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작가 서바이벌 가이드
김휘빈 지음 / 이마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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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작년 12월 말쯤 읽기 시작해서 분명 '1주일도 안 돼서 다 읽어야지!'하고 마음을 먹었지만 13일인 오늘 드디어 읽기를 마무리 지은 책이다. 분명 출퇴근길에 책 들고 다니면서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으나 한파로 인하여 도저히 책을 들고 다닐 용기가 생기지 않았고, 1월 4일에 본격적으로 읽자!! 해놓고 4일에 조금 읽고 방치하다가 오늘 드디어 다 읽었다.

 

세 번 정도의 호흡으로 나눠서 읽어서 아쉽지만 오래간만에 정말 마음에 드는 작법서였다.

사실 웹소설 작가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었지만 꼭 웹소설 작가가 아니라도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그림작가이건 무슨 작가이건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이 정신 건강을 위해서 이 책을 읽는다면 정말 추천해주고 싶다.

오래간만에 아주 자신 있게 추천해줄 수 있는 책이다. 내가 평상시에 막연히 "이렇게 해야지~"하고 생각하고 있던 내용도 많이 담겨있었고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내용도 많이 서술되어있어서 좋았다.

그래서 오히려 [유 X민의 글쓰기 특강]을 읽었을 때 보다 훨씬 더 와 닿고 좋았다. 물론 그 책과 이 책은 독자층이 다르지만 어쨌건 작법서라는 궤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난 이 책이 더 잘 쓰인 글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

 

 

 

특히 기억 남았던 부분들을 발췌해보자면


새로운 음식이나 좋아하지 않는 장르의 음악에도 도전해 보자. (중략) 글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처음에 무엇을 하고자 하였는지 그것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달리기만 하다 보면 사람은 자신을 잊어버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만 치중해 왜 가려고 했는지도 잊어버린다. 어느 순간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 자신을 지탱해 줄 수 있는 것, 기억나는 것이 없다면 그대로 무너지기 쉽다.


내가 항상 경계하는 일이다. 꼭 글쓰기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달리는 행위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왜 달리는지를 자주 잊어버리는 것 같다. 물론 나도 그런 경우가 간혹 있다. 항상 왜, 무엇을 위해 내가 이 레일 앞에 서있는지 의식해야 방향성을 잃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달리는 것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트랙을 벗어난 경주마는 시간이 지나 보면 지쳐버리고 이미 경주마로써 존재의 의의를 잃을 뿐이다.

 

 

 

 

 


계속 귀와 눈을 열어 두고 세상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자신을 충전하고, 닳아 없어진 것을 채우고, 좁은 자신의 세계를 계속 넓히는 체험을 해야 한다.


내가 음악과 미술을 좋아하고 자주 찾고, 자꾸 여행을 떠나고 공부를 하는 이유의 본질은 결국 나를 충전하고 닳아 없어진 나를 채우기 위함이다. 그리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아는 분야나 지식이 넓어질수록 내 세계가 확장되는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또 그 일이 본인에게는 너무 기분 좋은 변화이자 발견이어서 미술, 음악, 여행, 공부를 놓지 못한다.

분명 처음에는 허세를 부리려고( 시작했는데 어느새 내 삶에 자양강장제가 되어있었다.

 

 

 

 

 


글을 쓰기 시작한 단계에서 집중해야 하는 것은 단점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장점의 극대화다.' (중략) '단점을 눈감아 줄 정도로 장점이 뛰어난' 작품을 쓰는 걸 목표로 삼자.


나는 직장 내에서 혼자 글쓰기 경쟁상대로 삼은 사람이 있는데(그분은 그분의 글쓰기 스타일과 내 글쓰기 스타일이 정말 다르다. 나는 ENTJ이고 그분은 INTJ가 나왔던데( 성향만 놓고 보면 비슷할 것 같지만 참 다르게 쓴다.

그 사람의 글을 보고 있자면 논술학원 선생님이 썼을법한 느낌? 혹은 대학입시를 위해 작성했을법한 딱 떨어지고 깔끔하고 논리적인 글을 정말 잘 쓰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그런 유형의 글 쓰기가 멋지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그렇게 쓰는 건 글쎄....

