벤트는 쿤의 패러다음에 근거해서 과학의 상대주의를 주장했다. 그는 보편적 규칙으로 과학 방법을 부인했다. 


이러한 쿤의 패러다임 개념은 푸코의 '에피스테메'개념과 유사한 면을 보인다. 푸코가 르네상스, 고전주의, 근대, 구조주의 등으로 시기를 구분할 때, 각 시기는 자신만의 고유한 에피스테메를 담지하며 각각의 시대는 서로 통약할 수 없는 고유의 근거와 특성을 지닌다. 


†읽어볼 자료




참고자료

강신주, <철학vs철학>,523-529P

군나르 시르베크, <서양철학사2>,946-949P

기다 겐 편, <현대사상지도>,377-37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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