저번에 우연히 같이 식사자리를 갖은 적이 있었는데(물론 다른 사람도 더 있었다.) 따로 글을 쓰려고 여의도까지 가서 배운다는 것 같은데 그 얘기를 듣고 나는 '아, 나도 글 쓰는 것을 배워볼까?'라는 생각보다는 '나는 글 쓰는 걸 배우면 오히려 내 장점을 망칠 수 있으니 그런 정형화된 학원이나 수업 같은 건 듣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내 장점을 해치고 그 수업에 맞춰서 나를 바꾸려 할 것 같아서 겁이 나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나 같은 경우는(내가 생각하기엔) 어떤 글을 써내려 갈 때는 내가 생각한 인상이나 감상의 감정을 메인으로 세워두고 (감정을)한 호흡으로 쭉 써 내려가는 글 쓰기를 한다. 그리고 나는 그 특징이 나의 개성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의 글쓰기는 1년 넘게 독서평에만 치중되어있지만... 정말 올 해는 반드시 로맨스 판타지를 쓸 것이다.

 

 

 

 

 


최초의 독자인 '내'가 즐거워하지 않는 소설은 쓸 수 없다. (중략) 작품을 쓴다면 제일 먼저 설득해야 하는 존재는 바로 이 독자로서의 나, 그중에서도 이 내면의 독자다.


사실 어떻게 보면 쉽고 어떻게 보면 어려운 내용인데 일단 나는 카카오페이지나 리디북스 등등 각종 플랫폼에 몇 백을 쏟은 독자로써 나름 다양한 작품들을 많이 읽어왔다고 생각하고 나의 기준치도 많이 높아졌다.

예전이라면 조금 유치해도 재미있었는데, 요즘에는 유치한 글들은 잘 읽지 않게 되고 너무 뻔한 전개 뻔한 스토리 뻔한 아이템으로 진행되는 글을 보면 손이 잘 안 가게 된다. 내가 눈이 너무 높아져버렸는데 그런 나를 만족시킬 수 있는 내가 즐거워하는 소설을 쓸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되고...

일단 제일 중요한 건 이렇게 걱정만 하지 말고 쓰는 것이 더 먼저겠지....

 

 

 

 

 


기왕 웹소설을 쓰겠다면 대중 예술가만이 느낄 수 있는 이런 즐거움과 보람을 한 번 정도는 느꼈으면 좋겠다.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은 위대한 작품을 쓰는 것보다 더 위대한 일일지도 모른다.


내가 왜 웹소설 작가가 되고 싶은지 생각해봤다.

일단 팬픽부터 시작해서 웹소설을 읽는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도 없었고, 어릴 때부터 쉽게 접할 수 있었다. 학창 시절에는 친구들과 떠도는 인터넷 소설도 돌려도 보고, 더 어릴 때인 초중생일 때도 인터넷 소설을 참 많이 읽었다.

그때부터 막연히 '아, 나도 한 번 써보면 잘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언젠간 꼭 써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던 것 같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내 글로 하여금 사람들이 흥미를 느꼈으면, 지친 사람들의 삭막한 일상에 내 글이 단비가 되어 내렸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 그래서 더 접근성이 쉬운 웹소설 작가가 내 희망직업이 됐다. (물론 더욱더 나아가서 나중에는 문학작가가 되고 싶다.)

 

작년 12월 병원 9주년 이벤트를 통해서 다른 직원들 앞에서 발표를 할 기회가 생겼는데, 내 발표의 목적은 이거였다.

내 발표로 인해 다른 사람이 진심으로 흥미를 갖고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꼭 독서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내 발표로 인해 웃음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청자로 하여금 마음에 와 닿았으면 좋겠다.

이 정도의 생각을 갖고 발표 준비를 했고, 고맙게도 다른 팀 직원이 그날 나에게 다른 선생님도 발표를 잘했지만 내 발표가 더 마음에 와 닿았다고, 그래서 그 책을 읽어보고 싶어 졌다고 피드백해줬다.

예상치 못한 피드백과 칭찬에 수줍고 너무 기뻤다.

내 목적대로 됐다 하는 성취감에 짜릿했다. 내 목적 중의 하나가 누구 한 명에게라도 내 얘기가 마음에 닿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으니까.

 

 

 

 

 


글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 즉 꾸준히 쓴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길들이는 길이다.


이 책에서도, 다른 사람들도 계속하는 말이 있다. 예술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소모하는 일이라고.

과연 내가 소위 말하는 성공을 할 수 있을지, 이 판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로 많은 걱정이 되지만 시간이 흐른 뒤 나를 뒤돌아 봤을 때 잘 재련된 무기처럼, 잘 세공된 보석처럼 반짝거리는 결과물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서 그런 반짝이는 것들을 계속해서 생산해낼 수 있는 건강한 나의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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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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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학생 때 세계적으로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던 책이지만 그 당시 나는 이 책에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이 책을 읽을 기회를 놓치고 잊고 살다가, 원장님께서 이번 개원 이벤트를 통해 이 책을 추천해 주셔서 읽기 시작했다

연금술사를 읽기 전에 나는 엄청난 선입견을 갖고 있었었다

어디선가 이 책이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다고 얼핏 들어서 무교인 나는 연금술사라는 책을 읽다가 나의 성향과 너무 맞지 않아서 중간에 독서를 중단할 것 같아서 걱정했지만 큰 오산이었다.

오히려 왜 연금술사를 지금에야 읽었는지 후회가 됐다

이 책을 20대에 읽었더라면 더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했다


연금술사는 내게 어린 왕자같은 책이다

어린 왕자를 초등학생 때 처음 읽었을 때 그 책이 와 닿지 않아 어려웠는데 성인이 되어서 다시 읽자 완전 새로운 책으로 느껴지듯 이 책도 만약 내가 처음 이 책의 존재에 대해 들었던 중학생 때 읽었더라면 성인이 되어 읽은 지금처럼 와 닿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지금이라도 읽게 된 것이 참 다행이다.


이 책을 펼쳐 들고 에서부터 도대체 어떻게 나르키소스를 애도하는 호수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는지 너무 놀라웠다

문학 작가의 재능은 타고 나는 것 이라고 하던데 나는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었구나 싶었다

내 마음은 잔잔한 호수라고 생각 했는데 이 책이 내 마음의 경종을 울리며 날 파도치게 만들었다.


연금술사에서는 주인공인 산티아고부터 시작해서 노인, 영국인, 크리스탈 상점 주인, 연금술사 등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주인공인 산티아고가 참 나와 닮은 듯 닮지 않았다

책 초반 오만하고 아집 있는 산티아고를 통해 내가 투영되어 보여서 답답하고 창피했다

하지만 점점 자신의 고집을 내려놓고 신의 말을 들으며 자아신화를 찾아가는 산티아고를 보고 나도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나와 비슷한 모습을 가졌었던 산티아고도 보물을 찾았는데 나라고 못 찾을 이유는 없다

나는 항상 나의 무궁무진한 가능성만 믿고 사는 자신감 가득한 사람이니까!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야 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라고 한다. 대단히 유명한 구절인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이 문장을 읽고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는 무엇을 간절히 원하는 것인가


나는 사실 내가 원하는 바를 망각하지 않으려고 내가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말하고 다닌다

(문학)작가가 되고 싶다고 주변에 알리고 다니면서 부끄럽게도 내가 작가가 되기 위해서 하고 있는 노력은 딱히 없다

현재의 나의 모습은 산티아고가 아닌 팝콘장수와 크리스탈 상점의 주인과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

크리스탈 상점의 주인처럼 이루지 못 했지만 언젠가는 꼭 이루고 싶은 꿈으로만 영원히 간직하며 꿈을 실현하고 나면 살아갈 이유가 없어질까 두려워 하는 것은 아닌지, 프리랜서인 작가보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더 안정적이고 수입도 일정해서 자아의 신화를 외면한 팝콘 장수처럼 자아의 신화보다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덜컥 겁이 났다.


표지가 말하는 것을 잊지 말라고 경고를 하며 때를 놓치면 표지들도 더 이상 내게 말을 걸지 않는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너무 많은 것들을 놓치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가도, 무언가를 찾아가는 매 순간이 신과 조우하는 순간이야. 내 보물을 찾아가는 동안의 모든 날들은 빛나는 시간이었어.’라는 문장을 보고 조바심이 줄어들었다



사람들은 삶의 이유를 무척 빨리 배우기 때문에 그래서 그토록 빨리 포기하는지도 모른다고 한다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빨리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끊임없이 귀 기울여 듣고 자신만의 보물을 찾길 바라는 것 같다. 결정적으로, 아직 자아의 신화를 완전히 외면했다고 하기에는 나는 아직 젊고 가능성이 많으며 무엇보다 이 책을 읽었으니까!



연금술사가 말하길 지상의 모든 인간에게는 그를 기다리는 보물이 있다고 한다

눈앞에 아주 엄청난 보물이 놓여있어도, 사람들은 보물의 존재를 믿지 않기 때문에 절대로 보물을 알아보지 못 한다고 한다. 한 개그맨이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라는 말을 했듯, 사람들이 점점 바쁜 현대사회로 오면서 바쁜 현실에 눈이 멀어 보물을 놓치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작가가 의도한 바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 보물은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저마다 각자 염원하는 바는 다르겠지만 궁극적으로 사람은 자신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고, 돈을 벌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하고 싶고, 원하는 것을 쟁취해 행복해 하고 싶으니까

결국 삶의 모든 이유는 행복에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만물에게는 저마다 자아의 신화가 있고, 그 신화는 언젠가 이루어 진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더 나은 존재로 변해야 하고 새로운 자아의 신화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 모두 자신의 보물을 찾아 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게 연금술이다


우리가 지금의 우리보다 더 나아지기를 갈구할 때,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도 함께 나아지고 변화한다

오늘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자 갈구하는 당신과 나는 이미 자신도 모르게 연금술사가 되어있을 것이다.



자신의 꿈을 찾아나설 때는 마음이 결코 고통스러워 하지 않는다

꿈을 찾아가는 매 순간이란 신과 영겁의 세월을 만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 마음의 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매일 신과 영겁의 세월을 만나는 순간들을 살며 항상 보물의 존재를 믿으며 눈 앞의 보물을 놓치지 않는 행복한 고고학자가 되길 소망한다

그렇게 현재를 살아가다보면 삶이 마무리 되는 순간 나는 이미 연금술사가 됐기 때문에 이승을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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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 :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 띵 시리즈 1
이다혜 지음 / 세미콜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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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내가 독서평을 썼었던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날에는] 시리즈의 첫 번째 도서이다. (저번에 읽은 책은 두 번째 도서이다.) 나는 2021년도를 ‘기록하는 해’로 정하고 사소한 것 까지 다 기록하기로 마음 먹었다. 전자 책부터 시작해서 이런 실물도서에 이르기까지 난 한 해에 정확히 가늠해보지는 않았지만 대략 100권-200권 사이로 책을 읽는데 올 해에는 그저 단순한 ‘읽기’에만 그치지 않고 책을 읽고 될 수 있다면 최대한 기록해보기로 했다. 아무튼 그래서 이런 실물도서를 100권 이상 읽고 독서 다이어리에 책을 언제부터 언제까지 읽었는지 기록하고 블로그나 다이어리 어디라도 그 책에 관한 감상평을 남기기로 목표를 세웠다. 아무쪼록 이 책 [조식 ;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은 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포문을 열어줄 도서다.

 

 이 책을 선정한 이유는 한 해의 목표를 시작하기에 앞서 다짜고짜 의욕 과하게 평소 내가 선호하는 분야도 아닌 어렵고 두꺼운 책을 먼저 손에 잡고 읽기 시작하면 채 다 읽기도 전에 나의 의지가 꺾어버리거나 너무 부담스러워서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아서이다. 이 책은 일단 가볍고, 187페이지라는 적은 페이지 수와 내 중지 끝에서부터 손바닥이 끝나는 부분까지의 높이로 된 작은 책이고 더군다나 내가 좋아하는 에세이 서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침을 간단히 챙겨먹듯 이 책을 펼쳐들었다.

 

 책에 아침 식사에 관한 정말 여러 얘기가 나온다. 호텔 조식부터 시작해서 술 먹고 다음날 해장을 위한 아침상 등등 많은 조식에 관한 일화가 나온다. 가장 깊게 공감 됐던 것은 여행지에서의 조식이다.

어렸을 때의 나는 밥 먹는걸 참 귀찮아하고 싫어했다. 특히나 나는 아침잠이 많고 늘 만성 피로에 시달리고 저혈압(특히 기립성 저혈압)이 심한 편이기 때문에 아침에 눈을 떠서 무언가 행동을 빠르게 하는 것도 힘들고(물론 난 평상시 모든 행동이 좋게 말하면 느긋하고, 나쁘게 말하면 느려 터진 편이다.) 그 와중에 1시간 이내의 시간에 위장에 음식을 밀어 넣는 일은 더더욱 고역이다. 그래서 늘 아침에 알람을 듣고도 20-30분은 뒤척거려야 겨우 일어 날 수 있는데, 그렇게 늑장 부리다가 준비하는 아침은 늘 짧고 촉박한 시간과 씨름만 한다. 보통 기상 후(여기서 나의 기상이란 잠에서 깨고 생각을 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침대에 누워만 있어도 생각을 할 수 있는 상태라면 나는 기상했다고 친다.) 2시간은 지나야 드디어 목구멍 안으로 음식이나 물을 밀어 넣을 수 있을만한 상태가 되는데 이 시간에는 아주 격렬한 배고픔에 시달려서 꼭 무엇이던 먹게 된다. 이런 습관이 자리 잡힌 건 처음 해외여행을 나갔던 스물일곱 2월부터였다. 한국 사람들은 유독 여행 스케줄을 빡빡하게 짜는 편인데 나는 엄청난 계획중독자로써 내가 세운 계획들을 실천 하려면 체력이 받쳐줘야 하고, 지쳐서 계획을 다 실행 못 시키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게 나에겐 조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특히나 장기 여행에서의 조식은 언제 어떻게 식사를 하게 될지 모르니 다시 잠드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행해야 하는 경건한 의식 같았다. 2달을 여행하는 덕분에 아침아 먹는 것이 나에게 완전히 습관으로 자리잡았다.

 

 작가도 말했듯 하늘에서 먹는 기내식은 특별하다. 장거리 비행에 있어서 가장 기대하는 바를 손에 꼽으라면 하늘 위에서 먹는 기내식이다. 각 항공사마다 기내식의 특색이 다르고 항공권 값에 다 책정된 것이겠지만 당장 돈을 지불하고 먹지는 않으니 무료로 제공받는듯한 기분이 들어서 더 기분이 좋다. 책을 읽는 것도, 밀린 드라마나 영화를 보거나 음악 감상에 지쳐 하늘 위에 떠있는 이 순간 자체가 몸서리치게 지겨워 질 때쯤 나를 활력 돌게 만드는 것은 단연 기내식 소식이다. 물론 기내에서 먹는 조식은 어느 항공사나 메뉴는 다 비슷비슷 하다. 소화가 잘 되게끔 요거트 그리고 샐러드, 데운 빵과 따끈한 달걀요리와 신선한 과일 정도. 그럼에도 늘 설레게 되는 무언가 특별한 부산스럽고 혼잡한 분위기가 참 좋다.

 

 어렸을 때부터 그다지 먹는 행위를 즐기지 않아 나도 작가처럼 아침밥 문제로 부모님과 참 많은 갈등을 빚었다. 왜 꼭 바쁘게 나가려고 할 때 엄마들은 밥을 먹으라고 하는가? 아니면 아무런 약속도 끝내야 할 일도 없이 전날 늦게 잠든 주말에 아침부터 왜 당장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 나와 아침을 먹으라고 할까?

책의 내용처럼 아침을 제공하는 주체자의 입장으로써 생각을 해보면 다시 여러 번 차리기 수고스러움도 있을뿐더러, 따뜻한 음식을 제 때에 맛있게 먹어주길 바라는 마음. 그리고 공부하고 돈벌이 하는 일이 힘드니 든든히 먹여서 보내고 싶은 마음이지 않을까? 하지만 대부분 아침을 잘 거르는 사람들은 그 성의를 무시하고 투덜거리며 다시 잠들거나 집 밖을 나가버리고 만다. 출근이나 등교 시간의 바쁨에 가려져 그 시간에 맞춰 밥을 차리고 있는 엄마의 시간은 외 난 외면하듯 지워냈을까? 여전히 내게 눈 뜨자마자 식사부터 하라는 엄마의 말은 부담스럽지만 엄마의 말에는 얼마나 참을 인자가 많이 새겨졌을까 반성하게 된다.

 

 조식. 시간이 흐르면서 참 다양한 조식들을 경험해보게 됐다. 가까이는 엄마가 차려주시는 아침밥상부터 낯선 타국의 땅에서 호스트가 제공하던 조식, 하늘 위에서의 조식, 전날 술을 거나하게 달려 깨질듯한 머리를 부여잡고 살기 위해서 밀어 넣는 조식, 공부를 하려면 아침을 잘 먹어야 두뇌가 깨어난다며 꾸역꾸역 입 안으로 밀어 넣었던 아침 등등. 앞으로 난 얼마나 더 다양하고 다채로운 조식을 접하고 맛보게 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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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장 음식 :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 띵 시리즈 2
미깡 지음 / 세미콜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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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내가 자주 애용하는 인터넷 서점에서 사은품 받기 위해 금액 채울 괜찮은 책이 없나 인터넷의 바다에 빠져있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이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과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과 세트인 책이다. (저자는 다르다.) 이 책을 맨 처음 발견 했을 때, 나는 솔직히 그다지 과음을 즐겨 하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나와는 거리가 조금 동떨어져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면서 웃었다. 그러면서 옆에 있던 승언 언니에게 “이 책, 딱 언니를 위한 책이네.”하며 너무 잘 어울린다고 (제목만 보고)추천했던 책이었다.

 

 사실 이 책은 읽으면서 사색에 잠길 것도, 뭔가 나에게 깨달음을 주는 것도 전혀 얻을 수 없지만 킬링 타임용으로 읽으면 딱인 가벼운 해장에 관한 에세이 정도로 볼 수 있겠다.

글쓴이는 해장으로 양평해장국과 평양냉면을 최고로 뽑는 사람인데, 유독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냉면에 대해 갑론을박 하며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하다가

“김치찌개를 먹으니 을지로 ‘은주정’이 생각나네. 거기 진짜 맛있는데.”

라는 내용이 나와서 바로 핸드폰을 꺼내 들어 해당 페이지를 촬영해 승언 언니에게 보냈다.

TMI인데 예전에 언니와 내가 여행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에(사실 을지로 맛집에 대한 얘기를 나눴던 건지 어쩐 건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언니가 해외여행을 하고 돌아오면 전형적인 한국의 맛이 그리워서 반드시 가는 쌈싸먹는 김치찌개집이라고 알려줬던 맛집이라 책 속에서 보니 더 반가웠다. 여담이지만 꽤나 최근 외래팀 구성원들이 술 한 잔 걸치러 은주정에 갔었지만 본인은 컨디션 저조로 한동안 술을 자중했던 터라 이야기만 듣고 은주정에 가보지는 못 했다.

 

 그 외에도 서울에서 손꼽히는 평양냉면 맛집이란 맛집은 책에 다 리스팅 되었고(어디는 어떻더라 하는 맛집 소개는 아니고 정말 언급만 한다.) 내가 아는 수원의 만두 맛집 ‘연밀’도 책에 언급 되어서 너무 반가웠다. 나는 먹는걸 그다지 즐기지 않지만 맛집을 알아내는 것을 은근 좋아하는데 내가 아는 맛집을 책에서 보다니 왜인지 동지애까지 생기며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더불어 각 나라별로 해장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는데, 그 대목을 읽으면서 작가가 진정한 술꾼이다 싶었다. 각 나라의 독특한 해장 법이나 해장 음식을 소개해주던 중에 중국에서는 계란 오이 국을 해서 먹기도 한다고 해서 당장 인터넷에 검색해봤다. 내가 만들기에도 크게 어렵지 않아서 언젠간 한 번 해 봐야지 하고 레시피 메모도 벌써 해놨다.
 또, 폴란드 사람들은 해장으로 피클 국물을 마신다는데 이게 정말인지 궁금해서 폴란드인인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서 확인 해 봤더니 정말이라고 한다. 피클 국물에 비타민C가 많이 들어가있어서 해장에 도움을 준다는 친구의 답변을 받았다. 내가 작년에 폴란드 친구 집에 놀러 가서 내 인생의 정말 역대급으로 술을 빨리 많이 마신 적이 있었는데 아무리 보드카를 마셨다지만, 너무 많이 마셨기 때문에 다음날 숙취로 고생을 할 때 폴란드인인 친구들이 피클 국물을 마시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과연 저 말이 사실인지 궁금했었는데 아무튼 그 얘기는 사실인걸로^^!

 

 내가 근무하는 병원은 각 팀마다 분위기가 참 많이 다른데 우리팀은 유독 술을 좋아하고 즐기는 구성원들이 참 많다. 가끔 출근했을 때 골골거리는 몰골로 들어오는 구성원을 보면 ‘음, 어제 거나하게 달렸구만.’하는 생각을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 우리팀 구성원들이 생각이 나서 피식했다. 누구나 숙취에 시달리면 하는 말이지만 “나 이제 진짜 술 끊을 거야!!”라는 다짐은 나는 물론 당신도 수 없이 내 뱉는 거짓말이다.  물론 그렇다면 나는 아니냐고 물으면 나도 맞다. 물론 요즘은 자중하고 있지만 (요즘 들어 술이 너무 안 받아서 웬만하면 과음 하지 않으려고 술을 자중하고 있다.) 오래간만에 기억이 끊길 정도로 마시거나,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오는 중간 중간 지하철 역사내의 의자에 벌러덩 누워있던 경우도 있었고 부모님이 지하철 역까지 데리러 온 적도 많아서 차마 부정하기 힘들다. 그 다음날에 간신히 출근은 했지만 엄청난 숙취로 내가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아리까리 했었던 적도 있었기 때문에 부모님께 엄청 혼나고 이제 술은 자중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제발, 그리고 두 번 다시는 이 책의 제목인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이 오지 않기를 빌며 이만 글을 줄여본다. 이제 2달 후면 빼도 박도 못하는 완전한 30대인데 정신 차리고 술 줄이고 건강 관리에 힘 써서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일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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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 - 싫은 사람에게서 나를 지키는 말들
오시마 노부요리 지음, 황국영 옮김 / 윌북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솔직히 말 하자면, 이 책은 사은품 받으려고 5만원으로 책값 맞추느라 급하게 끼워 넣은 책인데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었다.  18년도 말에 나온 책인데 이 책을 좀 더 어린 날에 내가 읽었으면 덜 헤매고 덜 아파하면서 커오지 않았을까 하고 많이 아쉬웠다.

 이 책에서 추구하는 방향성을 갖은 어른이로 크다 보니 지금의 나에겐 적용할게 별로 없었지만 다른 사람에게 쉽게 휩쓸리는 사람이 있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더불어 나의 직장중 1진료실이 유난히 환자분들의 말이 길어지고 사소한 트집을 잡고 예민한 성향의 환자분들이 많으니 추후 1진료실을 담당하게 될 선생님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사실 살다 보면 남의 감정에 휩쓸리거나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는 순간이 있거나 그런 경향의 사람들이 있다.

지금은 아니지만 학생때의 나는 참 타인에 시선에 휘둘리고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더 좋은 사람으로 기억에 남고 더 잘 보일 수 있을지 ‘나’보다는 ‘타인의 시선’에 더 중심을 두고 생각하고 행동해왔던 때가 있었다.

그럴수록 진정한 나를 더 꽁꽁 숨겨두고 타인을 위해 만들어진 나만 보여주게 됐고, 그 타인을 위해 만들어진 나는 심지어 타인에게 그다지 좋게 보이지도 못 했다. 

 

 이 책에서 계속 던지는 메시지는 ‘타인은 전혀 신경 쓰지 말라’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 맞춰 살지 말고 일단 우선 ‘중심을 타인의 시선에 맞추지 말고 나에게 둬라.’이다.

사실 약간 이 책에서 말하는게 ‘물은 답을 알고있다’와 같이 좀 유사과학처럼 느껴지는데 그래도 어느정도 수긍은 가는 유사과학이여서 읽을만했다.

 

 여기서는 뇌에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흉내 내는 ‘거울 뉴런’이라는 신경세포가 있는데, 이 신경세포는 타인의 동작을 볼 때 뇌 속에서 자동으로 그 사람의 행동을 흉내 낸다고 알려져 있다고 한다.

타인의 행동을 보고 자신이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 처럼 반응한다고 해서 ‘거울 뉴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남에게 금방 중심을 뺏기는 사람은 모든 원인이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타인의 감정이 옮았을 뿐 자신이 만들어낸 감각이 아니라고한다.

 여기서는 뇌가 항상 여러 사람과 연결되어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무선 랜과 같은데,이렇게 서로 다른 인간의 뇌끼리 현대 과학으로 측정 할 수 없는 주파수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는 가설을 이 책에서는 ‘뇌 네트워크’라고 칭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자신이 누군가의 감정에 옮아서 타인에게 중심을 뺏길 때 마다 ‘암시’를 통해서 타인의 중심에서 벗어나는게 좋다고 한다. 그러면서 “마음아!!”하면서 끊임없이 마음에게 이것저것을 물어보라고 시킨다. “마음아, 이 감정은 누구에게서 온 감정이니?”이러는데 약간…. 어떤 느낌이였냐면 “사랑해”라고 말을 들은 양파는 더 잘 컸고, “죽어”라는 말을 들은 양파는 잘 안 컸다. 했던 그 유사과학 실험이 생각나서 웃겼다. 하지만 상당히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감정에 휩쓸리는 순간에 자신에게 말을 걸어서 감정에 휩쓸리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도 많이 힘들때 스스로에게 많이 물어보고 생각을 많이 했다. 어떻게 해야 이 부정적인 마음들이 진정이 되고 힘든 마음이 가라앉을까 생각 하면서 긍정적인 사고를 하려고 노력했었던 때가 생각났다.

 

 그러면서 이 책에서는 내가 이 사람은 이럴 거다 라는 편견을 갖고 있으면 뇌 네트워크에 연결 되어있어서 그 생각이 흘러가서 정말 그 사람이 그런 사람으로 인식 하게 된다고 한다.

 

 

 좀 논지에 벗어난 소리인데, 나도 첫인상이 사근사근하게 느껴지지는 않는 편이다 보니 무뚝뚝한 편이라고 오해를 사기 쉬운데,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싶어서 상냥한척을 했더니 오히려 어색하고 가식적으로 느껴진다는 소리를 들었었다. 그래서 애써 꾸미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놔뒀더니 응석 많고 애교 많은 내가 나왔다.

애써 상냥한척 하는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내가 나온거기 때문에 어색하다는 소리도 안 들었다. 

 

 1진료실에 유난히 극도로 예민하고 내 기준에는 별거 아닌 것으로 불만을 갖고 말이 길어지는 환자들이 유독 많은데, 중심을 내게 안 두고 환자에게 둔다면 이 진료실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고 신경쇠약으로 끙끙 앓게되지 않을까 싶었다. 언젠가 김원장님이랑 그런 얘기를 한 적 있는데, 그럴때마다 환자가 하는 말에 수긍을 하고 반응을 보여주지만 너무 깊게 공감하지 말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야 한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나는 성향이 느긋하고 뭐든지 어떻게 되던지 '아무튼간 뭐든 되겠지.' 하는 사람이고 일을 미리미리처리 해놓고 여유있게 나머지 일을 해결하는 스타일이라 그런지, 무언가 급하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거나 일이 많이 밀리면 중심을 잃고 많이 당황하는 타입인데 그럴 때 마다 이 책에서 알려준 암시 방법을 사용 한다면 중심을 잃지 않고 좀 침착하게 일을 처리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최원장님이랑도 무슨 얘기를 하다가 이 책에 관한 얘기가 나왔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아무쪼록 요즘 이 책을 읽고 있다고 얘기를 했었는데, 아무튼 그 때 얘기 나눴던 것 처럼 타인에게 휩쓸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자신을 잃지 않고 항상 중심을 나에게 두면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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